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기자간담회 "배터리 생산에 레이저 쓰임 확대"
스태킹 장비만 삼성SDI 바인딩

김광일 필에너지 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회사 목표를 밝히고 있다. 사진=필에너지
김광일 필에너지 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회사 목표를 밝히고 있다. 사진=필에너지

“4680(지름 46㎜, 높이 80㎜) 원통형 배터리의 탭리스 공정을 위해 레이저 노칭 기술이 적용되고, 앞으로 양극 유지부 노칭에도 레이저 기술이 확대 도입될 예정입니다.”

김광일 필에너지 대표는 29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IPO(기업공개)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2차전지 생산 공정에서 레이저 장비의 쓰임새가 늘어날 전망이라고 밝혔다. 필에너지는 원래 디스플레이용 레이저 장비업체 필옵틱스의 100% 자회사였다. 그러다 지난 2020년 삼성SDI가 유상증자를 통해 20% 지분을 취득하면서 2대 주주로 참여했다. 삼성SDI 역시 2차전지 생산 공정에서 레이저 장비의 가치를 높게 평가한 셈이다. 

이번에 IPO를 통해 신규 자금이 유입되면 해외 법인 설립과 신공장 건설 등 생산능력 증대를 위해 사용할 계획이다. 

필에너지의 주력 장비는 레이저 노칭 설비다. 금속박에 활물질을 올린 양극⋅음극은 전류가 흐르는 길인 ‘탭’ 형태대로 금속박을 잘라줘야 한다. 이를 노칭 공정이라고 하며, 기존에는 날카로운 칼날을 이용한 프레스 방식으로 찍어 눌러 탭을 형성했다.

그러나 프레스 방식은 공정이 진행될수록 칼날이 무뎌지고, 이를 다시 빼서 예리하게 깎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 이에 배터리 셀 업체들은 레이저를 이용해 노칭 장비 유지보수 기간을 단축하는 방법을 강구해왔다. 레이저 노칭은 레이저를 방출하는 소스를 갈아 끼우는 것으로 유지보수가 끝난다. 

/사진=필에너지
/사진=필에너지

김 대표는 “기존에 깔려 있는 라인 외에 신설되는 생산라인에는 레이저 노칭 공정이 적극 도입되고 있다”며 “레이저 설비 가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흄(연기)과 비산물을 제어하는 게 경쟁력”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이른바 ‘탭리스(Tab-less, 탭이 없는)’ 기술이 적용되는 4680 원통형 배터리 라인에는 노칭 공정이 필요 없을까. 그렇지 않다. 테슬라가 4680 규격을 발표하며 소개한 탭리스 기술은 원통형 배터리에 추가로 붙여주던 탭을 전극과 일체화 시킨다는 의미다. 단어 그대로 탭이 없는 형태는 아니며, 전극 끝부분을 탭 모양으로 가공하는 노칭이 필요하다. 

필에너지는 4680 원통형 배터리용 권취기(두루말이 형태로 감아주는 장비)에 장착할 수 있게 모듈 타입의 레이저 노칭 설비를 개발 완료했다. 앞으로는 권취기까지 일체형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개발을 진행 중이다. 

필에너지는 현재 경기도 오산 1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연말 2공장이 완공된다. 1⋅2공장을 합쳐 연매출 5000억원에 해당하는 장비를 생산할 수 있다. 김 대표는 “장기 성장 전망을 감안하면 1⋅2공장 생산능력도 부족해 추가 부지를 물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기준 필에너지 매출(약 1897억원)은 대부분 삼성SDI 향이다. 올해 해외 M사가 신규 고객사로 합류했고, N사⋅T사 등도 이 회사 장비 도입을 검토 중이다. 필에너지의 주력 장비 중 스태킹(전극을 쌓는) 장비만 삼성SDI와 바인딩(공동개발) 되어 있고, 노칭 및 권취기는 필에너지가 독자 개발했다. 삼성SDI 외 배터리 업체로의 공급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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