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SOC⋅양쯔메모리 등을 자회사로 거느린 중국 칭화유니그룹이 회사채 만기 연장에 실패하면서 부도 위기에 몰렸다. 최근 미국 상무부의 화웨이⋅하이실리콘 제재가 강화되면서 관련 반도체 인력들이 칭화유니그룹으로 대거 이동했다는 점에서 중국 ‘반도체 굴기’가 중대 고비를 맞았다는 분석이다. 

유니SOC가 개발한 통신칩. /사진=유니SOC
유니SOC가 개발한 통신칩. /사진=유니SOC

17일 경제전문매체 차이신은 칭화유니가 전날 만기 도래한 13억위안(약 22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 연장을 채권단에 요청했으나 최종 무산됐다고 보도했다. 감독기구인 국가은행간시간교역위원회 규정은 일정 규모 이상의 회사채 만기 연장은 채권단 전원 만장일치로 동의해야 한다. 

그러나 앞서 13일 열린 채권단 회의 결과 최대 채권자인 중국국제캐피털과 화타이증권이 반대 의사를 표했다. 둘을 제외한 나머지 채권단 86%는 동의했지만, 만장일치 원칙에 따라 채권 만기 연장 협의가 결렬됐다. 

칭화유니그룹은 우선 원금 1억위안을 갚고, 나머지는 6개월 뒤 상황하겠다는 계획을 내놨으나 반년 뒤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는 근거를 충분하게 제시하지 못했다. 중국 신용평가사 청신국제는 칭화유니의 신용등급을 기존 AAA에서 AA로 강등했다. 또 신용등급 하향 검토 감시 대상에도 올렸다.

칭화유니그룹은 그동안 반도체 자립의 선봉장을 역임해왔다. 산하에 통신칩 설계 전문업체 유니SOC(쯔광짠루이), 3D 낸드플래시 전문업체 양쯔메모리(YMTC)를 거느리고 있다. 유니SOC는 화웨이 자회사 하이실리콘처럼 생산 팹은 없이 설계만 전문으로 하는 팹리스 업체다. 올 들어 화웨이 및 하이실리콘에 대한 제재가 강화되면서 전문인력 상당수가 유니SOC로 자리를 옮겼다. 

YMTC는 메모리 반도체 중 하나인 3D 낸드플래시 분야의 뜨거운 감자다. 올해 5월 128단 1.33테라비트(TB) 쿼드레벨셀(QLC)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또 내년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점유율 8%를 차지하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YMTC가 실제 128단 1.33TB QLC 셀을 원활하게 양산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중국 반도체 업체들의 공격적 투자 기조와 정부의 뒷받침을 감안하면 낸드플래시 중장기 시황에 영향이 불가피하다. 특히 중저가 이하 시장에서 YMTC의 영향력 증대는 상수로 여겨질 정도다. YMTC는 충칭시와 함께 메모리 분야에 향후 10년간 8000억위안(약 134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그러나 모회사인 칭화유니그룹이 회사채 만기 연장에 실패하면서 향후 자회사들이 영위하고 있는 사업들에 불확실성이 커졌다. 칭화유니그룹은 국립 칭화대가 설립한 반도체 전문 그룹이다. 중국 국무원이 경영하는 사실상 국유기업이다. 

차이신에 따르면 칭화유니그룹의 지난 9월 말 기준 부채는 528억위안(약 9조원)이다. 60%가 1년 미만 단기 채무다. 반면 보유 현금은 40억위안에 불과하다. 연말에는 13억위안과 4억5000만달러 규모 채무의 만기가 돌아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6월 말 만기인 채무도 51억위안과 10억달러에 달한다.

CIB리서치는 “칭화유니의 채무는 단기적인 유동성 문제가 아니라 영업을 지속할 수 있느냐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영업이익에 비해 이자가 너무 커 정상적 기업활동을 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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