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중국 기업 투자 약화되는 점에서 주목
버텍스, 싱가포르 테마섹이 주도하는 VC
싱가포르 버텍스벤처스가 중국 스타트업에 집중 투자할 다섯번째 펀딩 라운드를 통해 최소 3억7500만달러(약 4638억원)를 모금한 것으로 집계됐다. 버텍스벤처스는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테마섹이 주도하는 벤처캐피탈이다. 버텍스벤처스가 미국 증권선물거래소(SEC)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이미 미국 내 9개 투자사로부터 투자금 납입을 약속 받았다.
이들 미국 투자사가 약정한 금액이 얼마인지 정확하게 명기되지는 않았다. 다만 로이터는 이들의 투자 약정액이 약 5억달러로, 해당 펀드의 초기 모금 목표액 4억달러를 상회하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지난 2년간 코로나19 확산과 미중간 무역 분쟁 탓에 중국 내 벤처 투자가 크게 감소했고, 특히 미국 금융권의 중국 기업에 대한 투자가 약화됐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산업데이터 제공업체 프레친(Preqin)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사이 중국 내 벤처 투자는 총 735억달러로, 1년 전 같은 기간 대비 42% 빠졌다. 미중 무역분쟁이 시작된 지난 2019년 이래 최저 수준이다.
다만 그동안 버텍스벤처스의 중국 스타트업 투자 성과가 워낙 양호했기에 이번 결과만 놓고 중국 벤처 투자 시장 회복을 논하기는 이르다. 지난 2008년 중국 베이징⋅상하이⋅선전에 사무소를 개설한 버텍스벤처스는 그동안 IT 및 헬스케어 투자에서 좋은 실적을 거뒀다. 배터리 제조업체 SES, AI(인공지능) 솔루션 업체 호라이즌로보틱스, 바이크공유 서비스 모바이크에 각각 초기 투자자로 참여했다.
이 중에 모바이크는 중국 음식 배달 플랫폼 메이투안이 2018년 인수했고, 호라이즌로보틱스에는 독일 폴크스바겐이 168억위안(약 3조원)을 투자하는 등 초기 투자자로써 큰 성공을 거둔 바 있다. 창립 이래 100개 이상의 스타트업에 투자해 다수의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기업으로 육성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