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장애' 질병이냐 아니냐…"문제는 불확실성"
'게임장애' 질병이냐 아니냐…"문제는 불확실성"
  • 유다정 인턴기자
  • 승인 2018.07.15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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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주 이락디지털문화연구소장 “손 놓고 있는 정부 ‘직무 유기’다”

[키뉴스 유다정 인턴기자] 게임장애(gaming disorder)가 질병으로 등록되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 인터넷게임은 인터넷게임 중독유발지수의 측정을 거쳐 제작·배급하도록 하고, 구조적 게임중독유발 인터넷게임은 제작·배급을 금지한다.
  • 인터넷게임 제공업자는 청소년 회원가입자의 보호자 및 담임교사에게 해당 청소년의 인터넷게임 사용 관련 사항을 알리도록 한다.
  • 인터넷 게임 관련 사업자에게 연간 매출액의 100분의 1 이하의 범위에서 인터넷게임중독치유부담금을 부과·징수한다.

2013년 손인춘 의원 등이 발의해 엄청난 반발을 샀던 ‘인터넷게임중독 예방에 관한 법률안'과 '인터넷게임중독 치유지원에 관한 법률안' 중 일부다. 국제보건기구(WHO)가 게임장애를 질병 코드에 등록하겠다고 선언함에 따라 게임업계에선 이와 같은 ‘홍역’을 또다시 치르게 될지 뒤숭숭한 상황이다.

이장주 이락디지털문화연구소장은 “정부는 물론 게임업계서도 이에 대해 구체적인 대응을 하고 있지 않다”고 비판하며 정부와 국회 등이 명확한 입장을 내놓을 것을 촉구했다.

본 논란이 시작된 것은 지난해 WHO가 국제질병분류 11차(ICD-11) 개정판에 게임장애를 넣을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WHO는 게임장애의 기준으로 ▲게임에 대한 통제 기능 손상 ▲일상생활보다 게임을 우선시 하는 경우 ▲부정적인 결과가 발생함에도 게임을 중단하지 못하는 경우 ▲개인, 가족, 사회 등 중요한 영역에서 심각한 장애를 초래할 정도로 심각한 경우가 최소 12개월 동안 분명하게 나타날 때 등을 제시했다.

전세계 게임업계는 물론 보건계서도 근거가 부족하다는 반응이다. 여타 약물중독과 달리 뇌나 신경세포 등 신체적 손상이 나타난 사례도 없고, 정확한 기준이나 치료 방법도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 4월 넥슨개발자콘퍼런스(NDC)에서 이장주 이락디지털문화연구소장
지난 4월 넥슨개발자콘퍼런스(NDC)에서 게임장애 관련 강연 중인 이장주 이락디지털문화연구소장

한편에서는 질병으로 등록되면 오히려 게임과몰입에 대해 제대로 된 연구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반기기도 한다. 이에 대해 이장주 소장은 “게임장애가 질병으로 등록되는 순간 게임장애는 실체화되고 확증되는 것”이라며 “한번 질병으로 등재되면 돌이킬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특히 정부의 책임있는 역할을 강조했다. 정부는 물론, 이해 당사자인 게임사들도 ‘문제다’라고만 하고 ‘어떻게 할 것인지’가 없다는 것이 현실이다. 이 소장은 "이는 명백한 직무유기“라고 말하면, WHO의 질병코드는 권고 사항일 뿐이기 때문에 정부가 확실히 의견을 내놔야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또한 그는 “표를 받아야 하는 정부와 국회가 무서워서 안 나선다”며 “적극적으로 연구하는 것은 고사하고 이에 대해 논쟁을 해보자는 데도 토론회에 모습을 보이지도 않아 답답할 따름”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소장은 현 상황에 대해 “새로운 것을 두려워하고 금지시키려는 행태”라고 진단하며, 영국의 기관차량 조례(Locomotive Act)를 사례로 들었다. 

기관차량 조례는 시가지에서는 속도제한을 부과하는 등 자동차 운영방법을 규정한 법률이다. 운전수, 기관원, 붉은 기를 가지고 차량의 60야드(55미터)전방을 걷는 사람의 3명으로 운용하는 것을 규정해 적기조례(red flag act)라고도 불린다. 이 법은 19세기 말 영국에서 시행돼 영국의 자동차산업의 발달을 방해하고, 영국의 자동차 산업이 독일이나 프랑스보다 뒤쳐지게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소장은 게임 덕분에 스마트폰과 컴퓨터가 팔리고, 게임 산업이야말로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산업이라고 설명했다. 게임은 이미 주류 문화가 됐으며, 보건의 문제가 아니라 미래에 무엇을 위해 살아야하는지에 대한 정책 결단 필요한 때라고 정리했다.

한편, 한국콘텐츠진흥원(KOCCA)과 게임문화재단은 지난 4일 미국 유타대학교 정신의학과 페리 렌쇼(Perry Renshaw) 교수와 ‘게임의 뇌 과학적 접근과 분석을 위한 국제공동연구’를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1차적인 연구 결과는 내년 하반기에 나올 계획이다. 게임산업협회 또한 “미국컴퓨터게임산업협회(ESA) 등과 긴밀히 협의 중이며 국내외 관련 단체들과 논의를 계속해 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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