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이 내년 1분기 고성능 PC용 외장 그래픽 시장에 진출한다. 지난 1998년 ‘i740’을 선보인지 24년 만이다. 관련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는 엔비디아와의 경합이 예상된다. 

차세대 코어 프로세서 ‘엘더레이크’에서 고성능을 담당하는 ‘퍼포먼스 x86 코어’와 저전력⋅고효율을 담당하는 ‘에피션트 x86 코어’도 공개했다. 

인텔이 외장 그래픽 시장에 진출한다. 사진은 엔비디아 지포스 RTX 3080. /사진=엔비디아
인텔이 외장 그래픽 시장에 진출한다. 사진은 엔비디아 지포스 RTX 3080. /사진=엔비디아

지난 19일(현지시간) 온라인으로 열린 인텔 ‘아키텍처 데이’에서 코두리 인텔 수석 부사장 및 가속 컴퓨팅 시스템 및 그래픽(AXG) 그룹 담당은 “현재 게임 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는 만큼 인텔 역시 고성능 PC용 그래픽 시장에 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두리 수석 부사장은 애플⋅AMD를 거친 그래픽 전문가다. 인텔은 지난 2017년 그를 영입한 이후 Xe 그래픽 아키텍처 개발에 돌입했다. 

인텔이 내년에 1분기 내놓을 그래픽 카드는 코어 프로세서에 내장되지 않고, 별도로 ‘아크(ARC)’라는 브랜드로 출시된다. 첫 그래픽칩셋 개발명은 ‘알케미스트(Alchemist⋅연금술사)’로 붙였다. 이후로는 ‘배틀메이지’, ‘셀레스트리얼’, ‘드루이드’ 등의 개발명으로 제품이 출시된다. 개발명들은 모두 최근의 게임과 관련된 용어로, 인텔이 외장 그래픽 시장 진출로 게임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알케미스트에는 그래픽 내의 빛과 그림자 등을 실시간으로 처리하는 레이트레이싱 기술과 해상도가 낮은 영상을 4K급으로 높여주는 기술도 포함된다. 둘 다 엔비디아⋅AMD 등 기존 그래픽 칩셋 업체들이 제공하는 기능들이다. 

현재 외장 그래픽카드 시장은 엔비디아가 80%의 점유율도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 나머지 20%는 AMD다. 그동안 내장 그래픽에 머물러 온 인텔은 이 시장에 진입하려는 것이다. 게이밍용 고성능 그래픽카드는 암호화폐 채굴 수요가 겹치면서 품귀현상을 겪고 있다. 최근 암호화폐 시황이 꺾이면서 그래픽카드 수급도 소폭 해소될 기미를 보이고 있으나 여전히 공급보다 수요가 압도적 우위다. 

한편 인텔은 이날 새로운 x86 코어 2종(퍼포먼스⋅에피션트 코어)도 처음 공개했다. 모바일용 AP(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와 달리, PC용 프로세서는 그동안 동일한 크기의 코어가 데이터를 처리했다. 

그러나 앨더레이크는 상이한 크기의 코어가 프로세서 내에 공존한다. 동영상 편집 등 고성능이 필요한 작업에는 퍼포먼스 x86 코어가, 인터넷 검색처럼 간단한 작업에는 에피션트 x86 코어가 동원된다. 특정 작업에 어떤 코어가 사용되어야 가장 효율적인지는 ‘스레드 디렉터’가 판단해 실시간 스레드를 배치한다. 

에피션트 x86 코어는 지난 2015년 출시된 6세대 코어 프로세서(스카이레이크) 수준의 성능을 가지면서도 전력 소모량은 더 낮다. 그만큼 전력 대 성능비가 높아진 것이다. 고성능을 담당하는 퍼포먼스 x86 코어는 기존 사이프레스코브 코어(로켓레이크 내장 코어) 대비 성능이 최대 19% 향상됐다. 

아디 요아즈 인텔 퍼포먼스 코어 최고 아키텍트는 "퍼포먼스 x86 코어 개발 목표는 인텔 역사상 최고의 성능을 내는 동시에 앞으로 10년간을 내다 본 코어를 개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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