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 고가요금제에만 혜택 강화...'보편요금제' 도입 부추긴다
이통사, 고가요금제에만 혜택 강화...'보편요금제' 도입 부추긴다
  • 정명섭 기자
  • 승인 2018.03.13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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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금할인율 인상으로 고가요금제 가입자 유치 중요

[키뉴스 정명섭 기자] 정부가 오는 6월 보편요금제 법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인 가운데, 이동통신 3사는 기존 요금제의 혜택을 강화하는 등 자발적 통신비 인하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요금제 개편이 고가요금제에 집중되면서, 오히려 정부의 보편요금제 도입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의 보편요금제 도입을 위한 대표적인 논리가 저가요금제와 고가요금제간 혜택 편차를 줄이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동통신 3사는 선택약정 요금할인율 인상, 취약계층 요금감면 등으로 감소하고 있는 매출을 만회하기 위해 고가요금제 가입자 유치가 불가피하며 저가요금제 개편 시 알뜰폰 생존까지 위협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13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이달부터 요금제 개편을 위한 논의를 시작한다. 앞서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8’에 참석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스페인 바르셀로나 현지 기자간담회에서 “MNO에 혁신적인 변화를 요구했다. 3월 중에 완전 새로운 결과물이 나올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당시 SK텔레콤 측은 3월 중에 실질적인 요금제를 내놓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논의를 시작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지난 5일 무약정 고객에게도 요금납부, 할부원금 납부 등에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를 제공하고, 선택약정 할인반환금의 경우 시간이 지나면 부담이 줄어들도록 하는 등 약정 제도를 개편한 바 있다.

KT도 새로운 요금제를 마련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최종 승인을 앞두고 있다. 고가요금제의 데이터 제공량 확대 등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T는 8만원대, 10만원대 요금제 가입 고객에 태블릿PC 등 세컨디바이스와 올레tv 모바일 등의 전용 데이터롤 별도로 제공하는 미디어팩 혜택을 추가로 제공하는 안을 올해 1월부터 시작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달 22일 속도 제한 없는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속도‧용량 걱정 없는 데이터 요금제(월 8만8000원)’을 출시했다. 기존 이동통신사들의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는 일 단위, 월 단위로 일정 데이터 사용량에 제한을 두었으나 이를 과감히 풀었다. 실질적인 의미의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인 셈이다.

이동통신 3사 요금제 개편 현황 (자료=각 사 취합)

이동통신사들이 자발적으로 통신비를 내리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분석된다. 먼저 과기정통부가 이동통신사의 통신비 인하 실적과 계획 등에 따라 전파사용료, 주파수 재할당 대가를 깎아주는 제도를 이르면 4월 중 시행할 예정이다.

이동통신 3사는 지난해 주파수 할당 대가(경매 대가+대가 할당)로 8013억원을 사용했고, 2000억원대의 전파사용료(2016년 2451억원)를 납부한 것으로 추산된다. 주파수 할당 대가와 전파사용료 등으로 연 1조원 가량을 사용하고 있는 이동통신 3사가 어느 정도는 부담을 완화할 수 있게 된 셈이다.

두 번째 요인은 정부의 보편요금제 도입이다. 이동통신 3사는 요금제 개편으로 보편요금제 도입 없이도 통신비를 낮출 수 있는 방안이 있다는 것을 강조할 수 있다. 또한 ‘통신비가 너무 비싸다’는 여론도 일부 완화할 수 있다.

실제로 이동통신사들은 정부의 통신비 인하 정책 논의기구인 가계통신비 정책협의회(이하 협의회)에서 보편요금제 도입에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통신비 인하는 다양한 방법으로도 실현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정부는 저가요금제 개편 원해

그러나 이동통신사의 최근 요금제 개편의 움직임이 고가요금제에 집중돼, 보편요금제 도입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보편요금제 도입을 추진하는 가장 큰 이유는 ‘고가요금제-저가요금제 가입자간 차별 해소’이기 때문이다.

전성배 과기정통부 통신정책국장은 “정부의 목표는 고가요금제와 저가요금제 간 혜택 차이를 줄여 전체적인 요금제 혜택을 강화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동통신 3사는 고가요금제 혜택 강화에 집중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정부 정책에 따라 선택약정 요금할인율 인상(20%→25%), 취약계층 요금 감면 등으로 가입자당평균수익(ARPU)의 하락 압박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9월 요금할인율 인상 후 이동통신 3사의 선택약정 가입자가 증가하면서 ARPU의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동통신 3사 ARPU 현황 (자료=각 사 취합)

KT는 지난해 4분기 신규 가입자 중 공시지원금 대신 선택약정 요금할인을 선택한 비율이 전분기 대비 15%포인트 증가한 59%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누적가입자는 전체의 32.1% 수준이다. 요금할인율이 인상된 결과다.

LG유플러스 또한 요금할인율 인상 후 신규 가입자의 60%가 공시지원금 대신 선택약정 요금할인을 선택했다. 이 회사도 선택약정 요금할인 누적 가입자는 전체 가입자의 30%까지 늘어났다고 전했다.

이 상태라면 올해도 이동전화 매출 하락은 불가피하다. 이동통신 3사가 이를 방어하기 위한 수단으로 ‘고가요금제 혜택 확대→고가요금제 가입자 유치’ 카드를 꺼내든 이유다.

이에 향후 이동통신 3사의 요금제 개편안 중 저가요금제의 변화가 보편요금제 도입에 하나의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저가요금제 혜택 증가가 오히려 알뜰폰의 생존을 어렵게 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동통신사의 한 관계자는 “이동통신사들이 저가요금제를 개편하면 알뜰폰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고, 알뜰폰 생존 얘기가 나오면 망 도매대가 인하 이슈가 재차 불거질 수 있다”라며 “저가요금제는 알뜰폰에게 맡기고, 이동통신사는 고가요금제의 혜택을 강화하는 것이 시장 전체적인 관점에서 바람직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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