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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가상화폐, 법적화폐로 인정해야 할까일본은 지난 4월 '자금결제법'에 가상화폐 추가...국내는 논의 준비 중

[키뉴스 박근모 기자] 국내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이 해킹사고로 이용 고객 3만1000여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거래량이 소폭 늘어나는 등 가상화폐에 대한 인기가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직접적인 해킹뿐만 아니라 가상화폐를 둘러싼 사기 등으로 인해 피해자들이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가상화폐를 제도권안으로 포함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특히 주변 국가인 일본이 지난 5월 개정한 '자금결제법'에 가상화폐를 규정함으로써 우리나라도 '전자금융거래법'이나 별도의 법률을 통해 가상화폐 관리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마운트곡스 파산으로 가상화폐 논의 시작

지난 2014년 일본에 위치한 세계 최대 규모의 비트코인 거래소인 마운트곡스가 해킹과 내부 관리자의 횡령·배임으로 인해 당시 약 85만 비트코인(당시시세 기준 한화 약 5300억원)이 증발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일본 도쿄지방법원에서 마운트곡스 파산을 공식 선고했다. 당시 1000달러(한화 약 115만원)를 돌파했던 비트코인은 이 사건을 빌미로 가상화폐로써의 신뢰를 상실해 200달러(한화 약 23만원)까지 떨어지게 된다.

마운트곡스 파산 이후 일본 비트코인 시세가 1000달러에서 200달러로 폭락했다.(자료=코인마켓캡)

당시 마운트곡스를 이용하던 투자자들이 대규모 자산 손해를 입게 되면서 우리나라를 비롯해 각국에서는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에 대한 연구가 본격화됐다. 지난 2013년 10월 한국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온라인 거래소 해킹으로 인해 가격이 이틀 새 80%가 폭락하는 등 불안정한 화폐 가치 등으로 인해 앞으로 지급수단으로 광범위하게 사용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라며 "하지만 지금수단의 다양화가 실물 통화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한 연구는 지속할 것"이라며 가상화폐의 성공 가능성은 낮지만 연구 가능성은 있다는 의견을 밝힌바 있다.

일본 정부는 그동안 금융 제도권 밖에 방치됐던 가상화폐로 인한 소비자 피해 증가로 인해, 본격적인 가상화폐에 대한 연구에 나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 결과 지난 4월 기존 자금결제법을 개정해 가상화폐를 '암호통화거래서 등록제'라는 항목에 넣어 실물 화폐에 준하는 관리에 들어갔다.

일본뿐만 아니라 독일의 경우 지난 2015년부터 비트코인을 지급결제수단으로 공식 인정하고 있는 상태며, 현재 일부 유럽 국가에서는 지급결제수단을 넘어 가상화폐를 법정화폐와 동일한 위치에 올리자는 논의도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상화폐의 법적지위 획득 만능은 아냐

현재 국내 거래소 관계자와 가상화폐 전문가들은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들이 하루빨리 금융 제도권 안에 포함되야 한다는 점에서 공통된 의견을 이야기했지만, 개별적으로는 금융 제도권 안에 포함됨에 따라 심한 규제가 가상화폐 확산을 발목잡진 않을까 걱정스럽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의 의견에 따르면 가상화폐가 금융 제도권 안에 포함됐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지난 4월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을 공식적으로 화폐로써의 지위로 인정한 일본의 경우 1비트코인 당 127만원 정도에서 310만원 정도로 폭등을 하는등 투기성 자금이 몰리며 과열 양상을 보였다.

일부 전문가들은 그동안 법적으로 인정받지 못했던 가상화폐가 정부의 공식 인정으로 화폐로써의 신뢰성이 향상돼 발생한 것으로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입장이지만, 몇 일 사이에 약 2.5배가 급등한다는 것은 오히려 법정화폐로써의 문제점을 보여준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는 등 분분한 상태다.

국내도 본격적인 가상화폐에 대한 논의...규제 일변도 견제

국내에서는 한국은행을 비롯해 금융감독원, 금융위원회, 기획재정부 등 금융 관련 정부부처에서 가상화폐에 대한 연구가 본격적으로 진행 중이다. 지난해 11월 금융위원회에서 디지털통화 제도화를 위한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하며 제도화 방안 마련을 진행 중이다. 애초에 올 1분기 구체적인 제도화 방안을 공개할 예정이었지만, 현재 추가 논의를 위해 연기된 상태다.

정부당국뿐만 아니라 정치권에서도 현재 가상화폐로 인한 금융 소비자 피해를 보호하기 위해서 다양한 법적·제도적 장치 마련에 분주한 상태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국내 금융거래 관리를 담당하는 금융감독원의 경우 비트코인 거래량만을 파악한 상태로, 이더리움(ETH)이나 리플, 라이트코인, 대시 등 국내에서 많은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알트코인에 대해서는 관련 자료가 전무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박용진 의원은 기존 전자금융거래법에 가상화폐 관련 판매·구입·매매중개·발행·보관·관리 등 영업활동을 하는 자나 국내에서 영업으로 거래하고자 하는 자는 금융위원회의 인가를 받아야한다는 조항이 신설될 전망이다. 또한 인가를 받기 위해서는 5억원 이상의 자본금을 보유하고, 이용자의 보호가 가능해야하며, 충분한 전문 인력과 전산설비 등을 갖춰야 한다.

해당 조항에 따르면 현재 영업 중인 가상화폐 거래소들은 기존 '통신판매업자'에서 금융위원회의 인가를 받은 '금융사업자'로 바뀌게 된다. 또한 이용자 보호가 가능해야 한다는 점을 명시해 이번 빗썸과 같은 사고 발생시 금융 피해자들은 거래소를 상대로 은행 등 금융사에 준하는 법적 지위에 따라 피해 보상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박용진 의원실에 따르면 앞으로 가상화폐 양도로 발생하는 소득에 대한 세금 부과 및 금융사와 동일한 수준의 규제 적용 대상이 될 것으로 보여 가상화폐 거래에 따른 투자 위축 가능성도 존재한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관계자는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들도 가상화폐가 제도권 안에 인정 받음으로써 화폐로써의 신뢰성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며 "하지만 이를 빌미로 규제가 강화된다면, 가상화폐라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성장하지 못할 가능성도 큰 만큼 신중하게 다뤄져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박근모 기자  suhor@ki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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