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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증인' 대거 불참한 국감...'기업 발목잡기' '정치적 길들이기'가 발목[비하인드 뉴스] '호통국감'은 안녕...국정감사도 합리적이고 효율적이어야

[키뉴스 홍하나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12일 국정감사에서 채택된 우리나라 IT기업 최고경영자(CEO) 등 증인들이 대거 불참한 가운데, 국회 과방위 측에서는 30일 진행되는 종합 감사에서도 불출석할 시 고발조치를 하겠다고 합의했습니다.

이날 진행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정감사에서 통신사와 주요 인터넷 기업의 수장들이 대거 불출석했습니다. 불출석 사유는 대부분 '해외출장'을 내세웠습니다. 국정감사 기간은 이미 오래 전부터 명시됐고, 국정감사의 중요성을 고려한다면 해외출장으로 불출석한다는 것은 '그냥 나가지 않겠다'라는 의지일 뿐 달리 이해할 여지가 없습니다. 불출석 사유가 있으면 별다른 제재를 받지도 않습니다.

국감에서도 이를 잘 알기에 고발조치를 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 겁니다. 그렇다면 왜 국감 증인에 채택된 기업의 수장들은 사회적인 비난을 감수하면서 까지 출석을 사실상 거부하는 걸까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국감에 나가봤자 사회적인 기여는 커녕, 10분~20분 가량의 증언을 위해 하루 종일 대기하며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호통국감'이라는 저급한 수준의 국감 분위기로 야단만 맞다가 올 것이 뻔하기 때문입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얻을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이날 진행된 국정감사에서 이해진 네이버 전 의장과 김범수 카카오 의장, 황창규 KT 회장,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 다니엘 디시코 애플코리아 대표, 조용범 페이스북코리아 대표, 존 리 구글코리아 대표 등 8명의 증인들이 대거 불참석했습니다. 출석한 이는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최상규 LG전자 국내영업총괄 사장입니다.

SK텔레콤 사장이 국정감사현장에 출석한 것은 지난 2009년 이후 8년 만입니다. 과방위의 국회의원들이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에게 나와 줘서 고맙다 인사를 할 정도였습니다. 이통사의 CEO가 국정감사에 출석하는 것이 이례적인 일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주요 인터넷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는 이해진 전 의장과 김범수 의장의 확인국감 출석에 대해서는 향후 국회의 정식 요청이 들어올 경우 응당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했습니다. 이들은 불출석 사유에 대해 각 창업자가 해외에 머물고 있어 대리출석을 요청했으나, 국회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아 참석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종합감사 출석에 대해 네이버 측은 “추후에 공식적인 증인 채택 여부에 따라 그에 맞게끔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카카오 역시 “현재로서는 국회차원에서 (공식적인) 액션이 있는 것은 아니라 추후에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좌측부터 이해진 네이버 전 의장, 김범수 카카오 의장 (사진=각 사)

기업 수장들 불출석, 국감서 강한 비판

이에 과방위 측에서는 IT기업들의 수장의 불출석에 대해 고의적인 해외출장 등을 빌미삼아 국회를 무시했다는 비판을 했습니다. 신경진 과방위 위원장 또한 고발 등을 검토하겠다는 발언을 했습니다.

신경진 과방위 위원장은 “불출석 증인들 여덟분 모두 해외출장을 이유로 불출석 통지가 왔다”면서 “30일 마지막 종합감사때 출석요구를 하기로 하고, 그때도 고의적인 해외출장으로 불출석한다면 상임위차원에서 고발 등 총동원해서 국회권위를 무시하는 처사가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각 총수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습니다. 김재경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번 불출석 증인들 중 눈여겨 볼 분이 있다. 이해진 네이버 전 의장, 김범수 의장은 다시 한 번 짚고 넘어가야 한다”면서, “이들 기업은 매출이익이 4조 이상, 영업이익 1조가 넘는다. 제조업체의 총수인 이재용, 정몽구는 모두 알지만 이해진 전 의장과 김범수 의장은 잘 알려지지 않은 은둔의 재벌 총수”라고 말했습니다.

또 김 의원은 “익명성 속에서 엄청난 시장지배적 지위로 이익을 올리면서 그 부분에 대해 우리가 논의를 해보자고 출석 요구를 했으나 불출석했다는 것은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12일 정부과천청사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국정감사가 진행됐다.

국정감사에 기업 CEO 참석? "정치적 길들이기"

하지만 관련 업계에서는 과방위가 각 기업의 수장들에 대한 증인출석 요구가 정치적 길들이기라는 주장이 오래 전부터 제기돼 왔습니다. 국감 진행 시간이 대략 오전 10시부터 저녁 9시 정도까지 진행된다는 점에서 본다면, 국회의원들은 언제 누구에게 질문을 할 지 알 수 없습니다. 하루 종일 국감장에서 대기하다가 한마디도 하지 못하고 돌아가는 증인도 심심치 않게 봐왔습니다.

또 앞서 언급했듯이, 기업 수장의 설명을 듣기 보다는 자신의 질문에 "예, 아니오로 대답하세요" 등 지적하며 몰아세우면서 '국감 스타' 등극에 열을 올리는 정치인도 많이 봐왔습니다. 호통국감이라는 불명예스러운 별칭이 붙는 이유기도 하지요. 기업 수장 입장에서는 시간 낭비뿐 아니라, 특정 이슈가 몰리는 증인이 아니면 질문에서 소외돼 오히려 출석해도 체면을 구기는 경우가 많다 보니 정치적 들러리로 나설 필요성도 못 느끼는 것이 현실입니다.

다만 이번 과방위 국감에 참석해 칭찬을 받은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눈여겨 볼 만 합니다. 국회의원들의 질문이 몰리자 단답형이 아닌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쏟아냈습니다. 덕분에 기사거리도 많이 나왔습니다. 통신비 인하 논란이 뜨거웠기 때문에, 이동통신 1위 기업 수장이 대표격으로 참석했다는 인상도 지울 수 없습니다. 그 뒷배경이 어떻든, 이통업계에서 볼 때, 참 잘한 일이었습니다.

한편, 인터넷 기업 입장에서는 '정치적 길들이기'가 아니냐는 강한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국정감사에서 인터넷 기업의 수장의 증인 출석 요구는 정치적 길들이기의 일환"이라며 "지난 대선에 대한 포털 뉴스에 대한 감정적인 정치 이슈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있다. 사실 국감의 주인공은 다른 분들 아니냐"고 주장했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과기정통부에서 기업들의 협조를 제대로 이끌어내지 못했는데 국회의원들이 기업의 대표를 불러내서 혼내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차라리 각 기관의 장관에게 잘잘못을 따져야 하는 것이 옳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과연 국감에 출석하지 않은 기업의 수장들만 잘 못한 걸까요? 아니면 정치적인 이유로, 또는 국회의원이라는 감투만 쓰고 합리적인 국정감사를 하지 못하는 정치문화가 잘 못일까요?

홍하나 기자  0626hhn@ki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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