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약자에게 일상을 돌려주는 인공지능 기술
사회적 약자에게 일상을 돌려주는 인공지능 기술
  • 석대건 기자
  • 승인 2018.07.12 07: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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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과 노약자를 위해 쓰일 수 인공지능 기술을 소개한다

“애플 제품은 반드시 모두에게 이해되고 인지될 수 있도록 만들어져야 한다.”

지난 2017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애플 휴먼 인터페이스팀 디자이너인 캐롤라인 크랜필의 말은 잡스 이후의 애플을 상징한다. 많은 비평가들이 잡스와 함께 애플의 혁신도 죽었다고 했지만, 애플은 꾸준하게 ‘모두를 위한’ 아이폰을 추구했다. ‘모두’ 안에는 장애인과 노약자도 있다.

아름답지 않더라도 잘 보이게 만들었고, 투박하더라도 이해하기 쉬웠다. iOS의 ‘손쉬운 사용’ 기능은 장애인의 스마트폰 접근성 향상에 크게 기여했다. 

기술의 발전은 삶의 질 향상과 직결된다. 지난 9~11일 열린 국제인공지능대전(AI EXPO KOREA)은 지금 기술 발전의 최전선이었다. 손의 동작만으로 드론을 조종하고, 로봇이 돌아다녔다. 99% 승률의 가위바위보 알파고도 있었고, 소행성을 찾아내는 인공지능(AI) 기술도 소개되었다. 그야말로 신세계의 모습이었다. 

다만, 그 신세계에는 장애인과 노약자도 살고 있다. 기술 발전은 누군가에게 삶의 질 향상이지만, 사회적 약자에게는 일상의 회복이다. 모든 기술은 사회적 약자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

‘시각장애인의 인공지능 눈’은 복지부일까? 벤처기업부일까?

등불을 들고 있는 맹인에게 지나가던 행인이 묻는다. 보이지도 않으면서 왜 등불을 들고 있냐며, 어차피 필요 없지 않냐는 것이었다. 그 맹인은 내가 볼 수 없지만, 다른 사람이 나를 보라고 들고 다닌다고 답했다. 역지사지의 깨달음을 주는 탈무드 이야기다. 

그런데 굳이 일반인이 시각 장애인을 피해야만 할까? 기술의 발전은 시각장애인에게 새로운 눈을 선사할 수 있다. 

인공지능 대전에서 소개된 소형 딥러너 디바이스는 카메라와 연결하여 렌즈를 통해 대상을 인식한다. 기본적인 사람부터 휴대폰에 이르기까지 딥러닝으로 학습된 모든 이미지를 통해 구분할 수 있다. 자율주행차가 카메라를 통해 대상을 인식하는 기술과 비슷하다. 그러나 딥러너를 소형화로 사람의 눈을 대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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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를 통해 사람과 사진 속 개를 인식하고 있다. (사진=석대건 기자)

딥러너는 학습을 통해 새로운 정보도 습득할 수 있다. 소비전력도 8W에 불과해 휴대용 보조배터리로도 충분히 사용가능하다. 딥러너를 개발한 뉴로컴즈의 담당자는 “아직까지 장애인을 위한 상품은 고려하지 않았다”며, 장애인 관련 사업 여부를 묻자 “시장 규모가 작다 보니 아무래도 사업자 입장에서 이익을 생각할 수 없다”고 밝혔다. 

2018년 보건복지부 장애인 관련 예산 중 장애인 활동지원 사업에 배정된 6,716억 7천 6백만 원이다. 또 올해 중소벤처기업부 지원 예산으로 책정된 건 17조 원이다. 

쇼핑도 쉽게 하지 못하는 휠체어 장애인   

(사진=석대건 기자)
동키봇 카트가 선행체의 방향과 속도를 인식하여 따라가는 원리다. (사진=석대건 기자)

장애인과 노약자는 모든 활동에 있어 자신의 신체를 타인에게 의지해야 한다. 유모차를 끈다거나 가방을 든다는 건 거의 불가능의 영역이다. 무게의 영역을 넘어 들 수조차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술은 그들에게 가능성을 제공한다. 

로봇카트 제작하는 오로모봇(omorobot)이 선보인 동키봇은 연결된 선행체를 따라다니는 인공지능 카트다. 내부에 설치된 테더센서가 선행체와 연결된 얇은 줄을 통해 이동 각도, 방향, 속도 등을 측정해 동키봇을 자율이동한다. 게다가 100kg 이상 적재도 가능하다. 동키봇을 보던 휠체어 장애인은 “동키봇을 사용하며 우리도 쇼핑을 할 수 있지 않겠냐”고 말했다.

인공지능과 결합한 로봇도 약자를 위한 기술이다. 퓨처로봇의 ‘퓨로’는 IP카메라를 통해 대상을 인식하기도 하고, 외부와 연결되어 상대방이 원하는 정보를 스크린으로 제공한다. 움직이는 스마트폰인 셈이다. 하지만 돌보미이기도 하다.

상대방의 위치를 인식하고 바라보는 퓨로 (사진=석대건 기자)
상대방의 위치를 인식하고 바라보는 퓨로 (사진=석대건 기자)

간호복지사의 노동에만 의존하는 요양원이나 복지센터에 퓨로와 같은 인공지능 로봇이 도입된다면 기존 인력의 과중한 업무는 극적으로 줄일 수 있다. 인공지능으로 환자나 노약자에 따라 구분할 수 있기 24시간 위치 관리나 행동 추적도 가능하다. 즉, 인간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에 충실할 수 있는 것이다. 

상상력과 경험의 관계

매일 출근길, 지하철에서 우리는 장애인을 만날 수 없다. 우리 사회에서 장애인은 당연히 불편한 존재일 뿐이다. 지난 6월,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소속 20여 명이 벌인 이동권 보장 요구는 단순한 시위가 아니다. 당연한 것은 당연하지 않다는 외침이었다. 

이렇듯 약자의 입장에서 된다는 것은 상상력의 문제라기보다 경험의 차이다. 하지만 차이를 극복하는 기술의 사용은 상상력이 필요하다. 인공지능 기술에 대한 진흥 지원 정책만큼 기술을 활용하는 고민 또한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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