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0억원대 슈퍼컴퓨터 도입에도 일기예보 매번 틀리는 이유
560억원대 슈퍼컴퓨터 도입에도 일기예보 매번 틀리는 이유
  • 박근모 기자
  • 승인 2017.07.20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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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한 기상예보 위해 수치예보모델, 예보관 능력, 관측자료 중요

[키뉴스 박근모 기자] 지난 주말동안 충북 청주에는 시간당 90mm가 넘는 집중 호우가 쏟아지면서 사상자가 속출하고 도시 전체가 물에 잠겨 마비되는 등 큰 피해가 발생했다. 하지만 물폭탄을 맞았던 청주 지역의 16일 새벽 기상 예보는 '오늘 장맛비, 내일과 모레 오후 소나기, 예상 강수량 30~80mm'가 전부였다. 특히 기상청은 시간당 20mm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시설물 관리와 안전사고에 유의하라는 안내를 했다.

비단 충북 충주에 국한된 일은 아니다. 서울에도 지난주 하루 종일 무덥고 흐린 날씨가 지속된다고 했지만 출근길 갑자기 비가 내려 급하게 우산을 구입하는 하거나 비를 맞으며 이동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560억원 슈퍼컴퓨터 도입...기상예보 정확도는?

슈퍼컴퓨터를 도입하고도 기상예보가 왜 이렇게 틀리는 것일까? 지난 5일 기획재정부가 공개한 '2016 회계연도 국가결산 보고서'를 보면 국가 보유 물품 중 가장 비싼 것은 기상청이 예보를 위해 구입한 슈퍼컴퓨터 4호 '우리(초기분), 누리(현업용), 미리(현업·백업용)'였다. 무려 442억원이 들어갔다. 지난 2014년에는 장비 가격만 5051만달러(한화 약 567억원)을 주고 크레이(Cray)사로부터 구입한바 있다.

기상청 슈퍼컴퓨터 4호 '누리' 모습 (사진=기상청)

당시 기상청은 슈퍼컴퓨터 4호를 도입하며, 전세계 기상청 분야에서 5위권 수준의 기상 예보 컴퓨팅 성능을 갖췄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특히 4호기 도입으로 기존 3호기에 비해 약 20배 이상 기상 자료 계산이 가능해져 전지구예보모델 해상도를 25km에서 오는 2019년까지 12km 이내로 개선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전지구예보모델은 해상도에 따라 지역을 일정한 간격으로 나눠 기상예보를 하는 것으로, 예컨대 해상도가 25km일 경우에는 25km를 기준으로 지역을 격자형태로 나눠 일기예보를 하는 방식이다. 해상도가 낮아질수록 격자형태가 좁아져 정교한 기상예보가 가능해진다.

슈퍼컴퓨터 4호기가 본격적으로 가동된 2015년부터 올해까지 실제 국민들이 체감하는 기상예보 정확도는 전혀 나아진바가 없다. 오죽하면 기상청이 체육대회를 할때마다 매번 비가 온다는 농담 아닌 농담을 하며 '오보청'이라고 꼬집을 정도다.

기상청이 제공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기상예보가 매번 틀리는 것은 아니다. 강수예보의 경우 정확도가 92% 수준이며 기온예보의 경우에도 1.5도 내외로 오차 범위 안에 있다. 하지만 기상청이 최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국민들의 체감정확도는 62%에 불과해 기상청의 기상예보와 30%의 괴리감이 나타났다.

문제는 여름과 겨울 국지성 폭우나 폭설이 내리는 중요한 시기에 기상예보가 번번히 틀리다는 점이다. 특히 이번 중부지방 집중 호우와 같은 경우는 비가 올 것은 예상했지만, 이 정도로 많이 올지는 기상청이 예측하지 못한 탓에 다수의 사망자까지 발생하는 대규모 피해로 이어졌다.

기상예보 과정 (자료=기상청)

수치예보모델, 예보관, 관측자료가 핵심...수퍼컴퓨터는 자료 계산 '수단'

김경립 기상청 대변인실 사무관은 "기상예보의 정확도는 수치예보모델의 성능과 예보관의 능력, 그리고 정확한 관측자료 등 3가지가 종합적으로 이뤄졌을때 가능하다"라며 "아무리 좋은 슈퍼컴퓨터를 도입했다고 하더라도 3가지 요인이 맞아떨어지지 않으면 정확한 예보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슈퍼컴퓨터는 계산을 위한 수단일뿐 기상예보 정확도를 올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익히 알려진대로 정확한 기상예보를 하기 위해서는 관측데이터를 활용해 대기 움직임을 시간대별로 예측하는 핵심 소프트웨어(SW)인 '수치예보모델'과 이를 한국 상황에 맞게 분석할 예보관의 역량, 위성과 다양한 기상 관측 센서를 통한 관측 데이터 등이 필수로 꼽힌다. 기상청의 설명에 따르면 슈퍼컴퓨터는 이들을 통해 기상예보를 원할히 진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수단 중 하나일 뿐이라는 것이다.

지난해 기상청은 선진예보시스템 구축을 위해 약 40억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대비하기 위해 30여명에 달하는 예보관을 모집해 역량 강화에도 나서는 중이다. 또한 기상위성을 비롯한 신규 관측 센서를 늘려 정확한 기상 정보 수집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여기에 5년 단위로 수백억원을 투입해서 슈퍼컴퓨터 구입에 나서고 있다.

앞으로 3년 뒤인 2020년 기상청은 수백억원 규모의 슈퍼컴퓨터 5호기 도입을 주장하면서 기상예보 정확도 향상을 근거로 말할 가능성이 크다.

한편, 국내 기상예보의 부정확성의 원인 중 하나로 수치예보모델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현재 영국모델을 국내 기상환경에 적용해 예보를 하고 있으며, 기상청에 따르면 오는 2020년 한국형 수치예보모델을 국내 기상환경에 적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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