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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보면 복잡한 IoT 반도체, 한번에 개발하는 방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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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보면 복잡한 IoT 반도체, 한번에 개발하는 방법은?
  • 김주연 기자
  • 승인 2020.08.18 17: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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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인터넷(IoT) 제품 개발 엔지니어들은 늘 고민이다.

IoT 기기는 보통 작고 전력소모량도 제한적이다. 유행에 따라 들어가는 기능도 매번 바뀐다. 개발자 입장에서는 작은 공간에 다양한 기능을 집어넣되, 이 모든 작업을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완료하고 검증까지 해야한다. 

 

IoT, 다른 말로 하면 멀티 도메인 시스템

PC나 서버에는 그래픽 정보 같은 부동소수점 연산을 처리하는 그래픽처리장치(GPU), 정수 연산을 하는 중앙처리장치(CPU), 이들의 온도를 재는 온도 센서와 전력 모듈, 메모리 등이 모두 하나의 모듈 형태로 장착된다. 

 

IoT 센서 블록 다이어그램. 기사와는 무관하지만, 대부분의 IoT 기기들은 이처럼 복잡한 기능들이 한 데 묶여있다./도시바일렉트로닉스

이와 달리 IoT 기기는 완제품이 PC에 들어가는 부품 모듈보다도 작은 크기다. 이 안에 미세전자기계시스템(MEMS), 센서, 아날로그·혼성신호(AMS), 연산(Logic), 무선통신(RF) 기능 등 가능한 한 많은 기능을 담아야 한다. 

완성품 제조사가 모듈이나 개별 소자(discrete) 대신 시스템온칩(SoC)이나 시스템온패키지(SiP)를 선호하는 건 이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IoT는 단가 경쟁도 강하기 때문에 완성품 제조사들이 직접 SoC나 SiP를 설계하기도 한다”며 “저가의 설계자산(IP)과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개발 툴 등을 통해 지출을 최대한 줄이면서 자사가 개발하려는 기기에 최적화된 SoC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각 모듈이 별도로 신호를 처리해 중앙 연산 장치인 CPU로 보내는 PC와 달리 SoC에서는 각 기능을 하는 회로 블록(Block)이 거의 동시에 각자 신호를 받아들여 처리하고 이를 결합해 판단한다. 기능별로 입출력 신호 데이터의 형식이 다르기 때문에 이같은 ‘멀티 도메인 시스템’을 한 번에 설계하기란 쉽지 않다.

스마트홈에 쓰이는 온·습도 센서를 예로 들어보자. 이 기기는 온도와 습도를 재는 감지(Sensing)부와 감지부에서 온 신호를 디지털로 바꿔주는 아날로그부, 디지털 신호를 해석하는 연산부, 그리고 이를 무선 신호로 바꿔 중앙 클라우드나 관제 시스템으로 전송해주는 RF부로 구성된다. 

감지부에서 두 전극의 저항 차이를 알아내 아날로그 신호 처리 블록에 보내면 아날로그 부에서 이를 디지털로 변환해 연산부에 보내고, 연산부는 이를 처리해 RF부로 보낸다. RF부는 이 신호를 무선 신호로 바꿔 송출한다. 

만약 이 각 회로 블록을 서로 다른 개발도구로 설계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설계 팀은 각 회로 블록의 설계를 끝낸 다음 칩 레이아웃(Layout)을 정하고, 구성요소의 시뮬레이션을 모두 수행해야한다.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프로그램을 만들고 테스트하면, 설계 팀에서 이를 기반으로 각 회로 블록을 개념증명(PoC)해야한다. 그 다음이 인쇄회로기판(PCB) 설계다. 

아무리 설계자동화(EDA) 툴이 서로 호환성을 가지고 있다 해도, 서로 다른 회사에서 만들었다면 개발 기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 마이크로소프트(MS) 워드 프로그램에서 한글과컴퓨터의 ‘아래아한글’로 쓰여진 문서를 열려면 별도 프로그램을 깔아야하는 것처럼 불필요한 변환 작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테스트와 검증, 그리고 문제를 발견한 후 수정하는 것도 복잡해진다.

 

칩부터 인쇄회로기판(PCB)까지, 하나의 플랫폼에서 만들다

멘토, 지멘스비즈니스의 IoT 설계 솔루션./멘토, 지멘스비즈니스
멘토, 지멘스비즈니스의 IoT 설계 솔루션./멘토, 지멘스비즈니스

멘토, 지멘스비즈니스의 ‘태너(Tanner)’ 제품군은 멀티 도메인 시스템에 최적화된 개발도구다. IC 설계부터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PCB 설계까지 하나의 플랫폼에서 작업할 수 있고 SoC 설계나 다중 다이(die) 설계 모두에 활용할 수 있다.

무엇보다 시스템을 탑다운(Top-down) 방식으로 설계할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IoT 기기의 경우 특히 기기의 형태가 제각각이고 들어가는 기능도 시시때때로 바뀌다보니 PC나 서버에서 쓰는 바텀업 설계 방식 대신 전체 구조를 먼저 결정한 뒤 하위 구성을 정하는 탑다운 설계 방식을 많이 활용한다.

다른 EDA툴 업체들이 MEMS, 디지털, AMS, RF, 포토닉스 등 각 기능별 개발도구를 제공하고 있는 것과 달리 멘토의 ‘태너’는 하나의 플랫폼에서 각 회로 블록 혹은 다이(die)를 개발할 수 있다. 

