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와 빅뱅의 종점
차세대와 빅뱅의 종점
  • 김동철 티맥스소프트 대표이사
  • 승인 2018.07.11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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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김동철 티맥스소프트 대표이사, 공학박사

IT의 발자취를 살펴보면 사용자의 요구 또는 공급자의 기술적 변화에 따라 일반적이라고 볼 수 없는 대단위의 변화를 맞게 된다. 변화하지 않으면 뒤처지게 되고, 막상 변하 자니 엄청난 투자와 리스크가 따른다. 뒤돌아보면 대개의 한국 기업들은 대체적으로 리스크를 수용하는 방향으로 차세대라는 프로젝트를 주기적으로 수행해왔다. 미국이나 유럽 심지어는 이웃인 일본조차도 그러한 리스크는 감내하기 어려운 것으로 평가된다. 

초기의 IT 사용자들은 글로벌 벤더의 주문에 따라 고유 업무를 일시적으로 중단해가며 프로젝트를 수행하곤 했다. 16비트 주소 체계로 설계된 소프트웨어가 수용할 수 있는 한계에 다다르자 32비트 주소 체계로 전체 IT를 업그레이드 해야만 했다. 이를 위해 전세계의 IT 종사자들은 메인프레임 공급자들의 주문에 따라 어쩔 수 없이 밤을 새며 프로그램을 고쳐야 했다. 공급자가 우월한 시장에서 일어나는 전형적인 현상이다. 사용자들은 아무런 혜택도 얻지 못하면서 벤더들의 협박성 영업에 속수무책이었다. 사실 그 당시의 사용자들은 IT에 대한 지식이 일천해서 달리 방법도 강구할 수 없었다.

김동철 티맥스소프트 대표이사
김동철 티맥스소프트 대표이사

 

Y2K도 일종의 공급자로부터 발생한 큰 변화라고 볼 수 있다. 고가의 저장장치 때문에 년도 표기를 두 자리로 했던 것이 2000년으로 넘어가면서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커졌다. 일부는 이로 인한 전산 오류로 핵미사일이 발사되어 뜻하지 않은 세계 3차대전이 발발한다는 영화까지 만들어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이 당시만 해도 IT가 제법 복잡해졌고 광범위하게 쓰이던 시절이므로 어느 부분에서 문제가 터질지 몰라 전세계의 모든 IT종사자들이 초비상 상태로 밤을 새워야 했다. 

결국 큰 문제 없이 넘어가기는 했으나 문제가 되는 구기종들을 신기종으로 대체하는 IT 특수가 있었음을 부인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러한 문제는 아직도 잠재해 있는 것도 상당히 있을 수 있다. 시스템도 사람이 만드는 것이라 미래에 일어날 모든 위험요소들을 고려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IT 환경이 복잡해지고, 보안적인 위험이 날로 증가하며, 개방된 시스템이 가지는 속성은 사용자들의 선택권을 줄이고 이다. 

이러한 피해갈 수 없는 이슈들로 인해 IT에 발이 묶인 사용자들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투자를 할 수 밖에 없었고, IT 벤더들은 즐거운 비명에 표정관리를 하고 다녔던 시절이 있었다. 흥미로운 것은 역사가 반복되는 것처럼 IT의 이러한 현상도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는 IT사용자들이 스스로의 요구를 만들어내기 시작하였다. 시장 진입의 속도를 빠르게 하고, IT 비용을 줄이고, 비용조직에서 이윤을 내는 조직으로 변하고, 신기술을 도입하기위한 인프라를 갖추고 등의 이유로 잘 돌던 IT의 인프라에 스스로 손을 대기 시작하였다. 

현재 한국에는 소위 메인프레임을 사용하는 기업들이 손에 꼽힌다. 대부분의 IT 사용자들은 몇 차례의 차세대 프로젝트를 거치면서 탈메인프레임을 완성했고, 지금은 더 나아가서 U2L(Unix to Linux), L2C(Linux to Cloud) 등의 과감한 혁신도 성공적으로 이루어내고 있다.

