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표준기구 첫 한국인 수장
2023년 당선자 신분으로 활동 후 2024년 공식 취임

▲조성환 현대모비스 대표가 지난 6월 20일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 기자실에서 국제표준화기구(ISO) 회장 출마를 밝히고 있다.
▲조성환 현대모비스 대표가 지난 6월 20일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 기자실에서 국제표준화기구(ISO) 회장 출마를 밝히고 있다.

세계 최대 표준기구이자 통상과 무역의 보편적 규범을 정하는 국제표준화기구(International Organization for Standardization, ISO)의 수장에 조성환 현대모비스 대표가 한국인으로는 처음 당선됐다. ISO 자체가 비정부 세계 기구인 만큼 회장도 실질적 권한보다는 명예직 성격이 강하지만, 전체적인 표준화 작업의 방향성을 잡는 상징적 역할이 크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라는 평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19일부터 23일까지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개최된 ‘제44차 국제표준화기구(ISO) 총회’에서 조성환 현대모비스 대표이사가 차기 ISO 회장으로 선출됐다.

우리나라는 지난 1963년 ISO에 가입한 이래, 20년 이상의 이사회 활동, 국제표준화 성과 등을 바탕으로 이번에 ISO 회장으로 처음 진출했으며, 표준화 리더국으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하게 됐다.

지난 1947년 설립돼 160여개 회원국을 보유한 ISO는 자동차‧조선‧전기전자‧원자력 등 일반산업 분야 국제표준을 개발하고 있다. 제안한 표준만 2만4335종에 달한다. 3대 국제표준기구 중 가장 많은 세계 최대 규모다. 이곳 표준에 강제력은 없으나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대부분 제도화된다.

조성환 대표는 국제표준화에 대한 깊은 이해, 탁월한 경영 성과로 입증된 리더십 능력 등을 인정받아 이번 총회에서 함께 출마한 중국 국영연구기관인 중국기계화학연구총원집단 왕더청(王德成) 이사장을 제치고 ISO 차기 회장으로 최종 당선됐다. 조 대표는 오는 2023년 현 ISO 회장인 울리카 프랑케(Ulrika Franke, 스웨덴)와 당선자 신분으로 활동한 뒤 2024년 ISO 회장으로 공식 취임한다.

서울대와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한 조 대표는 현대자동차그룹에서 손꼽히는 ‘기술통’이다. 현대차 연구개발본부 부본부장, 현대모비스 전장BU장 겸 R&D부문장을 거쳐 지난해 사장에 취임했다. 대외적으로는 한국공학한림원 정회원으로 활동 중이며, 지난해 10월부터 초대 한국자율주행산업협회장도 겸하고 있다.

앞서 우리나라는 ISO 정회원 123개국(한국·중국 제외)을 대상으로 표준협력 우호관계 국가의 지지를 우선 확보하고 국가기술표준원을 중심으로 외교부, 현대모비스·코트라(KOTRA)·한국표준협회 등 민·관 합동으로 긴밀한 협업 관계를 구축해 ISO 회장 지지교섭 활동을 전략적으로 펼쳐왔다.

또한 우리나라는 이번 ISO 총회에서 기술위원회를 관리하는 기술관리이사회(Technical Management Board, TMB) 이사국으로 재선출됐다. 기술관리이사회는 ISO 내 기술위원회(Technical Committee, TC)를 설립하고 의장·간사 등을 결정한다. 한국 기술의 국제표준화 확대에 기여할 수 있는 중요한 정책위원회이다.

한국은 이번에 TMB 이사국으로 재선출됨으로써 지난 2009년 TMB에 처음 선출된 이후 계속해서 우리 기술의 국제표준화 지원 기반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TMB 이사직은 한국교통연구원 문영준 센터장이 맡게 되며 2023년부터 2025년까지 3년간 활동을 수행하게 된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ISO 회장에 이어 이사회(Council), TMB까지 국제표준화 정책과 전략을 논의하는 ISO의 주요 정책위원회에서 임원직을 유지하며 우리 기술의 국제표준화를 적극 지원할 수 있게 됐다.

임원진 선출과 더불어 이번 총회 기간 한국은 영국‧이탈리아‧덴마크‧오스트리아 등과 양자 회의를 통해 국제표준화 전략 및 양국협력 표준화 과제 발굴 등을 논의하며 유럽 주요 표준화 국가들과 표준협력을 강화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아랍에미리트(UAE)와 상호협력 양해각서(MOU)도 갱신해 양국 간 표준 및 계량 분야 상호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조성환 대표가 국제표준을 총괄하는 세계적인 리더가 된 것을 축하한다”며 “ISO 회장 진출을 계기로 표준으로 세계 발전에 공헌할 수 있도록 우리나라의 국제사회에 대한 기여와 참여를 더욱 높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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