 

멘토, 지멘스비즈니스의 ‘태너’ 플랫폼은 MEMS, 디지털, 아날로그/혼성신호(AMS)까지 다양한 회로 블럭의 개발을 지원한다./멘토, 지멘스비즈니스
멘토, 지멘스비즈니스의 ‘태너’ 플랫폼은 MEMS, 디지털, 아날로그/혼성신호(AMS)까지 다양한 회로 블럭의 개발을 지원한다./멘토, 지멘스비즈니스

MEMS는 상보성금속산화물반도체(CMOS) 공정의 로직 IC와 달리 독특하고 불규칙한 모양을 가졌다. 전자 기술과 기계 엔지니어링 기술이 결합됐기 때문이다. 태너에서는 MEMS 레이아웃 편집기 ‘L-Edit MEMS’와 설계 오류 검사 기능인 ‘L-Edit MEMS Plus’, 3D 모델링, 시스템 레벨 시뮬레이션 등을 지원한다. 

특히 ‘L-Edit MEMS Plus’ 기능은 어떤 설계건 오류를 쉽게 찾아내 수율을 개선할 수 있다. 대부분의 MEMS 기술이 각 업체별로 자체 개발되고 서로 차이가 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유용하다. 프로그램을 가동하면 레이아웃 프로그램에서 자동으로 화면을 오류가 난 위치로 옮겨주고, 이에 대한 보고서를 보여준다. 

범용 아날로그·혼성신호 IP를 라이선스하는 대신 자체 IP를 개발하려는 업체에게도 유용하다. 특히 최근 자동차·의료 등으로 IoT의 범위가 확장되면서 자체 IP 개발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범용 IP 중 자동차·의료 산업에서 요구하는 안전성을 만족하는 IP가 드물고 가격도 비싸기 때문이다. 

멘토는 이를 위해 ‘태너 AMS IC’ 설계를 지원한다. 회로도 지정부터 시뮬레이션, 파형 검증, RTL(Register Transfer Level) 합성, 레이아웃, 물리적 검증, 테이프아웃에 이르기까지 설계 과정의 처음부터 끝까지 ‘태너’라는 하나의 플랫폼에서 진행할 수 있다. 각 툴은 파운드리의 검증을 통과했기 때문에 테이프아웃과 양산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이 적다.

RF 또한 다른 EDA 툴을 활용할 필요가 없다. RF는 표준이 정해져있기 때문에 자체 칩보다는 외부 IP를 라이선스하는 경우가 많은데, ‘태너 엘도(Eldo) RF’는 전용 최적화 알고리즘을 활용해 RF 기능을 검증한다. 시뮬레이션 커널에 최적화 알고리즘이 포함돼있기 때문에 외부 툴을 쓰지 않아도 회로 성능을 조정해 전력 소모량 대비 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다.

 

IoT만? 자율주행차 속 각종 센서도

 

▲미래 자율주행차 모습./삼성전자뉴스룸
▲미래 자율주행차 모습./삼성전자뉴스룸

IoT 뿐만 아니다. 자율주행차에 내장되는 각종 센서도 이와 비슷한 개발 흐름을 가진다. IoT에서 멀티 도메인 시스템을 쓰는 이유가 공간 및 전력소모량의 한계 때문이었다면 자동차 속 센서는 가격 때문에 멀티 도메인 시스템을 채택한다. 

국내 라이다(LiDAR) 업체 관계자는 “시스템 전체를 하나의 SoC에 담으면 생산 단가를 줄일 수 있다”며 “카메라 업체가 라이다나 레이더처럼 다른 센서를 융합한 멀티 센싱 시스템을 개발하려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자동차에는 수많은 센서가 들어간다. 라이다처럼 복잡한 센서도 있지만, 에어백처럼 단순한 기능을 구현하는 것도 센서다. 이들 센서는 보통 MEMS로 입력 신호를 감지해 이를 AMS 신호로 변환, 기능을 구현한다. 

에어백을 예로 들어보자. 초기 에어백 시스템이 차량에 도입됐을 때 이 시스템은 항상 켜진 상태였고, 충돌이 감지되면 에어백을 활성화시키는 식으로 가동됐다. 하지만 어린 아이나 아기가 카시트에 앉아 있으면 에어백으로 오히려 숨이 막히거나 더 다치는 일이 발생했다.

그래서 도입된 게 압력 센서 시스템이다. 이 압력 센서 시스템은 중량을 측정, 에어백을 어느 정도의 힘으로 켤 지 결정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여기에 좌석에 사람이 앉아 있는지, 아니면 카시트가 있는지까지를 구별하고 자세까지 측정하는 기능도 추가되면서 업계는 별도 센서 시스템 대신 프로세서를 내장한 스마트 센서를 개발했다. 

 

CMOS 회로 레이아웃의 MEMS./MEMSIC

압력 센서가 MEMS고, 프로세서는 연산 반도체다. 이 둘을 하나의 공정에서 만들 순 없지만, 별도 다이로 만들어 하나의 패키지로 결합한 시스템인패키지(SiP)는 구성할 수 있다. 

기존에는 요구 사양을 만족할 때까지 MEMS 부분을 별도로 떼내 3D 모델을 만든 다음 별도 툴로 분석하는 작업을 반복했지만 ‘태너’는 레이아웃 단계에서 3D 모델이 나오기 때문에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이 낮다.

업계 관계자는 “MEMS, RF, 디지털, AMS를 각각 별도 툴로 개발하면 일단 MEMS 설계에서부터 시간을 엄청 잡아먹는다”며 “최근 MEMS를 직접 개발해 SoC에 결합하려는 업체들이 늘어나면서 ‘태너’처럼 하나의 플랫폼에서 여러 기능블록을 개발할 수 있는 도구에 대한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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