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업계에 부는 바람
IT 업계에 부는 바람
  • 김동철 티맥스소프트 대표이사
  • 승인 2018.06.0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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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철 티맥스소프트 대표이사, 공학박사

IT(정보기술) 업계는 30년전과 비교해 보면 실로 엄청난 변화를 포함하고 있다. 원조 IT 강자들인 IBM, HP, 오라클, MS, 시스코, SAP 등은 아직도 건재 하지만, 그들 역시 초창기에 비하면 구조적으로 거의 다른 회사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표 1]에서 보는 바와 같이 저들은 엄청나게 많은 회사들을 인수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경쟁력이 없는 사업 부분은 과감하게 매각을 하며 끊임없는 변신을 해왔다. 공룡이라 불리웠던 IBM만 봐도 SW 업체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100여 개 SW 회사들은 인수하였다.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로터스(Lotus), 인포믹스(Informix), SPSS, 티볼리(Tivoli), 래쇼날(Rational) 등의 수많은 SW 업체들이 IBM에 인수되어 지금은 시장에서 흔적을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인수 합병된 회사의 주인들은 막대한 돈을 받고 나름 잘나가던 회사를 팔았다. 그 회사에서 일하던 전 세계 직원들은 어찌 되었을까? 대기업에 인수되어 행복하다고 봐야하는지 정복자의 틈바구니에서 외로운 신세로 살아가야 하는지 다양한 경우가 있을 것이다.

[표 1] 글로벌 IT 기업의 SW회사 인수 현황
[표 1] 글로벌 IT 기업의 SW회사 인수 현황

이는 비단 SW만의 일이 아니다. 자바로 유명한 썬마이크로시스템즈는 오라클에 인수되었으며, 초대형 스토리지 업체인 EMC는 PC 업체인 델에 인수되었다. IBM은 PC 사업부문과 x86 서버 부분을 중국의 레노버에 매각하였다. 

참으로 역사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SW업체가 대형 HW 업체를 삼키고, PC조립업체가 스토리지 토털 솔루션 업체를 인수하였다. 중국 PC 업체인 레노버는 IBM 브랜드의 PC와 x86 서버를 인수함으로서 일약 세계적인 벤더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되었다. 불과 수년 후에 있을 x86과 리눅스 기반의 클라우드가 시장을 흔들 것을 예견한 듯한 과감한 인수 전략이 눈에 띠였다([표 2]). 반면에 클라우드 전략을 시작한 IBM은 IaaS 기반을 팔아 없앤 것이니 그만큼 속이 쓰릴 듯하다. 
 

[표 2] 2017년 4분기 전세계 PC 업체 출하량 잠정 추정치(단위: 천 대), 출처: 가트너
[표 2] 2017년 4분기 전세계 PC 업체 출하량 잠정 추정치(단위: 천 대), 출처: 가트너

상기 업체들의 이합집산으로 인한 지각변동은 경우에 따라 뉴스거리가 되긴 하였으나 업계의 큰 흐름을 주도하지는 못하였다. 업계의 흐름을 바꾸는 키워드들을 넣어서 한 문장으로 만들어보자. 

"모든 개인들이 무선으로 연결된 장비를 가지고 다니면서 인터넷 상의 사회 경제 활동을 하기도 하고 게임의 형식으로 커뮤니케이션 할 것이다." 

얼마나 무서운 변화인지 실감이 나지 않을 것이다. 개인들이 손에 컴퓨터를 들고 다니게 될 줄은 불과 30년전만해도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다. 노키아, 모토로라, MS, 애플, 구글이 꿈꾸었던 세상은 순식간에 B2B에서 B2C까지 아우르는 초 거대 시장으로 팽창하였다. 다른 한편 게임 산업의 발전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청소년은 물론이고 성인들까지도 게임에 열중하는 세상이 되었다. 국경을 초월한 게임 속에서 벌어지는 세상은 새로운 차원의 경제터전이다.

