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에서는 소비 진작 위해 전기차 취득세 면제 연장 검토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아이오닉5'. /제공=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아이오닉5'. /제공=현대자동차

전기차 1대를 생산하는데 들어가는 평균 원자재 비용이 1000만 원을 넘었고, 2년 전과 비교해 2.5배 가까이 상승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여기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국 봉쇄 등의 여파로 물류비 증가, 부품 수급 차질 등이 겹치면서 올 들어 미국에서는 잇따라 전기차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은 강도 높은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얼어붙은 소비를 살리기 위해 올해 중단 예정이던 친환경차(신에너지차) 취득세 면제 혜택을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지난 22일(현지 시각) 미국 CNBC 방송은 컨설팅회사 앨릭스 파트너스 보고서를 인용해 지난 5월 기준 전기차 1대당 평균 원자재 비용은 8255달러(1075만원)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2년여전인 지난 2020년 3월 당시 평균 비용인 3381달러(440만원)와 비교해 144% 증가한 수치다.

코발트‧니켈‧리튬 등 배터리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전체 비용 상승을 이끌었다. 전기차뿐만 아니라 내연기관 차량의 원자재 비용도 알루미늄과 철강 가격 상승 때문에 2배가량 올랐다. 내연기관 차의 원자재 비용도 2020년 3월 1779달러(232만 원)에서 올해 5월 3662달러(477만 원)로 배 가량 증가했다.

앨릭스 파트너스는 자동차 회사들이 원자재 비용을 고려해 수익성에 다시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전기차 출시가 이전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느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존 롤러 포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2020년 말 전기차 머스탱 마하-E를 처음 출시했을 때 수익성이 있었으나, 지금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그 효과가 사라졌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원자재 비용 증가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 불안과 겹치면서 전기차 판매 가격도 끌어올리고 있다. 올 들어 테슬라, 리비안, 루시드 등이 미국 시장에서 전기차 가격을 잇달아 인상한 데 이어 GM도 최근 전기 픽업트럭인 허머 EV 가격을 올렸다.

테슬라는 올해에만 4번 가격을 올렸다. 이어 GM도 미국에서 인기가 많은 전기 픽업트럭 허머 허머EV 가격을 6250달러(약815만원) 올리겠다고 지난 17일 밝혔다. 8.5%의 인상률로, 차량 가격은 8만 달러(약 1억430만원)에 육박하게 됐다. GM은 “부품 가격, 기술 로열티, 물류비 등이 모두 올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포드의 전기차 머스탱 마하E도 지난 4월 최대 8000달러(약1043만원) 올랐다. 앞서 리비안 역시 전기차 가격을 18%가량 높였다.

이같은 추세속에 중국 정부는 내수를 살리기 위해 올해 중단 예정이던 전기차를 포함한 친환경차 취득세 면제 혜택을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지난 23일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에 따르면 국무원은 전날 리커창 총리 주재 상무회의를 열고 물가 안정과 소비 확대를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국무원은 “소비는 경제 추진의 주된 동력으로서 경제를 정상 궤도를 돌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소비 진작 정책을 내놓을 수 있는 데까지 내놓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우선 자동차 소비 잠재력을 방출해야 한다는데 방점을 찍었다. 올해 말 만료될 친환경차 취득세 면제 정책을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중국의 자동차 취득세율은 판매 가격의 10%인데 지금까지는 순수 전기차, 하이브리드전기차, 수소전기차 등 친환경차에 대해 면제해 주고 있다.

앞서 국무원은 지난 5월에도 자동차 판매 진작을 위해 판매 가격 3000만 위안(약 5600만원) 미만 내연 기관차의 취득세를 올해 말까지 한시적으로 50% 감면하기로 하면서 감면액이 총 600억 위안(11조6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한 바 있다. 국무원은 일련의 소비 진작 정책을 통해 올해 자국내에서 자동차가 2000억 위안(약 39조원) 어치 더 팔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중국 정부가 이처럼 자동차 소비 확대에 적극 나선 것은 경제 파급 효과가 큰 자동차 산업이 코로나 봉쇄 충격으로 심각하게 위축됐기 때문이다. 중국의 주요 자동차 생산 거점 중 한 곳인 상하이가 지난 3월 말부터 5월까지 두 달 넘게 봉쇄되면서 테슬라, 상하이차 등 대형 자동차 업체의 생산 시설이 한동안 완전히 멈춰 섰다.

상하이 봉쇄의 여파로 상하이 뿐 만 아니라 인근 장쑤성, 저장성을 포함하는 창장삼각주 일대에서 심각한 공급망과 물류망이 발생하면서 중국의 전체 자동차 업계 생산에도 큰 차질이 초래됐다.

상하이 봉쇄 해제 이후 생산은 회복되고 있지만 심각한 경제 충격으로 소비가 급속히 위축되면서 자동차 업계에 미치는 여파는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통계국에 따르면 지난 4월과 5월 중국의 자동차 판매량은 작년 동월 대비 각각 31.6%, 16.0% 감소했다. 1∼5월 기준으로는 9.9% 감소했다. 소비 위축은 자동차뿐만 아니라 부동산에서부터 의류, 화장품, 가구, 가전, 스마트폰 등 다양한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어 중국 경제 회복에 큰 부담 요인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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