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온에서 동작하는 CFE 기술 첫 상용화
1nm 이하 패턴까지 시각화

“2019년부터 3년간 반도체 장비 시장이 68% 성장할 동안 e빔(전자빔) 기반의 검사⋅계측 장비와 e빔 DR(결함리뷰) 장비 시장은 100% 이상씩 성장했습니다.”

미국 반도체 장비회사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이하 어플라이드)는 13일 서울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간담회를 통해 지난 2021년 e빔 장비 시장에서 50%의 점유율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원래 이 분야의 강자는 일본 히타치다. 히타치는 2016년을 전후로 시장점유율이 40% 넘어 1위를 달렸으나, 근래들어 어플라이드에 1위 자리를 뺏겼다. 

이는 어플라이드가 양산 장비에 첫 적용한 CFE(Cold Field Emission⋅저온전계방출) 기술 덕분이다. 

e빔 검사장비는 전자총에서 발사된 전자가 웨이퍼 표면에 맞고 돌아오는 것을 감지해 대상을 시각화한다. 이 이미지를 보고 원하는 형태로 패터닝 됐는지를 판별하는 것이다. 

박광선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코리아 대표가 13일 열린 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어플라이드
박광선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코리아 대표가 13일 열린 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어플라이드

기존 e빔 장비의 전자총은 TFE(Thermal Field Emission⋅고온전계방출) 방식이 주류였다. TFE는 전자가 발사되는 부위에 고압의 전력을 걸어 1500℃ 이상에서 동작하는 원리다. 이에 비해 CFE는 상온인 26℃ 인근에서 작동한다. 

e빔 특성상 동작 온도를 낮출수록 빔이 발사되는 폭이 좁아지고, 좁은 영역을 관찰하기 용이해진다. 마치 점묘화를 그릴 때 더 얇은 붓을 사용할수록 더 세밀한 표현이 가능한 것과 유사하다. 기존 TFE 장비로 1~5nm 단위까지 관찰할 수 있었던데 비해 CFE로는 1nm 이하까지 샅샅이 살펴볼 수 있다.

그동안에는 전자총 온도를 낮출 경우 전자 방출부 주변의 오염도를 관리하기 어려웠다. 이는 전자 흐름을 저해하는 탓에 CFE 상용화에 도달하지 못하는 원인으로 작용했다. 어플라이드는 특수 진공펌프를 이용해 문제를 해결했다. 이 특수 진공펌프를 이용하면 우주의 진공상태와 맞먹는 1X10-10 mb(밀리바)의 진공도를 구현할 수 있다. 덕분에 CFE 방식으로도 전자총 주변 오염도를 제어할 수 있다.

어플라이드가 CFE 기술을 적용해 개발한 DR 시스템인 ‘G10’은 지난 2019년 출시 이래 단일 품목으로 4억달러(약 5100억원)어치 판매됐을 정도로 반도체 업계서 도입이 활발하다. 이석우 어플라이드 매니징디렉터는 “이전에 광학 방식으로 검사⋅계측했던 패턴도 미세 공정이 발전하면서 이제는 e빔 방식을 도입할 수 밖에 없게 됐다”며 “CFE를 통해 GAA(게이트올어라운드) 등 첨단 제품 개발 주기를 단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조사업체 테크인사이트에 따르면 2021년 기준 866억달러인 반도체 장비 시장에서 검사 및 계측 분야는 110억달러, 그 중에서 e빔으로 분류되는 시장은 22억달러 정도였다. e빔 검사⋅계측장비 시장의 3년(2019~2021년) 성장률은 142%, DR시스템은 108%로, 전체 반도체 장비시장 성장률(68%), 전체 검사⋅계측장비 시장 성장률(72%)를 크게 앞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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