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M16⋅M15 공간에 여유
연말까지 시황 더 살필 듯

M16 전경. /사진=SK하이닉스
M16 전경.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충북 청주에 신설 예정이던 M17 건설 계획을 보류했다. 글로벌 경기에 악재가 쌓이면서 가뜩이나 수요 약세 국면인 메모리 반도체 시황에 불확실성이 가중된 탓이다.

19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당초 지난달 29일 이사회를 열고 청주공장 증설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었으나, 논의 끝에 최종 결정을 보류했다. SK하이닉스는 청주 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 내 43만3000여㎡ 부지에 약 4조3000억원을 투자해 신규 반도체 공장(M17)을 증설할 계획이었다. 

SK하이닉스의 국내 팹 중에 아직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곳은 경기도 이천의 M16과 충북 청주의 M15다. M16은 D램, M15는 낸드플래시를 각각 생산하고 있으며, 아직 공간이 다 들어차지 않았다. 특히 2021년 준공한 M16은 아직 1단계 투자 장비분이 순차적으로 반입되는 과정이다.

따라서 M17 투자 결정 시점까지는 아직 약간의 여유가 있다. 원래 SK하이닉스가 산정한 M17의 완공 시기는 2025년으로, 통상 신규 팹 건설 기간은 2년 정도가 소요된다. 따라서 올해 중, 늦어도 내년 상반기 안에만 의사 결정이 이뤄지면 원래 스케줄대로 M17이 건설되는 데 큰 지장은 없다.

혹여 M17 완공이 일부 늦어지더라도 이천 M10(D램 및 이미지센서 생산) 노후장비를 교체하고, 효율을 높이는 방법으로 생산능력을 늘릴 수 있다. 

노종원 SK하이닉스 사업총괄(사장)은 지난 1분기 실적발표 후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M14에서 양산하는 일부 낸드를 충북 청주로 이전하는 방법, 노후화돼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는 M10을 활용하는 방안 등 백업 플랜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천 M14는 1층은 D램, 2층은 낸드플래시를 생산하는데, D램 생산능력이 부족해지면 2층 일부를 D램 생산용으로 돌릴 수 있다는 의미다.

이 같은 백업플랜은 어디까지나 이번에 이사회에서 보류 결정이 난 M17이 당초 스케줄 내에 완성되지 못했을때를 대비한 것이다. SK하이닉스는 일단 연말까지 메모리 반도체 시황에 대해 재평가 작업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가장 중요한 건 인플레이션과 그에 따른 글로벌 수요 약세가 완화될 수 있다는 시그널이 필요하고, 양산 시점이 늦어지고 있는 인텔의 차세대 서버용 CPU(사파이어래피즈) 출시도 가시화 돼야 한다. 한 반도체 장비 업체 임원은 “현재 반도체 장비 업체들의 경영 계획은 M16⋅M15를 중심으로 짜여져 있어 M17 착공 연기가 단기적으로 미칠 영향은 적다”면서도 “완공 시점을 기준으로 1년 이상 지연된다면 미래 성장성을 저해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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