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비 내리면 주파수 할당대가 깎아줄게"...정부의 조건부 압박에 이통사 '난감'
"통신비 내리면 주파수 할당대가 깎아줄게"...정부의 조건부 압박에 이통사 '난감'
  • 백연식 기자
  • 승인 2018.02.22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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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뉴스 백연식 기자] 통신비 인하와 주파수 재할당 산정 및 전파사용료 감면을 연계시키는 정부의 방침에 이통3사의 머릿속이 복잡해지고 있다.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통신비 인하를 할 경우 주파수 재할당 대가 및 전파사용료를 감면하는 인센티브를 주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이통사들은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 경쟁사인 한 이통사가 통신비를 내렸을 경우, 같이 내려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중요한 것은 건전한 시장경쟁에 따른 통신비 인하가 아니란 점이다. 주파수 할당 및 전파사용료 등 이통사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는 정부의 지나친 시장간섭으로 인한 '울며겨자먹기식' 통신비 인하가 우려된다.

다만 통신비 인하 시 전파 관련 비용을 감면하는 방안이 시행되기 위해서는 시행령과 고시 개정안이 규제개혁위원회의 규제 심사에서 통과돼야 하는데, 규제 당사자인 이통사의 의견이 중요하기 때문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최근 정부는 통신비 인하 시 전파 관련 비용을 감면하는 인센티브를 제공해 통신사가 스스로 통신비를 인하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법적 절차를 진행 중이다. 지난 달 22일, 전파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 주파수 할당 대가의 산정 및 부과에 과한 세부사항 일부 개정 고시안과 주파수 할당 신청 절차 및 방법 등 세부사항 일부 개정 고시안을 입법 예고 및 행정예고 했다.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재할당 대가 산정시 통신비 인하실적 및 계획을 고려할 수 있도록 하는 것(안 제 18조)과 요금 감면 등을 고려해 전파사용료를 감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안 제 89조) 등이다. 현재 관계자들의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치는 과정에 있고, 이후 규제 심사, 법제 심사 등을 거쳐 확정된다.

류제명 과기정통부 전파정책국장은 “통신비 인하를 추진하기 위해 이통사가 자발적으로 요금 인하를 할 경우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을 도입했다”며 “이통사에게 혜택을 주는 법안”이라고 말했다.

5G 주파수 경매에는 통신비 인하 연계 없어, 재할당 대가와 전파사용료에 적용

오는 6월 과기정통부는 5G 주파수 대역인 3.5㎓와 28㎓ 대역을 경매로 진행할 계획이다. 5G 주파수 경매의 경우 지난 2016년 LTE 경매와 달리 제로 베이스 상태에서 진행되는 데 이번 통신비 인하 연계 방안에 포함되지 않는다.

과기정통부 주파수정책과 관계자는 “입법 예고되는 제도 개선안의 경우 통신비 인하와 연계되는 것은 주파수 재할당 대가 산정 및 전파사용료”라며 “오는 6월 열릴 예정인 5G 주파수 경매에는 해당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통신비 인하 연계 대상인 주파수 재할당 대가 산정 및 전파사용료의 경우 구체적인 산정방식이나 얼마나 최대로 감면될 수 있는 지 등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즉, 통신비 인하와 주파수 재할당 대가와 전파사용료에 연계한다는 정부의 방침만 결정된 것이다.

이통사 관계자는 “LTE 주파수 대역의 대부분은 2021년에 사용기간이 종료된다”며 “이 대역들은 경매 없이 다시 재할당 될 가능성이 있는데, 이통사에게 주파수 재할당 대가는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개정안 통과 되기 위해서는 규개위 규제 심사 넘어야

입법예고 및 행정예고 된 시행령 및 고시안은 의견 수렴 기간을 거쳐 국무조정실 산하 규제개혁위원회의 규제 심사를 받는다. 정부의 규제가 지나치지 않는 지 여러 관계자의 의견을 검토해 규개위에서 심사를 하는 것이다. 만약 시행령 및 고시안 개정안이 규제가 지나치다고 판단될 경우 규개위의 문턱을 넘지 못해 시행되지 않는다. 규개위는 규제 당사자인 이통사의 의견을 중요하게 고려할 수 밖에 없다.

이에 따라 규개위의 규제 심사에서는 통신비 인하와 주파수 재할당 산정 및 전파사용료 감면을 연계시키는 정부의 개정안이 인센티브인지, 아니면 사실상의 규제일지 여부가 중요한 변수로 적용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이통사들도 이 안을 두고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통사 고위 관계자는 “정부가 통신비 인하 시 전파 관련 비용을 감면하는 인센티브 법안의 경우 아직 구체적인 산정방식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입장”이라며 “통신비 인하를 할 경우 생기는 손해액보다 통신비 인하시 받는 인센티브가 더 적을 수 있기 때문에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이통사 관계자는 “통신비 인하를 할 경우 그 손해액을 주파수나 전파 사용료를 통해 보전받는다고 해도 이통사 입장에서는 정부의 의지에 골치 아플 수 밖에 없다”며 “정부가 시장에 한번 개입할 경우, 이 일이 계속 반복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어떻게든 통신비를 인하시키겠다는 정부의 의지로 보면 된다”며 “이통사의 경우 셈법이 복잡해지기 때문에 여러 고민이 이어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미지=LG유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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