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무조건 보편요금제" vs 이통사 "요금제 개편으로 혜택"
정부 "무조건 보편요금제" vs 이통사 "요금제 개편으로 혜택"
  • 정명섭 기자
  • 승인 2018.02.23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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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비 인하 방안서 의견 차 '극명'...이통사 "가격경쟁 어려워"

[키뉴스 정명섭 기자] 이동통신 3사가 최근 기존 요금제를 확대‧개편하는 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정부의 통신비 인하 압박 속에 가격 인하 대신 요금제 개편으로로 대응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이와 달리 정부는 저가요금제 영역에서도 가격 인하와 서비스 혜택 강화를 요구하고 있다. 양 측의 통신비 인하를 위한 방법론이 달라 추후 보편요금제 도입 논의 등에서 계속 마찰을 빚을 전망이다.

23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최근 이동통신 3사는 기존 요금제의 서비스 혜택을 확대·개편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전날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속도·용량 걱정 없는 데이터 요금제’를 선보였다. 기존 이동통신사들의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는 일 단위, 월 단위로 데이터 사용량 제한을 두었다. 기본 데이터 제공량을 소진하고 매일 2GB씩 제공되는 데이터도 모두 사용하고 나면 속도 제한에 걸려 실질적인 의미의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는 아니었다. LG유플러스는 이 모든 제한을 푼 8만원대의 완전한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출시한 것이다.

여기에 월 데이터 40GB를 가족과 지인 등과 공유할 수 있는 나눠쓰기 기능을 넣었다. 일각에서는 이동통신시장의 판도를 흔들 수 있는 진일보한 요금제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LG유플러스는 “기존의 무제한 요금제 가입자를 대상으로 불편함을 파악한 결과, 속도나 데이터량 제한에 대한 불만이 있었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말부터 주요 요금제의 혜택을 강화해왔다. 지난해 11월 약정을 하지 않는 고객에게 데이터를 두 배 가량 주는 요금제를 선보였다. 10만원대 요금제를 8만원대 요금제로 개편하고, 선택약정 요금할인 20%에서 25%로 재약정하는 고객에게 위약금을 유예하는 제도도 이동통신사 중 가장 먼저 시행했다.

SK텔레콤과 KT도 최근 요금제를 개편에 나서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12월 12시간 단위 로밍 요금제를 선보였다. 기존 로밍 요금제는 24시간 단위로 설계돼, 여행 마지막 날 오후 12시에 출국하더라도 1일치 요금을 내야하는 점을 개선한 것이다.

KT도 올해부터 8만원대, 10만원대 요금제 가입 고객에 태블릿PC 등 세컨디바이스와 올레tv 모바일 등의 전용 데이터롤 별도로 제공하는 미디어팩 혜택을 추가로 제공하기 시작했다.

이동통신 3사 요금제 개편 현황 (자료=각 사)

이동통신사 "가격 경쟁은 어려워", 정부 “무조건 보편요금제”

이동통신 3사의 이같은 요금제 개편은 보편요금제 도입 없이도 통신비를 낮출 수 있는 방안이 있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실제로 이동통신사들은 정부의 통신비 인하 정책 논의기구인 가계통신비 정책협의회(이하 협의회)에서 보편요금제 도입에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통신비 인하는 다양한 방법으로도 실현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반면 정부는 이동통신사의 요금제 개편 등은 보편요금제 도입과 별개의 사안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 통신비 인하로 간주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협의회를 운영하며 이동통신사가 보편요금제 수준의 통신비 절감 대책을 마련하면 보편요금제 도입을 추진할 필요가 없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는 정부와 이동통신사의 통신비 인하에 대한 방법론적 차이에 기인한다. 정부는 보편요금제 도입을 추진하는 이유로 ▲국민의 통신비 부담 경감 ▲고가요금제와 저가요금제 가입자간 차별 심화 등을 내세웠다. 즉 기존 서비스의 혜택 확대가 저가요금제에도 적용돼야 하며, 가격 자체도 낮추라는 의미다. 이동통신 3사간 시장경쟁이 제한적이니 정부가 직접 개입하겠다는 의지가 포함돼 있다.

전성배 과기정통부 통신정책국장은 “정부의 목표는 고가요금제와 저가요금제 간 혜택 차이를 줄여 전체적인 요금제 혜택을 강화한다는 것”이라며 “이 목표에 부합하면 보편요금제를 도입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보편요금제보다 더 좋은 혜택이 있다는 점을 고객이 동의할 정도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동통신사는 현재로선 가격 경쟁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9월부터 선택약정 요금할인율(20%→25%)이 인상되면서 매출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는 기존 20%의 선택약정 요금할인 가입자가 25%로 넘어가는 수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이동통신사들이 저가요금제의 혜택 강화, 가격 인하 등은 알뜰폰업계의 영역이라고 인식하고 있다는 점도 정부의 방향성과 배치돼 추후 통신비 인하 논의에서 계속 마찰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LG유플러스 PS부문장인 황현식 부사장은 "선택약정 할인율이 올라가면서 성장성에 빨간불 켜져 가격 경쟁은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라며 "대신 고객에게 불편함 없는 요금제를 설계하면서 편의 도모하는 것이 현재까지의 방향"이라고 말했다.

정부와 이동통신사가 통신비 인하를 위한 방법론이 달라 추후 보편요금제 도입 논의 등에서 지속적으로 부딪힐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22일 열린 가계통신비 정책협의회 마지막 회의.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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