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0-10-12 14:02 (월)
스티븐 호킹 이을 또 한 명의 '사이보그' 나온다
상태바
스티븐 호킹 이을 또 한 명의 '사이보그' 나온다
  • 김주연 기자
  • 승인 2020.08.31 11: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피터 스콧 모건 박사는 지난해부터 기술을 이용해 수명을 연장하는 일련의 수술을 받기 시작했다. 영국의 공영 방송 채널4는 이번 주말 피터 스콧 모건의 특별한 여정에 대해 방영할 예정이다./카디프프로덕션

기술로 소외된 이들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스티븐 호킹 박사의 '입'을 만들었던 라마 나흐만(Lama Nachman) 인텔 펠로우 겸 예측컴퓨팅연구소 디렉터가 두 번째 사이보그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번 프로젝트 대상은 지난 2017년 운동신경원병(MND), 일명 '루게릭 병'을 진단을 받은 영국 로봇학자 피터 스콧 모건(Peter Scott-Morgan)이다. MND는 사람의 뇌와 신경을 공격, 궁극적으로 모든 근육을 마비시키는 질병으로 故 스티븐 호킹 박사 역시 이 병을 앓았다.

MND 진단을 받았을 당시 모건 박사의 나이는 62세. 당시 의사들은 그가 2019년까지밖에 살 수 없을 것이라 진단했지만, 모건 박사는 자신의 모든 장기를 기계로 교체하는 '세계 최초 완전한 사이보그'가 되기로 결심했고, 지난해 말부터 기술을 이용해 수명을 연장하는 수술을 받았다.

모건 박사는 현재 합성 음성에 의존하고 있으며, 다른 사람들과 더 효과적으로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 실제 얼굴과 유사한 아바타를 개발했다. 그는 지난해 말 수술이 완료된 후 “피터 2.0은 현재 온라인 상태”라며 "나는 계속 진화할 것이다. 인간으로는 죽어가지만, 사이보그로 살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라마 나흐만 인텔 펠로우 겸 인텔 예측 컴퓨팅 연구소 디렉터가 이끄는 팀은 현재 모건 박사를 도와 '인간 사이보그'를 만들고 있다.

나흐만 디렉터는 앞서 약 8년 간 스티븐 호킹 박사가 사용한 음성합성 기술(ACAT) 오픈소스 플랫폼을 통해 호킹 박사가 남들과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도록 도왔다. 이 플랫폼은 심각한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키보드 시뮬레이션, 단어 예측, 음성 합성을 통해 의사소통을 할 수 있도록 한다. 호킹 박사는 자신의 뺨에 있는 아주 작은 근육만을 움직여 안경 센서를 작동해 컴퓨터에 문장을 기입했다.

나흐만 디렉터 연구팀은 모건 박사가 컴퓨터 화면에 있는 글자를 응시해 문장을 만들 수 있는 시선 추적은 물론 단어 예측 기능까지 추가했다. 스스로의 대화를 보다 통제하길 원했던 호킹 박사와 달리 모건 박사는 빠른 속도를 제공하는 인공지능(AI) 기반 의사소통 인터페이스를 활용하고 싶어한다.

나흐만 디렉터는 “피터 스콧 모건은 더 큰 실험은 물론 그와 기계가 함께 배우는 것에 열린 태도를 보였다"며 "그 결과, 우리는 그가 빠르게 대답을 선택하고 다른 방향으로 화제를 돌릴 수 있도록 대화를 듣고 대답을 제안하는 응답 생성 기술을 연구해 왔다”고 말했다.

모건 박사는 인공 목소리에도 유머 감각을 담기 원했다. 나흐만 디렉터 연구팀은 모건 박사와 다른 사람 간 대화 사이의 지연 시간, 즉 ‘침묵의 격차’를 줄이는 것 외에도 어떻게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대화에서 단어뿐 아니라 표현과 어조 같은 여러가지 신호를 접한다. 이에 연구팀은 현재 상황을 청취한 뒤 다른 기준에 따라 대체 제안과 말투를 유도하는 AI 시스템을 연구하고 있다.

언젠가 스콧 모건과 같은 사람들은 그들의 목소리를 조절하기 위해 뇌파를 사용할지도 모른다.

나흐만 디렉터는 "얼굴의 뺨이나 눈 한 번도 꿈쩍 할 수 없을 만큼 몸의 어떤 부분도 움직일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며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s)에는 뇌파를 감시하는 전극이 장착된 뇌 전압 테스트와 같은 두개골 캡이 포함되어 있는데, ACAT에 BCI를 추가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흐만 디렉터는 AI가 지능화되면서 AI 시스템에 더 큰 기능을 부여하는 동시에 인간의 통제력을 보존할 방안을 모색하는데 큰 관심을 두고 있다. 쿠웨이트에서 유년기를 보낸 팔레스타인 출신의 그녀는 어린 시절 이웃들이 전자제품을 고쳐달라고 부탁하던 것을 회상하며 “새롭고 놀라운 기술을 찾아 나서고 기계를 조립하는 것들이 항상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나흐만 디렉터 팀은 이 외에도 집에 있는 노인들과 일반적인 교실 환경에 적응이 어려운 학생, 그리고 제조 시설 기술자들을 위한 상황 인식 컴퓨팅과 AI 인간 협업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그녀는 “기술은 소외된 사람들의 지원군이 될 수 있다고 늘 생각해왔다” 며 “이것은 곧 공정한 경쟁을 조성해 사회 평등을 확대할 것이다. 이는 장애를 가진 이들에게 가장 분명히 드러날 것”라고 전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