이러한 면에서 한국의 IT 사용자들의 과감한 결단력과 프로젝트 수행 능력은 세계적으로도 찾아보기 힘들 것이라 확신한다. 은행의 예를 들어보자. 고객을 여러 각도로 분류해서 최적의 금융 상품을 만드는데 1달이 걸리는 경우와 즉시 가능한 경우의 경쟁력은 비교하기 어려울 것이다. IT사용자의 요구에 의한 차세대는 이러한 엄청난 경쟁력을 유발하는 효과를 동반한다. 더 나아가서는 개인화된 상품을 즉시 만들고, 고객과는 비대면적인 경로로 소통하게되는 시대가 되었다. 여기서는 IT의 인프라적인 부분과 빅데이터, 블록체인, 클라우드, 인공지능 같은 새로운 요소기술들이 융합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그림 1] 신기술들의 융합
[그림 1] 신기술들의 융합

빅뱅의 리스크를 극도로 회피하는 다른 나라들의 경우도 이제는 어떠한 방식으로라도 차세대 프로젝트를 해야만 하는 상황에 직면하였다. 단순히 비용적인면만을 고려해도 이유는 충분할 것이다. 고비용의 IT 구조는 기업의 본질적인 대고객 영업 활동에 직결된다. 극단적인 비교를 해보자면 게임프로그램 사업을 PC로 하는 경우와 유닉스로 하는 경우를 살펴보면 비용적인 측면에서 당연히 유닉스의 경우가 훨씬 불리하다. 

이러한 경우는 퍼블릭 클라우드를 이용하여 게임 서비스를 하는 것만으로도 비용적인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다. 실제로 미국의 대형 유통회사와 금융회사들이 메인프레임의 고비용을 견디지 못하고 여러 단계를 뛰어넘는 빅뱅을 실행하는 사례들이 생겨나고 있다. 최근에는 리호스팅 기술이 발달해서 극단적인 차세대 프로젝트를 하더라도 기존의 애플리케이션을 변경없이 사용할 수 있게 되어서 프로젝트의 리스크가 상당히 경감되었다.

[그림 2] 리호스팅을 통한 기존 레거시 전환
[그림 2] 리호스팅을 통한 기존 레거시 전환

지금까지 나와 있는 기술을 최대한 이용한 빅뱅 방식의 차세대 프로젝트는 클라우드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봐야한다. 벤더의 서버 장비를 범용 x86 리눅스 서버로 전환하는 것만으로도 비용이 절반 이하로 떨어진다. 만일 여건이 허락하여 공공 클라우드에서 IT 서비스를 받는 것으로 전환한다면 차세대를 구축하는 초기비용이 하나도 들지 않는다. 

소프트웨어 정의 네트워크와 무한 확장이 가능한 서버와 스토리지를 구현하는 기술의 완성이 블랙홀같은 클라우드를 탄생시켰다. 지금부터의 프로그래밍은 컴퓨터 언어로 구현하는 단계를 지나 객체지향 베이스의 마이크로 서비스방식으로 변화하므로 필요한 서비스를 요청만 하면 되는 시대가 도래하였다. 

[그림 3] 모든 서비스단위 호출
[그림 3] 모든 서비스단위 호출

초기의 IT 사용자들은 전산업무를 하기 위하여 업무용 서버, 백업 서버, 개발용 서버 그리고 재해 복구용 서버를 별도로 구매하고 그에 해당되는 소프트웨어도 각각 구매해야 했다. 클라우드로의 빅뱅은 서버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장비들이 한꺼번에 장애가 발생하는 경우가 없다고 봐야 한다. 필요한 소프트웨어들도 과감하게 줄어든다. 실로 엄청난 IT 구성의 변화를 보는 것이다. 마치 IT가 다이어트를 한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불필요한 부분은 없애고 경쟁력은 보강하였다. 이러한 클라우드의 환경에서 더 이상의 차세대에 관한 논의가 필요할지 의문이 들 수 있다. 

그러나 누가 뭐래도 확실한 것은 기술과 환경이 변하는 한 차세대급 프로젝트는 지속적으로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미래의 차세대는 리스크를 감내하는 어려운 결정일 필요가 없다. 사용자 친화적으로 진화한 IT는 상시로 차세대 프로젝트 급의 변화를 제공할 수 있다. 지금부터의 IT는 더 큰 폭의 변화를 빠른 시간 내에 수용하고 제공하는 저렴한 사회의 인프라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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