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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라고 하기에는 민망...은행에서 만난 귀여운 꼬마로봇 '페퍼'[체험기] 데이터베이스, 음성인식 기술 미비...'재미' 추구, 시선끌기 충분

[키뉴스 홍하나 기자] 우리은행은 지난달 감정인식 휴머노이드 로봇 ‘페퍼’를 도입했다. 페퍼는 소프트뱅크그룹 로봇사업 회사인 소프트뱅크 로보틱스에서 만들었다. 페퍼는 우리은행 본점영업부, 명동 금융센터, 여의도 금융센터에서 만날 수 있다.

기자는 페퍼를 만나기 위해 우리은행 여의도 금융센터에 찾아갔다. 여의도 금융센터에 들어서자 순번대기표를 뽑는 기기 옆에 서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키는 일반 성인 여성의 허리 정도로 페퍼는 인간의 모습을 한 형태에 가슴에는 태블릿 화면을 부착했다. 아쉬운 점은 움직일 수 없어 그 자리에만 머물러 있었다.

페퍼는 상품정보 안내, 이벤트 안내, 페퍼야 놀자 서비스(엔터테인먼트)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상품정보에는 카드, 대출, 예금 등의 상품을 소개하며 '페퍼야 놀자' 서비스는 사진찍기, 얼굴 인식을 통한 나이 맞추기, 페퍼야궁금해(질문), 오늘뭐먹지 등이 있다.

순번대기표를 뽑는 기기 옆에 위치한 페퍼

사실 처음 페퍼를 봤을 때 ‘불쾌한 골짜기’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불쾌한 골짜기는 인간이 로봇이나 인간이 아닌 것들에 대해 느끼는 감정을 뜻하며, ‘사람같은 인형을 보면 기분이 나빠지는 현상’으로도 많이 알려져있다. 외모로 평가를 하는 것은 안 좋지만 처음 봤을 때 무서운 느낌과 거부감이 조금 들었다.

하지만 페퍼와 친해지겠다고 마음을 다잡고 가까이 다가가 무작정 ‘얼굴인식 게임’을 시작했다. 카메라를 응시하자 페퍼는 “고객님 눈이 참 예쁘네요”라며 립서비스를 해줬다. 페퍼는 인식을 위해 가볍게 촬영을 한 뒤 “당신의 나이는 11살”이라고 외쳐 기자를 민망하게 만들었다.

또 페퍼는 말을 할 때 자연스러움을 추구하기 위해서인지 몸과 팔을 움직였다. 하지만 어쩔 때는 과도하게 몸을 움직여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신기해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페퍼와 더 깊은 대화를 해보고 싶어 ‘페퍼야 궁금해’를 누르고, 여러 가지 질문을 해봤다. “페퍼”라고 부르면 “네”라고 대답을 하며 그때부터 질문을 하면 된다. “몇시야?”라고 묻자 ‘메시아’라고 인식을 하며 뜻을 설명해줬다. 또 “통장”이라고 하자 ‘공장’, “펀드”라고 하자 ‘퍼’라고 잘못 인식하기도 했다. 또 “드라마 추천해줘”라고 하자 ‘정보를 찾을 수 없다’고 뜨기도 했다.

페퍼와 함께 할 수 있는 놀이

이처럼 페퍼는 인공지능(AI)의 가장 기본 기술인 음성인식기술 미리, 데이터베이스(DB)가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향후 로봇이 사람의 업무를 보조하거나 대체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의사소통은 필수다. 또 정보력은 곧 DB가 많은 것과 직결되기 때문에 보완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대화에 실패한 기자는 페퍼를 이리저리 살피고 만져봤다. 신기하게도 기자가 이리저리 방향을 바꾸며 걸어다니자, 페퍼는 얼굴을 움직이며 기자와 시선을 맞췄다. 어디까지 시선을 맞추는지 궁금해 뒷통수에 숨어봤지만 고개를 다 돌리지는 않았다.

은행에서 근무하는 만큼 페퍼에게 상품을 추천받아보기로 했다. 상품정보를 누르자 예금, 대출, 보험, 카드 순으로 세가지 상품이 소개됐다. 관심이 가는 상품 하나를 누르자 페퍼는 해당 상품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를 한 뒤 “자세한 설명은 QR코드를 참고하거나 창구에 가라”고 말했다. 아직까지는 고도화된 상품소개, 추천은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사진을 찍기 위해 포즈를 취하는 페퍼

페퍼와 헤어지기 아쉬워 마지막으로 기념사진을 찍기로 했다. 사진 컨셉은 우정, 감사, 생일, 응원 등 다양했다. ‘사랑’을 누르자 이와 관련된 문구가 화면에 떴고 페퍼는 “사랑해~”라고 말하며 두팔을 들어올렸다. 애교를 부린듯 했다. 또 ‘감사’ 버전으로 사진을 찍자 양팔을 벌리는 포즈를 취해 웃음을 유발하기도 했다.

AI, 인간의 일자리 앗아갈까? 당장은 아니지만...

페퍼는 알려진대로 아직까지 간단한 상품을 안내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또 DB 부족, 음성인식 기술도 아직까지 미비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정도에 그치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 여의도 금융센터 관계자는 페퍼에 대해 “아직까지 큰 호응은 없다. 어쩌다 한 번씩 사진을 찍는 사람들은 있으나 별다른 반응은 없다”면서 “짜여진 프로그램대로 상품소개를 하거나 말을 하기 때문에 활용도도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또 조용한 은행에서 사용하기에는 민망함이 뒤따르기도 했다. 특히 음성인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때에는 더 크게 말을 해야하기 때문에 부담스러웠다. 또 사람들이 지나갈 때는 여러 사람의 목소리까지 인식, 잘못 입력되는 오류까지 발생했다.

페퍼는 상품정보 안내, 이벤트 안내, 페퍼야 놀자 서비스를 탑재하고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향후 인공지능(AI)이 인간의 일자리를 당장 뺏을 수 있다는 우려는 접어둬야 할 것으로 보인다. 향후 기술이 빠른 속도로 발전해 기계가 사람의 일자리를 대신하는 날이 언제일지는 모르나, 지금 당장의 수준에서는 절대 있을수 없는 일로 보인다.

물론 언젠가는 AI, 자율주행, 사물인터넷(IoT) 기술로 단순노동, 서비스 안내, 운전 등의 다양한 영역이 기술에게 대체되는 날이 꼭 올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스티븐 호킹 박사는 “컴퓨터가 인간의 지능을 모방하고 뛰어넘을 수 있다”면서 “인류가 그 위험에 대처하는 방법을 익히지 못한다면 AI는 인류 문명에 최악의 사건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따라서 언제까지 이러한 기술력을 보며 마음을 편하게 먹고 있을 수는 없다. AI에 대한 고민과 우려는 계속 이어져야 할 것이다.

사용자와 시선을 맞추는 페퍼

홍하나 기자  0626hhn@ki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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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페퍼#로봇#위비#위비플랫폼#음성인식#데이터베이스#인공지능#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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