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분기 출시될 인텔의 새 CPU ‘앨더레이크’는 공정상 ‘인텔7(옛 10나노 ESF 공정)’으로 첫 생산된다는 것 외에 주목할 점이 많다. 특히 데스크톱용 CPU로는 최초로 다른 종류의 코어가 한 CPU 안에 담긴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그동안 모바일 기기를 중심으로 도입됐던 하이브리드 코어 기술을 데스크톱 CPU에서 구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4분기 출시되는 인텔 '앨더레이크'는 이전 세대와는 차별점이 많다. /사진=인텔
4분기 출시되는 인텔 '앨더레이크'는 이전 세대와는 차별점이 많다. /사진=인텔

앨더레이크, 데스크톱 CPU 최초 하이브리드 코어

 

앨더레이크에는 두 가지 종류의 코어가 동시 탑재된다. 바로 복잡한 연산을 처리하는 ‘퍼포먼스 코어’와 문서작성⋅검색 등 비교적 가벼운 프로세싱에 사용하는 ‘에피션트 코어’다. 퍼포먼스 코어는 고성능을, 에피션트 코어는 저전력을 강조했다. 앨더레이크에는 각 코어가 8개씩, 총 16개 코어가 탑재된다. 

이처럼 상이한 코어가 한 CPU 안에 동시 적용되는 건, 그동안 스마트폰 등 모바일용 프로세서에 폭넓게 활용됐다. 모바일 기기는 고성능 못지 않게 저전력 특성이 중요하므로 높은 성능이 필요 없을 땐 고성능 코어를 쉬게 한다. 이를 통해 배터리 유지 시간을 연장하는 것이다.

그러나 앨더레이크는 전력 한계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데스크톱 CPU에도 하이브리드 방식 코어를 적용한다. 이 같은 구조는 기본적으로 전력 절감에 도움이 되지만, 다량의 코어가 필요한 작업에서 큰 힘을 발휘한다. 

동영상 편집 작업 후 각종 효과를 원본 파일에 적용해 하나의 파일로 추출하는 렌더링(Rendering)이 대표적이다. 렌더링은 동영상을 구성하는 수십장의 정지화상에 각각의 효과를 입히는 작업이다. 예컨대 60fps 규격 동영상은 1초 분량이 60장의 정지화상을 이어 붙인 것이다. 1분짜리 짧은 동영상을 렌더링하려면 총 3600장의 사진에 동일한 효과를 적용해야 한다. 그 만큼 높은 컴퓨팅 파워가 필요하다. 

이때 CPU 내의 코어는 각각 작동하며 동영상 내 프레임을 처리한다. 코어 수가 많을수록 렌더링 속도를 높일 수 있는 것이다. 앨더레이크 이전 11세대 코어 프로세서(로켓레이크)의 경우, 최대 8개의 고성능 코어만을 탑재했었다. 

에피션트 코어와 스카이레이크 성능 비교. /자료=인텔
에피션트 코어와 스카이레이크 성능 비교. /자료=인텔

새로 추가된 8개의 에피션트 코어가 저전력 특성을 강조했다고는 하지만, 성능면에서도 퍼포먼스 코어를 뒷받침하기에 충분하다. 인텔에 따르면 에피션트 코어는 ‘스카이레이크’ 대비 동일한 전력으로 40% 더 높은 성능을 발휘한다. 

4분기 앨더레이크 출시를 앞두고 크리에이터 등 동영상 편집 작업을 많이 하는 사용자로부터 큰 관심을 끄는 이유다. 

앨더레이크에는 각 코어가 원활하게 연동되도록 워크로드를 실시간 분배하는 ‘스레드 디렉터’ 기능도 탑재됐다. 하드웨어 기반 스케쥴러인 스레드 디렉터는 할당된 업무를 어떤 코어가 처리하는 게 가장 이상적인지를 실시간 파악해 코어에 보내주는 역할이다. 인텔은 ‘윈도11’ OS(운영체제)부터 스레드 디렉터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인텔 관계자는 “앨더레이크는 전력 효율은 기본이고 다수의 코어가 개입해야 하는 복잡한 작업에 최적화된 CPU”라고 말했다.

 

DDR5를 지원하는 최초의 CPU

 

앨더레이크가 이전 세대 CPU들과 구분되는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DDR5 D램 지원 여부다. DDR5는 칩당 최대 용량이 64Gb(기가비트)로 16Gb인 DDR4보다 4배 크다. 최대 대역폭(Bandwidth)은 8400Mbps(1초당메가비트)로 3200Mbps인 DDR4의 2배 이상이다. 소비전력은 1.1v로 1.2v인 DDR4보다 9% 적다. 

반도체 업계는 DDR5 초기 제품 대역폭을 4800Mbps로 예상한다. DDR5 초기 제품이 현재 최고 성능 D램보다 50% 빠른 셈이다.

DDR4와 DDR5 비교. /자료=SK하이닉스
DDR4와 DDR5 비교. /자료=SK하이닉스

특히 앨더레이크처럼 코어의 수가 많아질수록 코어 1개당 할당되는 D램의 대역폭은 줄어들 수 밖에 없으므로, D램의 전체 대역폭을 확장하는 게 중요하다. 서버용 CPU로서 DDR5를 첫 지원하는 ‘사파이어래피즈’가 내년 초 출시될 예정인데, 앨더레이크는 그에 앞서 DDR5 보급의 물꼬를 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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