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와 2분기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의 생산량 비중과 총 생산량./트렌드포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게 모바일 산업이다. 중국을 시작으로 전 세계로 확산된 코로나19는 공급망(SCM)과 수요에 모두 악영향을 미쳤다.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이 여파는 지속되고 있다.

4일 트렌드포스(TrendForce)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스마트폰 생산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5% 감소한 2억8680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 감소다. 지난 1분기 생산량은 같은 기간 10% 감소한 2억7990만대로 집계됐다. 역시 5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생산량이 급감한 건 코로나19의 확산으로 공급망 전반에 걸쳐 가동률이 급격히 떨어졌기 때문이다. 2분기에는 제조 및 조립 라인의 작업이 재개돼 공급망 상태는 개선됐지만 코로나19가 세계 경제에까지 영향을 주면서 수요가 지지부진하다. 

세계 최대 스마트폰 제조사인 삼성전자는 중국 의존도가 낮음에도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코로나19 외에도 동남아시아·인도 등 신흥 시장에서 중국 제조사와 경쟁해야했던 이 회사는 중국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시작한 초기에는 코로나19에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 하지만 1분기 말 북미와 유럽에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되면서 베트남·인도 등의 조립 라인의 가동률을 떨어뜨렸다. 2분기 들어서는 인도에서 공장 폐쇄령이 선포되면서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조립 라인이 3월 말부터 가동을 멈췄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생산량은 지난 1분기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생산량은 653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9.9% 줄었고, 2분기에는 이보다도 10.7% 감소한 5830만대에 불과할 것으로 보인다.

1분기 생산량 순위에서 2위를 차지한 화웨이는 설날 연휴가 끝나자 마자 장치 조립 라인을 재개했다. 지난해 미-중 무역전쟁으로 구글 안드로이드를 활용할 수 없게 됐음에도 주요 시장인 중국 수요가 회복되기 시작하면서 1분기 생산량은 4600만대에 달했다. 중국 경제가 지속 개선된다면 2분기 생산량은 약 4400만대에 이를 수 있다고 트렌드포스는 설명했다.

화웨이는 올해 5G 스마트폰 출시 계획을 고수하고 있지만 4G 모델이 1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아직 재고도 많이 남은 상황이다. 따라서 화웨이의 현재 가장 큰 과제는 최신 5G 스마트폰을 홍보하고 기존 4G 스마트폰을 판매하는 효과적인 캠페인을 동시에 개발하는 것이다.

애플은 코로나19로 인해 생산량을 줄였다. 당초 이 회사는 올해 5개의 신규 모델을 내놓고 약 2억대의 스마트폰을 생산할 것으로 예측됐지만 1분기 아이폰 생산량은 전년 대비 8.7% 감소한 3930만대에 불과했다. 2분기에는 저가 모델인 아이폰SE를 출시, 1분기와 비슷한 3600만대를 출하할 것으로 예상된다.

샤오미는 해외 시장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공격적으로 생산능력을 키웠으나 가동률이 예상보다 낮았다. 이 회사의 1분기 생산량은 2450만대로, 2분기에는 인도와 인도네시아 등 주요 시장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전년 대비 10.7% 감소한 2750만대를 출하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중국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저가의 5G 단말기를 내놓을 것으로 트렌드포스는 예측했다.

오포와 비보는 해외 주문량이 증가하면서 1분기 기준 각 5위, 6위에 올랐지만 설 이후 가동률이 느려졌다. 오포는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10.4 % 감소한 2600만대의 스마트폰을 생산했다. 비보는 지난 1분기 보수적인 생산 계획을 유지해온 비보의 생산량은 전년 대비 5.5 % 증가한 2300만대를 기록하면서 전년 대비 생산량이 증가한 유일한 업체가 됐다. 2분기는 동남아와 인도의 국가 폐쇄로 분기 생산량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5G 스마트폰의 성패는 중국 시장이 얼마나 빠르게 회복되는지에 달렸다. 코로나19로 인해 정부의 관심사가 5G가 아닌 질병 예방과 안정화에 집중되고 동시에 일반 소비자들의 수요가 감소하면서 상반기 4G에서 5G로의 전환 모멘텀이 사라졌다. 하반기 중국 정부가 5G 상용화 계획을 지속하고 중저가급 5G 칩이 성공적으로 공급되면 5G 스마트폰 수요는 다시 정상화될 것으로 보인다. 트렌드포스는 이 경우 올해 5G 스마트폰 생산량이 전체 스마트폰 생산량의 16%인 2억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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