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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 레이팅' 법적 기반 마련...정부 "통신비 절감 기대"음성 문자 무제한 시대, 제로 레이팅 도입될 경우 통신비 인하에 영향

[키뉴스 백연식 기자] 정부가 방송통신위원회와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통해 통신비 인하 압박의 강도를 높이는 가운데, 방통위가 '제로 레이팅'의 근거를 마련했다. 제로 레이팅은 통신사업자와 인터넷비즈니스 사업자간 협의해 특정 서비스의 속도를 높이거나 비용을 깎아주는 등 차별적인 이용을 할 수 있는 것이다. 통신 산업의 경우 망중립성 논란 때문에 그동안 제로 레이팅이 활성화되지 못했다. 국가로부터 망을 임대해 사용하는 통신업의 경우 공공성과 중립성, 보편성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규제기관인 방통위가 제로 레이팅의 법적 기반을 마련하면서 제로 레이팅이 보다 활성화 될 전망이다.

이통사와 인터넷 업체들의 협력으로 제로 레이팅이 이뤄질 경우 이용자의 데이터 요금을 업체들이 내기 때문에 통신비 절감 효과가 있다. 하지만 이통사들도 플랫폼 사업자에 머물지 않고 콘텐츠를 제공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제로 레이팅이 활성화되고 공정하게 이뤄지기 위해서는 투명성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10일 방송통신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열고 ‘전기통신사업자간 불합리하거나 차별적인 조건·제한 부과의 부당한 행위 세부기준’ 제정안을 의결했다.

이 고시는 기간·부가통신사업자가 콘텐츠 제공 서비스 등을 이용자에게 도달하지 못하도록 일방 차단하거나 제한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예를 들어 동영상·게임 등으로 데이터 트래픽이 과도하게 발생한다는 이유로 이동통신사가 해당 서비스에 대한 속도제한 등을 할 수 없도록 한 것이다.

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 (사진=방통위)

사업자간 협의해 특정 서비스의 속도를 높이거나 비용을 깎아주는 등 차별적인 이용(제로 레이팅)도 사실상 허락했다. 행위가 부당하지 않은 경우에 대해 이용자 차별이 가능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방통위는 실질적인 이용자의 이익침해가 발생하지 않고, 안정성 및 보안성 확보 등 합리적인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부당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하도록 했다.

또한 부가통신사업자가 다른 부가통신사업자의 서비스 제공을 부당하게 거부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SK텔레콤의 경우 ‘포켓몬 고’ 개발사 나이앤틱과 제휴를 맺어 자사 고객이 포켓몬 고 게임 이용 중 발생하는 데이터를 무료로 제공한 적 있었다.

이통사들은 가계 통신비 인하에 대한 의무를 포털 등 인터넷 업체들도 가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근 2분기 실적 콘퍼런스 콜에서 이혁주 LG유플러스 CFO는 “정부와 이통사 외에 단말 제조사와 네이버, 카카오 같은 플랫폼 기업도 통신비 인하 문제 해결에 동참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광석 KT CFO도 “통신사뿐만 아니라 정부, 제조사, 포털 등 이해관계자들이 역할을 분담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제로 레이팅의 법적 기반이 마련되면서 활성화 될 경우 이용자의 데이터 사용료가 절감돼 통신비 인하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현재 많은 이들이 사용하는 데이터 요금제의 경우 음성통화나 문자는 무제한으로 제공되지만 데이터 사용량으로 요금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 4월, 1인당 데이터 사용량은 6GB를 넘어섰다.

제로 레이팅의 경우 통신사와 인터넷 업체가 협약을 맺어야 가능한데, 협상의 주도권이 통신사에 있는 것은 사실이다. 또한 통신사들이 플랫폼이나 네트워크 사업자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계열사나 IPTV 등을 통해 콘텐츠도 공급하기 때문에 공정성 확보가 중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제로 레이팅이 이통사들의 사업 확장에만 이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기업협회 관계자는 “최근 한 자료를 보면 국내 제로 레이팅이 37건이 진행되고 있는데 이중 21건이 통신사들이 자사 또는 계열사 업체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다”며 “제로 레이팅이 활성화되고 공정하게 이뤄지기 위해서는 투명성도 함께 확보돼야 한다”고 말했다.

사후 규제기관인 방통위의 경우 제로 레이팅의 기반을 마련했지만, 사전 규제기관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경우 이 문제에 대해 조심스럽다는 입장이다.

양환정 과기정통부 통신정책국장은 “통신 시장은 막대한 초기 투자 비용, 규모의 경제, 주파수와 같은 희소자원의 활용 등으로 독과점이 쉽게 일어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규제가 필요하다”며 “네이버나 구글 등 플랫폼 사업자들을 통신 시장의 시장지배적 사업자와 동일하게 볼 수 있을지 의문이고, 제로 레이팅의 경우 보다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백연식 기자  ybaek@ki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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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제로레이팅#통신비 인하#투명성#공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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