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주요 IT 기업 매출은 57.5조원 전년비 17%↑신형 아이폰 출시 효과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우리나라 수출 주력 분야인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휴대전화 등 ICT 산업 수출액이 지난달에 이어 또 전년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ICT 수출이 두 달 연속 전년 대비 감소한 것은 2020년 5월 이후 2년여 만에 처음이다. 특히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 수출액도 26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반면 환율 급상승의 여파로 ICT 수입액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세계 ICT 경기동향을 가늠하는 선행지표로 여기는 대만의 주요 핵심 기술업체의 매출 총액은 지난달 두자릿수대의 성장세를 보여 대조적이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8월 ICT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4.6% 감소한 193억1000만달러로 집계됐다고 16일 밝혔다. 전체 수출액 대비 ICT 수출 비중은 34.1%로 2016년 7월 이후 꾸준히 30% 이상 수출 비중을 유지했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반도체 수출액이 109억6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6.8% 줄어들었다. 시스템반도체 수출액이 31% 증가하며 16개월 연속 100억달러대 수출을 이어갔지만 메모리반도체 단가 하락 영향으로 전체 반도체 수출액은 26개월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디스플레이와 휴대전화 수출액은 각각 지난해 8월에 비해 5.3%, 3.3% 줄어든 20억9000만달러, 11억4000만달러였다. 디스플레의 경우 전방산업 수요 위축의 영향으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가 두 자릿수 감소한 영향이 컸다. OLED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10% 줄어든 12억6000만 달러(약 1조7500억원)다.

휴대폰 수출 감소는 역시 스마트폰 수요 둔화 탓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카메라모듈, 3D 센싱모듈 등 고부가가치 부분품 위주의 휴대폰 부분품 수출은 14개월 연속 증가했다. 수출액은 8억8000만 달러(약 1조2200억원)로 12.3% 늘었다.

컴퓨터·주변기기 수출 역시 같은 기간 25.2% 감소한 12억6000만달러로 집계돼 주요 ICT 품목 대부분 수출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는 전자제품 수요 감소로 2개월 연속 10억 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전년 동월보다 28.2% 감소한 9억7000만 달러(약 1조3500억원)다.

무역 상대국별 수출액도 EU(유럽연합)를 제외한 주요국 대부분 감소세를 보였다. 중국에는 전년 동월 대비 14.4% 감소한 82억7000만달러를 수출했고, 베트남과 미국 역시 8.1%, 5.2%씩 수출액이 줄었다. 대일본 ICT 수출 역시 4.3% 감소한 3억4000만달러였다.

그러나 8월 ICT 분야 수입액은 환율 상승 여파로 전년 동월 대비 18.7%나 급증한 135억2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1996년 ICT 수출입 통계 집계를 시작한 이래 사상 최대치다. 반도체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1% 증가한 67억2000만달러 수입액을 기록했고, 휴대전화와 디스플레이는 각각 29.6%, 16.3% 수입액이 늘었다. 컴퓨터·주변기기는 13억2천만달러로 5.3%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대만 ICT 제품 수입이 20억2천만달러로 31.9% 급증했고 베트남도 13억7천만달러로 30.3% 증가했다. 일본은 10억8천만달러로 14.7% 늘었다.

ICT 수출에서 수입을 뺀 무역수지는 57억9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전체 무역수지가 5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한 상황에서 ICT 부문은 흑자를 이어갔다. 다만 무역수지 흑자폭은 올해 3월 104억 달러 이후 5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이런 가운데 세계 ICT 경기 동향의 가늠자로 여겨지는 대만 주요 기업들의 매출 증가세를 이어가 우리나라와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애플의 신형 아이폰 출시 효과가 크게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3일 중앙통신과 연합보 등 현지 외신에 따르면 대만내 주요 19개 IT 기업들의 매출액은 지난 8월 전년 동월 대비 17.7% 증가했다. 세계 최대 전자 EMS(위탁생산) 업체인 혼하이정밀과 역시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TSMC를 비롯한 19개 IT 기업들의 이 기간 매출 총액은 1조2942억 대만달러(약 57조5531억원)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4개월 연속 증가세다. 외신은 애플의 신형 아이폰 출시를 앞두고 전자기기와 반도체 생산이 호조를 보였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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