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오픈AI와 로봇 스타트업 피규어AI가 협력해 만든 휴머노이드 로봇이 사과를 집어 개발자에게 건네고 있다.=피규어AI 유튜브 영상 캡처
▲미국 오픈AI와 로봇 스타트업 피규어AI가 협력해 만든 휴머노이드 로봇이 사과를 집어 개발자에게 건네고 있다.=피규어AI 유튜브 영상 캡처

 

챗GPT 개발사 오픈AI와 로봇 스타트업 피규어AI가 협력해 만든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피규어 01’의 영상이 지난 13일(현지시간) 공개됐다.

2분 35초 정도 분량의 영상에서 먼저 한 남성이 피규어 01에게 “무엇이 보이냐”고 묻자, 피규어 01은 “테이블 가운데 접시 위에 빨간 사과가 보이고, 컵과 접시가 담긴 식기 건조대, 테이블에 손을 얹고 근처에 서 있는 당신이 보인다”고 대답했다.

생성형 인공지능(AI) 챗봇을 적용해 인간과 실시간으로 대화하고 상황에 맞게 행동하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마침내 현실에 등장한 것이다. 인간의 명령을 이해하고 직접 물건을 찾아서 건네주는가 하면 도움이 되는 작업을 스스로 파악하고 수행하는 모습에 많은 이들은 가히 ‘충격적인 기술’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피규어AI가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를 통해 공개한 이 영상에서 이후 남성이 “먹을 것을 줄 수 있느냐”고 말하자 피규어 01이 “물론”이라며 테이블 위에 있던 사과를 집어 건넸다. 또 남성이 테이블에 쓰레기 봉투를 올려놓으며 로봇에게 “이 쓰레기를 치우면서 왜 네가 좀 전의 (사과를 건넨) 행동을 했는지 설명하라”고 했다. 그러자 피규어 01은 쓰레기를 바구니에 담으며 “내가 당신에게 사과를 준 이유는 테이블에 있던 유일한 음식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휴머노이드 로봇의 반응이 너무나 사람과 유사한 모습을 보이자 기술발전 속도가 예상보다 훨씬 빠르다며 ‘충격적’이란 반응이 나왔다.

이 영상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피규어01은 시각으로 물체를 인식할 수도 있다. 피규어01은 ‘지금 앞에 있는 그릇들을 어디로 옮겨야 할 것 같느냐’는 질문에 “식기 건조대에 들어갈 것 같다”고 답했다. ‘건조대에 넣어줄 수 있냐’고 주문하자 “물론이다”고 답하면서 컵과 접시를 건조대로 옮겼다.

피규어의 최고 경영자 브렛 애드콕은 X를 통해 “로봇의 속도가 극적으로 빨라져 인간의 속도에 근접했다”며 “오픈AI는 시각적 추론 및 언어 이해 기술을 제공했고 피규어는 빠르고 민첩한 로봇 동작 기술을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피규어AI는 보스턴다이내믹스와 테슬라 출신 엔지니어들이 지난 2022년 설립했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 오픈AI, 엔비디아, 아마존, 인텔 등으로부터 6억7500만달러(약 8900억원)의 대규모 시리즈B 투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삼성전자와 LG이노텍도 투자했다. 지난해 3월에는 첫 번째 휴머노이드 로봇 ‘피규어 1’을 선보이며 일찌감치 주목받은 바 있다.

이번 영상을 접한 업계에서는 수년내 휴머노이드 로봇이 상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차세대 로봇 시장을 둘러싼 주요 기업들의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우선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던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CEO는 지난달 24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X에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가 걷는 1분18초 분량의 영상을 공개했다. 테슬라가 개발 중인 2세대 옵티머스가 사람처럼 두 발로 연구실을 걸어 다니는 모습을 영상에 담았다. 로봇이 사람처럼 셔츠를 접고 달걀을 집어 드는 영상도 있었다.

머스크는 2~4년 이내에 2만달러 안팎의 가격에 휴머노이드 로봇을 선보인다는 복안이다.

다른 빅테크도인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은 지난해 10월 시애틀 물류창고에 휴머노이드 로봇 ‘디지트’를 배치해 인간과 함께 작업하는 시범 사업을 하고 있다. 디지트는 아마존이 투자한 어질리티로보틱스와 협업해 만든 로봇이다.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의 성장 잠재력은 크다. 글로벌 조사업체 프레시던스리서치에 따르면 2022년 16억2000만달러 수준이던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은 2027년 173억달러, 2032년엔 286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2030년대 들어서면 ‘1가구 1로봇’ 시대가 열린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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