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콘‧도요타‧CATL‧BOE 등 현지 공장 조업 중단 조치 이어져
글로벌 공급망에 또 다시 악재
중국 올 경제 성장률 전망치 하향조정…노무라 2.8%·골드만 3%로

▲폭스콘 청두 과학기술단지.
▲폭스콘 청두 과학기술단지.

중국이 최근 기록적인 폭염·가뭄으로 인한 전력난을 겪으면서 일부 지방 정부들이 계획 정전을 단행했다. 특히 글로벌 제조업체들의 생산 시설이 몰려 있는 쓰촨성 지역에서 일주일씩 조업 중단 명령이 내려지면서 중국 경제는 물론 글로벌 공급망에도 또 다른 악재가 될 것이라는 우려다. 이에 따라 일부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중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도 하향 조정하고 있다.

최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과 현지 외신 등에 따르면 쓰촨·충칭·저장·안후이·허베이·광둥성 등의 중국 지방정부들은 전력 사용을 제한하기 위해 계획 정전을 시행하고 있다. 최근 중국에서 폭염이 이어지며 전력 사용은 급증한 반면, 엎친데 덮친격으로 극심한 가뭄이 이어지면서 양쯔강 유역 수량이 부족해 수력 발전도 중단됐기 때문이다.

특히 수력 발전이 전력 생산의 80%를 차지하는 쓰촨성은 폭스콘‧도요타‧CATL‧BOE 등 글로벌 기업들의 생산 시설이 몰려있는 상황에서 계획 정전으로 인한 조업 중단과 생산 차질 여파가 크다.

현지 외신에 따르면 쓰촨·충칭·저장성 등에 있는 글로벌 제조업체 생산시설은 최근 1주일씩 조업을 중단하고 있다. 사실상 강제 휴업이다. 전력난에 시달리는 해당 지방정부들이 전력 사용을 제한한 결과다.

쓰촨성은 15일부터 6일간 모든 산업시설 가동을 금지하고 있다. 충칭시는 15~24일, 청두시는 15~20일 기간 동안 현지 기업들에게 공장 가동 중단 명령을 내렸다. 이에 따라 애플의 위탁생산업체 폭스콘, 도요타, CATL 등 글로벌 기업들의 현지 공장과 제철소 등 1만 6500여 곳이 가동을 멈췄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중국의 계획 정전이 장기화하면 전 세계 스마트폰과 PC 납품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인구 8400만명의 쓰촨성은 국내총생산(GDP) 기준 중국내 6번째 도시로, 산업 생산의 전면 중단은 쓰촨 지역 경제 뿐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쓰촨성의 전자정보산업 매출은 1조4611억위안(약 281조6854억원)으로 중서부 지역 내 1위다. 전 세계 노트북 컴퓨터 칩의 절반이, 애플 태블릿 컴퓨터의 50%가 쓰촨에서 생산된다.

중국 경제 매체 21세기비즈니스헤럴드는 “쓰촨성의 전원이 꺼진다는 것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를 포함한 성내 전자정보산업 생산이 일시 정지된다는 의미”라면서도 다만 쓰촨성 내 기업들이 시의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외신들은 전력 수급난의 장기화 또는 주변 지역으로의 확산을 우려하고 있다. 이미 쓰촨성 뿐 아니라 충칭시, 저장성, 장쑤성 등에서도 전력제한 조치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니혼게이자이는 쓰촨성 내 제조업등의 기업 약 1만6500곳이 이번 계획정전 조치의 영향을 받게 됐다고 전하면서 공급망 악화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중국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5.5% 내외로 제시했으나 정부 관료들 사이에서는 “현재 상황이 지속되면 3%를 밑돌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이 퍼지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올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를 종전 3.3%에서 3%로, 노무라증권은 3.3%에서 2.8%로 각각 하향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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