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DS부문 인사는 컨트롤 타워가 없는 과도기적 상황에서, 기술 개발과 제조 양쪽 측면의 안정성을 꾀한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가 2일 발표한 사장단 인사에서 가장 눈에 띠는 점은 CTO(최고기술관리책임자) 조직 신설이다. CTO(사장) 직책을 신설하고 정은승 전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을 선임했다. 기존 DS 사업부문에 있던 반도체연구소와 생산기술연구소를 분리해 CTO조직이 총괄한다. 

지난 2018년 열린 삼성전자 화성 캠퍼스 EUV 전용라인 기공식에서 삼성 주요 임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강인엽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장(첫번째),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장(세번째), 정은승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장(다섯번째), 이진희 삼성전자 파운드리 상임위원(여섯번째), 이영호 삼성물산 사장(일곱번째). /삼성전자 

업계에서는 이런 조직 변화가 글로벌 테크 기업들의 조직 구성과 유사한 형태로 변화하는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은 사업조직과 CTO 조직이 거의 동등한 위상을 갖고 있다. 각 조직의 장점을 살리는 형태다.

삼성 DS부문 역시 CTO 조직에 힘을 실어 기존 DS사업부에서는 수익성에 집중하고, 설계와 생산 기술을 연구하는 기술 전담 조직에서 전체 기술 로드맵과 총괄 전략을 짤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파운드리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파운드리 사업부와 시너지를 기대했다. 제조 공정 전문가인 최시영 신임 사장이 공정 안정화에 주력하고, 활동 범위가 넓은 정은승 CTO가 글로벌 고객사들과 교류의 폭을 넓히면서 기술적인 대응을 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전문가는 "삼성 내 미래전략실 같은 강력한 컨트롤타워가 없는 현재로서는 글로벌 기업들의 조직을 벤치마킹 하는 게 안전한 판단"이라는 견해도 내놨다.  

삼성 DS부문 2021년 조직 구성.
삼성 DS부문 2021년 조직 구성.

이번에 사장으로 승진한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장은 각 분야의 최고 전문가로, 적임자라는 평가다. 유임된 강인엽 시스템LSI 사장은 '엑시노스' AP(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와 베이스밴드 통신 모뎀칩 설계 등에서 꾸준히 성과를 내왔다.  

한편 진교영 삼성종합기술원 사장 선임과 관련해서는 다각도로 해석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D램 리콜 사태, 올해 D램 사업 부진 등의 책임을 물었다는 평가가 있다. 반면에 김기남 부회장이 종기원 사장을 역임한 후 DS 부문 대표로 복귀했던 사례가 있어 차기 삼성 수장으로서의 가능성을 점치는 의견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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