삼성디스플레이, LCD 매출 비중 5% 미만
LG디스플레이, 여전히 높은 LCD 매출 비중

지난해 전례 없는 호황을 누린 디스플레이 업계가 비수기에 접어 들면서 실적 차별화가 일어나고 있다. 중소형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비중이 높거나 10.5세대(2940㎜ X 3370㎜) LCD 라인을 보유한 곳과 그렇지 않은 회사들 간의 이익률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삼성디스플레이 쑤저우 LCD 공장 전경. 지난해 중국 CSOT에 매각됐다.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 쑤저우 LCD 공장 전경. 지난해 중국 CSOT에 매각됐다.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자는 28일 1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디스플레이 부문(삼성디스플레이) 매출이 7조9700억원, 영업이익 1조90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은 15.1% 늘고, 영업이익은 3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삼성전자측은 “스마트폰 주요 고객사의 판매 호조, 게이밍 등 신규 응용처 판매 확대로 1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삼성디스플레이에 비하면 LG디스플레이는 다소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LG디스플레이는 전날 발표된 1분기 실적공시를 통해 매출 6조4710억원, 영업이익 384억원을 각각 달성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1년 전보다 6% 가량 줄고, 영업이익은 90% 이상 감소했다.

두 회사간 실적, 특히 영업이익에서 큰 격차가 벌어진 건 LCD 매출 비중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디스플레이 1분기 매출 7조7900억원 중 LCD가 차지하는 비중은 5%에 미만이다. 중국 쑤저우 LCD 생산법인은 지난해 매각 완료했고, 국내는 아산캠퍼스 내 L8 라인 중 일부만 가동 중이다. 그나마도 상반기를 끝으로 가동을 완전히 종료한다. 

이에 비해 LG디스플레이는 TV용 LCD 패널 매출 비중 15%를 포함해 LCD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LG디스플레이는 삼성디스플레이와 달리 중국 내 8.5세대(2200㎜ X 2500㎜) LCD 라인을 여전히 보유하고 있고, 국내도 경기도 파주 사업장에 일부 LCD 라인을 가동하고 있다. LCD 가격 등락에 실적이 연동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55인치와 65인치 LCD 패널 가격은 각각 107달러, 176달러로 전달 대비 각각 1.8%, 1.6% 하락했다. 75인치도 같은 기간 272달러를 기록, 1.3% 떨어졌다. 지난해 8월부터 시작된 LCD 패널 가격 하락세는 작년 연말을 기점으로 하락폭이 꺾이기는 했으나 여전히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1분기는 계절적 비수기에다 우크라이나 전쟁 등 대외 시장 여건도 좋지 않아서다.

디스플레이 업체별 영업이익률 추이. /자료=DSCC
디스플레이 업체별 영업이익률 추이. /자료=DSCC

그나마 중국 선두권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생산 효율이 높은 10.5세대 라인 가동을 통해 상대적으로 수익성을 지킬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 DSCC에 따르면 디스플레이 업체 중 지난해 4분기 기준 영업이익률 두 자릿수를 기록한 회사는 삼성디스플레이와 중국 BOE 정도 밖에 없다.

이에 비해 LG디스플레이는 8.5세대 LCD 라인과 OLED TV 패널 프리미엄으로 가격 하락을 방어해야 한다. OLED TV 패널이 LCD 대비 높은 값에 팔리기는 하나, LCD 가격이 내리면 같이 가격을 인하할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중소형 OLED 부문의 매출 확대가 절실한 시점이다. 

한 디스플레이 장비 업체 대표는 “LG디스플레이가 50인치 이하에서 다양한 크기의 OLED 패널 출시를 준비 중”이라며 “중화권 LCD 진영과의 경쟁을 최대한 회피해 수익성을 극복하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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