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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세이프가드 직격탄, 삼성-LG 세탁기 어떻게 난관 극복할까구제조치 완화에 최선...경쟁력 강화 계기로 삼아야

[키뉴스 김동규 기자]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한국산 세탁기가 자국의 세탁기 산업에 심각한 피해를 준다고 따라 판정함에 따라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세탁기를 대상으로 한 세이프가드 발동 가능성이 높아졌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ITC의 결정에 대해 유감을 표하면서도 세이프가드로 인한 타격 규모를 줄이는데 힘을 쏟고 있다. 정부 역시 삼성전자와 LG전자와 함께 이번 사태에 적극 대응해 나가고 있다. 세이프가드는 특정 품목의 수입이 급증해 자국 산업이 피해를 본다는 판단되는 경우 수입을 제한하는 조치다.

12일 정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에서 판매되는 한국산 세탁기에 대해 세이프가드 발동 가능성이 매우 높다. 오는 19일 미국에서 청문회를 거치고 나면 12월 4일까지 ITC는 관련 조치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권고한다. 이후 60일 이내에 트럼프 대통령이 최종 결정을 하게 되는데 ‘미국우선주의’를 내세워 강한 보호무역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가 세이프가드를 발동할 확률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우리나라 정부와 관련업계는 이미 ITC가 한국산 세탁기가 미국의 세탁기 산업에 해가 된다는 결정을 내렸기 때문에 세이프가드 자체를 막기보다는 충격을 완화하는 쪽으로 초점을 맞춰 대응해 나갈 계획이다.

11일 열린 민관대책회의서 강성천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차관보는 “정부와 민간이 서면 의견서를 제출하기로 했고 어떤 논리로 대응할지 논의했다”며 “(구제조치 대상에서 제외된) 한국생산 세탁기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제외될 것으로 할 것이고 미국서 생산되지 않는 프리미엄 세탁기나 부품도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또 “우리 기업의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는 세이프가드 방안이 채택되게끔 하겠다”고 덧붙였다. 우리 정부도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대응에 힘을 실어 주면서 피해규모 최소화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강성천 산업통상자원부 차관보(오른쪽에서 세번째)가 11일 세이프가드 민관대책회의에 참여했다.

삼성-LG “결정에 유감이지만 피해 최소화를 위해 노력할 것”

삼성전자와 LG전자는 ITC의 결정에 유감을 표하면서도 미국 정부의 관련조치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19일 열리는 공청회에서 적극적인 입장을 표명해 미국 세탁기 시장에서 월풀에 피해를 주지 않았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 5일 ITC의 결정이 난 후 유감을 표한 바 있다. 세탁기 세이프가드가 시행되면 수입 금지로 인해 미국 소비자들이 가격상승, 선택 제한, 혁신 제한 등으로 인해 세탁기 선택에서 다양성이 사라져 피해를 본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같은 입장이 미국에서 열릴 공청회에서도 적극적으로 강조될 전망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구체적인 내용은 전략상 밝히기 어렵지만 현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세탁기 관련 미국 정부의 조치가 최소화되는 것”이라며 “여기에 초점을 맞춰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LG전자 관계자도 “세탁기 세이프가드가 발동되면 최종 피해는 미국 소비자라는 점을 강조할 것”이라며 “어떤 세이프가드 조치가 나오느냐에 따라서 그에 맞춰 대응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기회를 전화위복으로 삼아야

미국 정부의 한국산 세탁기에 대한 세이프가드 발동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을 세탁기 경쟁력 강화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세이프가드는 덤핑 관련 조치와는 달리 일시적인 조치인 만큼 우선 미국의 구제조치 수준을 낮추는데 주력하고 새로운 활로를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고준성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세이프가드 발동이 되더라도 미국 내 관세법에 따라서 시행이 되는 것이라서 발동 자체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기는 힘들다”며 “세이프가드는 덤핑 관련 조치와는 달리 기간이 3년 정도로 한정돼 있고 그 기간 동안에도 조치 수준을 계속 낮춰야 하기에 이 조치로 미국의 월풀이 갑자기 이득을 보는 것은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어 “정부의 역할도 미국 정부와 협의를 통해 구제조치 완화에 주력하는 수준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ITC가 객관적 데이터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세탁기가 미국 세탁기 산업에 피해를 줬는지를 결정했느냐는 주목해야 할 점으로 지목됐다. 고준성 선임연구위원은 “만약 ITC가 업계가 제시한 데이터를 객관적으로 분석하지 않고 왜곡했다면 이는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이런 경우 우리는 미국의 국내법 절차에 따라 제소를 하는 방법, WTO(세계무역기구)에 제소를 하는 방법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을 한국 세탁기 산업 경쟁력 강화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미 ITC의 결정이 내려졌고 세이프가드 발동 가능성이 높아졌기에 피해 규모를 최소화에 초점을 맞추면서도 좀 더 나은 제품 개발을 통해 기술력에서 타사 제품대비 확실한 경쟁력을 만들자는 것이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여전히 세탁기와 청소기 등에서 고가 브랜드의 제품이 잘 팔리고 있다는 것은 기술력이 바탕이 된 고가의 가전제품을 소비자들이 원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번 사건을 기술개발과 원가혁신의 기회로 삼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황 연구원은 이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미국 투자를 세이프가드 구제조치의 지렛대로 삼아야 한다고도 제언했다. 황 연구원은 “세계 각국의 보호무역 정책으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외국에 꾸준히 공장을 지어 왔는데 이에 대한 평가는 수년마다 달라졌다”며 “미국 공장을 지렛대로 삼아 구제조치 수준을 낮추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트랙라인에 따르면 한국의 북미 세탁기 점유율은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월풀이 38%로 1위, 삼성전자가 17%, LG전자가 14%로 각각 2위와 3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현재 태국과 베트남에서 미국 수출 물량의 80%이상을 생산하고 있다. 미국 시장 수출규모는 연간 1조 1000억원대다. KB증권에 따르면 올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가전부문 매출 규모는 각각 46조 4000억원, 18조 5000억원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 LG전자 가전부문 매출 추이 (자료=KB증권)

김동규 기자  dkim@ki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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