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엔비디아 CEO. /사진=엔비디아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사진=엔비디아

 

인공지능(AI) 반도체의 대표 주자인 엔비디아가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또 다시 ‘깜짝 실적’을 발표했다. 실적 기대감으로 정규 거래에서 주가가 3% 넘게 급등하며 뉴욕증시 전반을 상승세로 이끈 엔비디아는 실적 발표 뒤 시간외 거래에서 10% 가까운 폭등세를 기록했다. 특히 현재 세계적으로 극심한 품귀 현상을 빚으며 ‘사재기’까지 촉발한 AI 반도체 출하량을 내년에는 3배 이상 늘리기로 해 엔비디아의 거침없는 실적 행진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엔비디아는 지난 23일(현지 시각) 회계연도 2분기(5∼7월) 기준 135억1000달러(18조225억원)의 매출과 주당 2.70달러(3604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1%, 429% 각각 급증한 수치다. 순익 전체 규모는 61억9000만달러였다. 매출은 1년만에 88%, 순익은 무려 9배 넘게 폭증했다.

매출은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 112억2000만달러를 20% 웃돌고, 주당순이익은 전망치 2.09달러보다 30%나 상회했다.

3분기 전망도 장밋빛이다. 엔비디아는 3분기 매출을 약 160억달러(21조3600억원)로 추정했는데, 이는 월가 예상치 126억1000만달러를 20% 이상 웃도는 수준이다.

엔비디아의 실적 행진은 전 세계적으로 생성형 AI가 붐을 타면서 H100과 A100으로 대표되는 최신 AI 칩이 이끌었다. 이들 칩의 수요를 반영한 엔비디아 데이터 센터 사업 부문 2분기 매출은 103억20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171% 증가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알파벳, 아마존, 메타플랫폼스 등 클라우드, 인터넷 업체들이 AI 확산 속에 엔비디아의 AI 반도체를 쓸어 담고 있다. 게임 사업 부문 매출도 24억9000만달러로 작년 같은 분기 대비 22% 늘었다.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보도자료에서 “새로운 컴퓨팅 시대가 시작됐다”며 “전 세계 기업들이 가속 컴퓨팅과 생성형 AI로 전환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적 발표 후 엔비디아 주가는 뉴욕 증시 시간외 거래에서 9% 이상 급등하며, 사상 처음 510달러(68만원)까지 치솟았다. 엔비디아의 주가가 1000달러에 이를 것이란 예상도 나왔다. 이날 IT 전문 컨설턴트 피터 코언은 포브스에 기고한 칼럼에서 “엔비디아는 빠르게 성장하는 산업을 타깃으로 하고 있고, 현재 엔비디아의 경쟁 우위는 계속해서 시장 선두주자로 남게할 것”이라며 주가가 1000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엔비디아는 극심한 품귀 현상을 빚고 있는 AI 칩(GPU) 출하량을 내년에는 3배 이상 확대하기로 했다.

23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FT)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내년 대만 TSMC에 위탁생산을 맡길 차세대 GPU H100의 출하량을 150~200만대로 책정할 계획이다. 올해 55만대 생산될 예정인데 생성형 AI의 인기로 인해 수요가 폭증하면서, 이미 올해 말까지 생산 물량은 전부 매진된 상태다. 그나마 내년에는 GPU 출하량이 적어도 3배 이상 늘어나는 셈이다.

올해 H100의 극심한 품귀 현상은 기업, 심지어 정부 기관들까지 나서 사재기 경쟁을 불러일으켰다.

앞서 사우디아라비아 왕국, 아랍 에미리트(UAE) 정부 등은 수천대의 엔비디아 GPU를 구매하기로 했고, 최근 영국 정부도 1억파운드(약 1700억원)의 예산을 지출해 5000대의 H100 GPU를 공급받을 계획을 수립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H100의 초기 가격은 3만6000달러(약 4800만원)로 책정됐다. 그러나 제한된 GPU 물량을 확보하려는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최근 가격은 4만달러에 근접한 상황이다. 이베이 등 중고 온라인 플랫폼에서는 GPU 한 대당 5만달러(6675만원)에 되팔리기도 했다.

나아가 엔비디아는 내년 대형 AI 모델 연산에 특화된 컴퓨팅 시스템인 ‘GH200’을 선보일 전망이다. GH200은 일명 슈퍼 CPU인 그레이스 칩과 H100 GPU를 함께 탑재한 최첨단 AI 컴퓨터다.

특히 그레이스 칩은 ARM이 설계한 최신 CPU 코어 ‘네오버스 V2’ 144개를 배열해 경쟁사 대비 압도적인 AI 처리 성능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 제품인 HBM3E를 탑재해 데이터 이동 속도도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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