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파수 반납제' 법안 발의...흔들리는 주파수 경매제
'주파수 반납제' 법안 발의...흔들리는 주파수 경매제
  • 백연식 기자
  • 승인 2017.11.29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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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효율적인 주파수 반납해 비용 회수...정부 "주파수 경매 제도 근간 흔들린다"

[키뉴스 백연식 기자] 이동통신사가 정부로부터 할당받아 사용하던 주파수를 반납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경매를 통해 구입한 주파수가 효율이 떨어지거나 일정 시간이 지나면, 사용한 만큼의 비용만 내고 반납하도록 하는 것이다. 정부의 주파수 경매 '장사'에 분명 마이너스 요인이 되는 법안이다. 얼마 전, 이동통신사업자들이 5G 주파수 경매에서 이통사 간 과도한 경쟁을 줄이는 방식을 정부에 제안하는 등 최근 주파수 경매 제도가 흔들리는 모양새다.

29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오세정(국민의당) 의원실에 따르면 오세정 의원은 지난 16일 주파수 반납을 골자로 하는 전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오세정 의원실 관계자는 “이통사가 주파수를 할당받은 지 3년이 경과한 시점에서 과기정통부 장관 승인을 얻을 경우 할당받은 주파수를 반납할 수 있는 내용의 전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며 “KT가 할당을 받았지만 사용하고 있지 않은 800MHz 10MHz 폭이나 와이브로 주파수 대역(2.3GHz)이 대상이 된다”고 말했다. 오 의원은 전파법 개정안에 담은 주파수 반납제도의 부작용을 막기 위해 이통사가 주파수 반납을 할 경우 전체 할당대가 중 2분의 1을 초과할 수 없도록 했다.

현재 전파법에 따르면 이통사가 주파수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 반납은 불가능하고, 정부가 주파수 할당 취소를 통해 회수하는 것만 가능하다. 주파수 반납과 취소를 통한 회수의 차이는 반납의 경우 반납 이후 주파수 할당 대가를 내지 않지만, 취소를 통한 회수는 주파수 할당 취소 이후에도 주파수 할당 대가를 계속 내야 한다. 만약 정부로부터 할당받은 주파수를 쉽게 반납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될 경우 주파수 경매 제도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법안 개정시 수혜 대상은 KT 800MHz 대역, 반납하면 앞으로의 주파수 할당 대가 내지 않아도 돼

KT의 경우 지난 2011년 주파수 경매를 통해 10년 사용 조건으로 800MHz 대역 10MHz 폭을 총 2610억원으로 할당받았다. 하지만 그 이후 망 구축을 하지 않고 있다. 정부는 2015년 1차 점검에서 KT에 투자이행에 대한 경고를 한 적 있다. 올해에 진행했던 2차 점검에서도 KT가 800MHz 대역 10MHz 폭에 망 구축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KT의 800MHz 대역의 할당 취소나 이용기간 단축에 대해 검토 중이다.

KT가 보유한 800MHz 대역 10MHz폭은 폭이 좁은 데다가 다른 대역과 CA(주파수 묶음 기술)가 어렵기 때문에 SK텔레콤이나 LG유플러스 등 다른 이통사도 크게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따라서 전파법에서 허용한 주파수 양도나 대여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현행 전파법에 따르면 주파수 할당 취소가 되거나 이용기간 단축이 된 경우에도 주파수 할당 대가를 내야 한다.

하지만 오세정 의원의 전파법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이야기는 달라진다. KT가 800MHz 주파수를 할당받은 지 3년이 경과했기 때문에 반납 자격이 생기기 때문이다.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고 2018년 KT의 800MHz 주파수 반납이 이뤄진다고 가정하면, KT는 앞으로 약 3년 동안의 주파수 할당 대가를 내지 않아도 된다.

국내 이동통신 3사 주파수 현황(이미지=LG유플러스)

정부는 주파수 반납제에 반대, 부작용 우려 있어

주파수 반납제에 대해 정부는 반대하고 있다. 주파수 반납제가 실행되면 주파수 경매제도가 흔들린다는 이유 때문이다.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기 위해 주파수 경매를 실시하는 것인데 사업자가 주파수를 할당받아 놓고 쉽게 반납해버리면 부작용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오세정 의원실이 개최한 토론회에서 허원석 과기정통부 전파정책기획과장은 “주파수 경매가격은 이용기간의 사용대가 개념이 아니라 주파수를 독점적으로 이용하는 권리에 대한 비용”이라며 “한 번에 다 받아야 할 돈을 편의상 나눠서 받는 것이다. 만약 사업자가 잘못했다면 그 돈은 그대로 내는 것이 맞지만 사업자 귀책이 있을 때는 국가에서 회수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주파수는 경매 방식이기 때문에 인기 주파수 대역의 경우 가격이 올라간다는 단점이 있다”며 “주파수 반납이 허용될 경우 다른 사업자의 주파수 확보를 방해하기 위해 자금력이 풍부한 사업자가 해당 주파수를 할당 받아놓고 취소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고, 또한 경매 대가가 지금보다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통사가 주파수를 할당받은 후 이용 효율성이 낮다고 판단하면 더 이상의 망 투자를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주파수 반납제에 대해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보는 관계자들이 많다.

최근 주파수 반납제 법안이 발의 되는 등 현행 주파수 경매 제도 개선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주파수 양도 및 임대 연도 제한, 좀더 규제를 풀어야

국내 전파법은 대가를 받고 할당한 주파수에 한해 주파수 이용권(배타적인 이용권)을 인정하고 있고, 3년 이후부터 주파수 이용권의 양도 및 임대를 허용하고 있다. 또한 주파수를 전국 망으로 할당했기 때문에 주파수 임대 부분이 활성화되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미국의 경우 주파수 임대가 활성화됐고, 주파수의 면허 관리자가 자시의 면허를 주파수 임차인에게 임대해주는 것이 법적으로 가능하다. 영국의 경우 전파 관련 통합법인 무선전신법을 통해 주파수 면허 및 거래를 관리하고 있고, 주파수 거래 활성화를 위해 거래안내 지침서를 마련해 거래가능 주파수에 대한 정보를 관리하고 있다. 미국과 영국의 경우 주파수 임대나 양도에 대한 연도 제한이 없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도 3년 제한의 주파수 이용권을 없애, 양도나 임대에 대한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주파수 반납의 경우 부작용이 분명히 존재하지만 양도나 임대를 활성화해 주파수 이용 효율성을 높이자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경우 LTE 주파수 거래가 가능했다면 다욱 다양한 주파수 전략이 펼쳐졌을 것”이라며 “지방에서 또는 섬 지역 일부에서 독특한 서비스들이 나오려면 주파수를 저렴하게 빌려 쓸 수 있는 제도 마련은 필요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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