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초에 200경번 연산
인텔 최신 CPU⋅ GPU 탑재

고성능 컴퓨팅 기술의 총아는 슈퍼컴퓨터다. 1초에 경(京) 단위 연산을 손쉽게 처리해 생명공학⋅기후예측 등 기존 컴퓨팅 파워로는 해결할 엄두를 못내던 과제들을 하나씩 풀어가고 있다. 

인텔이 미국 아르곤연구소와 함께 개발하고 있는 슈퍼컴퓨터 ‘오로라’에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

오로라 슈퍼컴퓨터. /사진=인텔
오로라 슈퍼컴퓨터. /사진=인텔

1초에 200경번 연산…인텔 최신 CPU⋅ GPU 탑재

 

오로라는 전 세계적인 슈퍼컴퓨터 순위 경쟁에서 미국이 중요한 이정표를 세우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는 프로젝트다. 미국은 2015년 오바마 행정부 당시, 국가 전략 컴퓨팅 구상(National StrategicComputing Initiative, NSCI)을 발표했다. 이에 에너지부・국방부・국립과학재단(NSF)의 주도로 슈퍼컴퓨터 개발에 착수했고, 오로라는 NSCI 프로젝트의 가장 최신 버전이다.

미국 에너지부 산하 아르곤연구소가 오로라 도입계획을 밝힌 건 지난 2019년이다. 이보다 1년 앞서 공개된 IBM의 슈퍼컴퓨터 ‘서밋’의 속도는 207페타플롭스(PFlops·1PFlops는 1초에 1000조번 연산)였다. 1초에 약 20경번의 연산을 수행하는 것으로, 2019년 당시로서는 압도적 1위에 랭크될 만한 성능이었다. 

현재 인텔이 개발하고 있는 오로라의 목표 성능은 2엑사플롭스(EFlops·1EFlops는 1초에 100경번 연산)다. 1초에 200경번의 연산 성능으로, 서밋의 연산 속도 대비 10배의 수치를 기록하겠다는 것이다. 그 사이 프런티어(1.1EFlops)⋅후가쿠(442PFlops) 등 서밋을 뛰어 넘는 슈퍼컴퓨터가 등장했지만, 오로라의 개발 목표는 이들에 비할 바가 아니다. 

슈퍼컴퓨터 개발에 참여하는건 단순히 반도체 회사로서 자존심을 세우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일종의 플래그십을 통해 자사 반도체 제품군의 우수성을 보여줌으로써 비즈니스적으로 취하는 이득도 크다. 

그런 점에서 오로라는 인텔의 CPU⋅GPU 전략에도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오로라 슈퍼컴퓨터에는 1만8000여개 ‘사파이어래피즈’가 탑재된다. 인텔 차세대 데이터센터용 GPU '폰테베키오'도 5만4000여개 적용된다. 

4세대 인텔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인 사파이어래피즈는 인텔이 서버용 CPU 시장에서 입지를 굳히기 위해 선보일 차세대 프로세서다. 최신 메모리 규격인 DDR5와 PCI 익스프레스 5.0, CXL 1.1 등을 지원한다. 이를 통해 기존 세대 대비 30배 향상된 AI 성능을 제공한다. 현재 초도 물량이 출하되고 있으며 하반기 중 대량 생산이 시작될 예정이다. 

폰테베키오는 인텔이 개발한 Xe 그래픽코어 128개를 조합해 기존 CPU로 처리할 수 없는 그래픽 처리나 AI 연산을 수행한다.

팻 겔싱어 인텔 CEO는 지난 5월 열린 인텔 비전 행사에서 △클라우드 인프라 △포괄적 연결 △AI △인텔리전트 에지 등 슈퍼파워를 강조했다./사진=인텔
팻 겔싱어 인텔 CEO는 지난 5월 열린 인텔 비전 행사에서 △클라우드 인프라 △포괄적 연결 △AI △인텔리전트 에지 등 슈퍼파워를 강조했다./사진=인텔

인텔은 오로라 슈퍼컴퓨터에 '원API'도 지원한다. 원API는 CPU와 GPU를 원활하게 통합하기 위한 개발자용 소프트웨어(SW)다. 이를 통해 개발자들이 오로라의 컴퓨팅 자원에 좀 더 쉽게 접근하게 될 전망이다.

인텔 관계자는 “오로라 슈퍼컴퓨터는 좀 더 정확한 기후예측 및 새로운 암 치료법 개발 등 이전에는 불가능했던 인류의 가장 복잡한 문제들 중 일부를 해결할 것”이라며 “연구개발을 발전하고 혁신을 주도하기 위해 엑사스케일급의 컴퓨팅 역량을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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