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약정할인 인상에도 이통사 마케팅비 최대 '역설'...왜?
선택약정할인 인상에도 이통사 마케팅비 최대 '역설'...왜?
  • 정명섭 기자
  • 승인 2018.02.06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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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금 가입자 감소 추세에도 마케팅비 늘어...“시장 상황에 따라 유동적 사용”

[키뉴스 정명섭 기자] 2014년 10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 이후 이동통신사들의 마케팅 비용이 매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9월 선택약정 요금할인율 인상(20%→25%) 이후 지원금 대신 요금할인을 받는 가입자가 늘어나고 있으나, 지원금을 포함한 마케팅 비용은 도리어 증가한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부가 추진했던 단통법과 선택약정할인율 인상은 이통사들의 출혈 경쟁을 막아 결국 소비자들에게 혜택을 주기 위함이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들은 민간기업인 이통사의 매출 하락이 동반된다. 이 때문에 이통사는 정부 정책에 따른 매출하락을 막기 위해 오히려 지원금을 인상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된다. 표면적으로는 건전한 경쟁을 유도하는 정책이지만, 밑단에서는 기존의 치열한 경쟁이 여전하다고도 볼 수 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2017년 실적을 분석한 결과, 양 사는 모두 전년 대비 마케팅 비용이 증가했다. 마케팅비는 단말기 구매에 대한 지원금과 판매장려금, 광고비 등에 지출한 비용을 말한다.

SK텔레콤은 지난해 마케팅비로 3조1190억원을 사용했다. 2016년(2조9500억원) 대비 5.6% 늘어난 수치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이 2014년 10월 도입돼, 본격적으로 적용받은 2015년(3조600억원) 이후 연간 마케팅비 규모로는 가장 높은 수준이다.

영업수익 대비 마케팅비도 25%로, 2015년(24.3%)과 2016년(23.9%) 대비 최고치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마케팅비로 2016년 대비 11.2% 늘어난 2조171억원을 썼다. 이 또한 2015년(1조9987억원)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SK텔레콤, LG유플러스 연간 마케팅 비용 (자료=각 사 취합)

지원금(마케팅비)보다 요금할인 가입자 증가 추세

소비자는 스마트폰 구매 약정 시 지원금과 요금할인 25% 중에서 본인에게 유리한 것을 선택할 수 있다. 이 중 지원금은 이동통신사와 제조사가 함께 분담하는 것으로, 이동통신사는 이 비용을 마케팅비로 처리한다. 반면 요금할인은 매출 감소에 해당한다. 즉, 요금할인 가입자가 늘수록 마케팅비 지출은 줄일 수 있으나 이동전화 부문 수익이 그만큼 하락한다는 의미다.

지난해 9월, 정부의 가계통신비 절감 대책에 따라 이동통신 3사는 선택약정 요금할인율을 20%에서 25%로 늘렸다. 6만원대 요금제 기준, 2년간 요금할인액은 39만6000원이다. 이는 웬만한 지원금보다 높은 수준이다. 이에 요금할인율 인상 후 선택약정 요금할인 가입자는 더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SK텔레콤은 5일 2017년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요금할인 25% 가입자 증가로 매출, 수익감소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LG유플러스 또한 지난 1일 실적발표에서 요금할인율 인상 후 신규 가입자의 60%가 지원금 대신 선택약정 요금할인을 선택하고 있다고 전했다. LG유플러스의 선택약정 요금할인 누적 고객 수는 전체의 30% 수준까지 늘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집계에 따르면 선택약정 요금할인 가입자 수는 2016년 500만명에서 지난해 12월 1800만명을 넘어섰다.

2014년 10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 이후 이동통신사들의 마케팅 비용이 매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픽사베이)

비용과 매출 모두 증가하는 지원금이 이통사에 더 바람직

지원금 대신 선택약정 요금할인을 받는 가입자가 확대되고 있음에도 이동통신사의 마케팅비가 늘어난 이유는 무엇일까. 정부는 이동통신사들이 요금할인에 고객이 과도하게 몰리는 것을 막기 위해 지원금 수준을 상향했기 때문이라고 판단한다.

기업 입장에서 매출 감소(선택약정 요금할인)보다 비용(지원금)을 지출해 매출을 늘리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는 설명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선택약정 요금할인제도를 2년간 운영하면서 이동통신사의 지원금 변화를 지켜보니, 요금할인 수준에 맞게 지원금이 오르는 경향이 있다”라며 “지원금을 줄 경우 매출도 늘고 비용도 늘어나고 요금할인을 하면 비용은 줄일 수 있지만 매출은 늘지 않는다. 기업 입장에서 수익이 같을 경우 매출과 비용이 모두 늘어나는 것이 더 좋다”라고 말했다.

또한 선택약정 요금할인보다 지원금을 선택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중저가 단말기에 마케팅비가 더 많이 투입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고가 스마트폰은 선택약정 요금할인을, 중저가 단말기는 지원금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한 경우가 대다수다.

이동통신사들은 선택약정 요금할인 가입자가 증가한다고 해서 바로 마케팅비로 이어지지는 않는다고 설명한다. 신규 가입자 유치, 시장 경쟁 상황에 따라 마케팅비는 유동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유영상 SK텔레콤 코퍼레이트센터장은 “선택약정 가입자 증가에 따른 공시지원금 규모 축소 등은 마케팅 비용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을 수 있으나 플래그십 단말 출시 등 시장 환경에 따라 그 규모가 결정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혁주 LG유플러스 최고재무책임자(CTO)는 “2017년 매 분기 마케팅비는 증가했지만 매출도 증가했으므로 마케팅비가 늘어나는 것은 문제가 아니다”라며 “LG유플러스는 마케팅비용이 증가하더라도 가입자 순증을 이어가고 이를 통해 수익 성장할 수 있다면 그 방향을 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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