[그림 1] 아마존의 클라우드 생태계 지배
[그림 1] 아마존의 클라우드 생태계 지배

최근에는 아마존의 열풍이 뜨겁다. 세계는 아마존인가 아닌가의 새로운 재편이 이루어지고 있는 듯하다. 물론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도 변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지만 아마존의 지배력에 미치지 못 할 것이다. 중국의 알리바바, 텐센트가 열심히 따라가고 있는 형국이지만 아마존이 펼치고 있는 글로벌한 플레이와는 격차가 있는 느낌이다. 아마존이 클라우드 사업으로 지도를 확장해가고 있는 반면에는 그로 인해 폐업하는 업종이 생겨나고 있다. 이런 현상을 ‘아마존드’라고 한다. 아마존드는 시장의 플레이어들이 아마존 생태계 밖에서 생존하기 위해 극복해야 하는 화두가 되었다. 그러나 새로이 사업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아마존 클라우드는 너무나 잘 갖추어진 환경을 제공하는 장점도 있다([그림 1]).

IT의 혁신은 HW, SW 중심의 시기에서 데이터가 중심이 되는 단계가 되었다. 세상의 모든 것들이 연결되고, 소통하고, 관리된다. 이러한 과정에서 데이터가 생성되고 저장되고 걸러져서 분석된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이 보편화된다면 과거의 IT는 인프라속으로 숨어서 중요하기는 하지만 관심의 초점에서 멀어질 것이다. 컴퓨터의 개수가 전세계 인구 수만큼 많아진 현재 그들이 만들어 내는 데이터의 양은 알고 있는 척도로 표시하기 어려울 지경이다. 이는 단지 시작에 불과하다. 의학 분야만 살펴봐도 환자와 각종 의료 장비가 만들어내는 데이터는 실로 엄청날 것이다. 약간의 상상력을 발휘해서 사물이나 동물과 데이터로 소통하는 날이 조만간 올 것으로 생각된다. 빅데이터는 인공지능의 인프라이므로 데이터만 확보된다면 동물 언어 번역기도 나올 것이다.

김동철 티맥스소프트 대표이사
김동철 티맥스소프트 대표이사

 

세계적으로 경제 대전이 벌어지고 있다. 이미 체결된 FTA 계약이 각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수정되고, 영국의 EU 탈퇴로 유럽의 관계가 복잡하다. 상당 부분이 실업률과 일자리의 개수와 관련이 있다. 앞서 살펴본 IT의 변화도 일자리와 상당한 관계가 있다. 일자리에 대한 개념도 바뀔 수 있다. 집구석 컴퓨터 앞에만 앉아 있다고 경제활동을 안하는 것이 아니다. 인터넷상에서 중고물품을 중계해주고 수수료로 한달에 백만원의 소득을 올린다면 소득세를 내야하는가? 이런 사람은 실업자에 포함되는가? 소위 파워 블로거들은 취미가 직업이 된 경우인데 소득이 대단하지만 취업자도 자영업자도 아니다. 

인공지능과 컴퓨터를 이용한 결과 일자리의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많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여전히 새로운 분야가 발굴되고 시험되고 있는 중이다. 세상이 바뀌는 과정에서 일자리의 수에 대한 개념도 바뀌어야 할 것이다. 생활비 이상의 소득을 올리는 신종 직업을 양성화하고 활성화한다면 거시 지표인 실업률도 따라서 영향을 받을 것이다.

24시간 365일 일하는 상상을 해본다. 내가 직업이 있던 없던 오프라인 상에서의 나와는 별개로 가상의 사회에서 나의 아바타는 데이터를 이용한 국제 결혼 중매업소를 운영하고 있다. 나의 아바타는 아마존 클라우드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나는 아마존 클라우드 사용료를 내고 있고, 가상 비즈니스로 인한 수입에 대한 세금은 한국 정부에 내고 있다. 내가 자고 있는 동안에도 나의 아바타는 국제 결혼 중매업소 협회에 참가하여 글로벌 수수료률 인상에 대해 협상한다. 

내가 은퇴한 후에도 이러한 비즈니스는 지속될 것이다. 비즈니스가 노동력인 세상은 끝났다. 비즈니스는 상상력에 기반을 둔 순발력이며 실행력이다. 나는 죽을 때까지 국세청에 세금 내는 영원한 사업가로 남을 수 있을 것이다. 

심지어는 컴퓨터 안에서 영원히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그림 2]).  
 

[그림 2] 비즈니스에 대한 인식 변화
[그림 2] 비즈니스에 대한 인식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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