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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제4이동통신사 등장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이유

[키뉴스 정명섭 기자] 문재인 정부가 가계통신비 인하를 위한 법적 근거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가장 먼저 시행되는 안은 선택약정 요금할인율 인상이다.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28일 이동통신 3사에 현행 요금할인율 20%을 25%로 높이는 방안을 담은 사전처분 통지서를 발송했다. 오는 9일까지 이통 3사의 의견을 듣고난 후 9월부터 본격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과기정통부는 지난달 31일 기초연금을 받는 고령층에게 통신비를 할인해주는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을 입법 예고했다. 지난달 21일에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을 위한 정책 토론회를 열고 보편요금제 도입과 신규 통신사업자 진입 규제 완화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다.

정부의 이같은 움직임에 이동통신 3사는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 요금할인율 인상, 보편요금제 도입, 저소득층 요금 할인 등 매출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는 안들이 대거 포함됐기 때문이다. 이동통신 3사는 일부 대책에 대해선 행정소송을 하겠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와 이동통신사간 통신요금 인하를 둘러싼 갈등은 하루 이틀 벌어진 일이 아니다. 가계통신비 인하가 대표적인 대선 공약으로 떠오르다보니, 5년에 한 번은 요금 인하 압박을 받는 셈이다. 앞서 박근혜 정부는 가입비를 폐지했다. 이명박 정부는 통신요금의 기본료를 1000원 인하했다. 당시에도 이동통신사들은 거세게 반대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서비스 가격을 낮추는 가장 합리적인 방법은 경쟁을 활성화하는 것이다. 이는 민간 기업의 서비스 요금을 강압적으로 내리는 것보다 상대적으로 거부감이 적고, 현재와 같은 이통 3사 독과점 구조를 흔드는데 효과적이다. 이동통신업계에서 경쟁 활성화란 곧 제4이동통신 사업자 설립을 의미한다. 실제로 프랑스는 우리나라와 같은 통신 3사 독과점 구조였으나, 2012년 새 통신사 프리모바일을 시장에 진입시킴으로서 국민의 통신 서비스 지출액을 월평균 30% 가량 줄였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새 통신사 등장 전망은 어둡다. 시장에 진출하더라도 수익을 창출할 것이란 기대감이 적기 때문이다. 현재 통신시장은 이동통신 3사 구도가 고착화된 상태다. 여기에 선거철마다 나오는 가계통신비 인하 압박은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의 투자를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통신서비스가 필수재라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이는 정부가 통신사의 요금 설계권에 개입할 수 있다는 논리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케이블TV업계 1위 CJ헬로비전도 통신업에 진출하길 원하고 있으나 CJ그룹 차원에서 결정을 주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도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을 인정한다. 통신사업에 구축하는 비용은 1조원에서 2조원 가량 소요된다. 이를 감당할 수 있는 기업은 그리 많지 않다. 과거 제4이통사 선정이 7차례나 무산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그렇다고 기준을 낮추기도 부담스럽다. 부실한 설비 투자가 통신 서비스 이용자의 피해로 이어지면 정부는 책임을 피할 수 없다. 무엇보다 제4이통사 설립은 문재인 대통령의 가계통신비 공약도 아니었던 만큼 정책 추진 의지도 떨어진다.

정부는 향후 이동통신사, 학계, 시민단체 등으로 이뤄진 사회적 논의기구를 통해 통신비 정책 전반의 방향을 협의할 계획이다. 시장경제 틀 안에서 통신비 인하 문제를 완만히 해결할 수 있는 경쟁 활성화 방안이 어떤 방식으로 실현될 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제4이동통신사업자 선정 추진 경과

정명섭 기자  jjms9@ki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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