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사드에 '한 방' 맞은 韓 화장품, '두 방' 맞지 않으려면?
中 사드에 '한 방' 맞은 韓 화장품, '두 방' 맞지 않으려면?
  • 신민경 기자
  • 승인 2018.09.13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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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 인천대 교수 "中에 지나치게 의존…수출 시장 다변화 필요"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 "省별 주민 분석, 맞춤형 상품 판매해야"

[키뉴스 신민경 기자] 사드(THAAD) 배치로 인한 중국의 경제 보복이 한동안 거셌다. 중국의 한한령(한류 제한령)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베개를 눈물로 젖게 만들었는지는 알 수 없다. 2년간의 고군분투 끝에 화장품 업계는 드디어 제자리를 찾았다. 최근 중국은 한국 단체관광 상품 판매를 허용하는 등 사드보복 해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비극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각 제조업체식 대증요법을 거두고, 업계 전반의 대(對)중국 수출전략을 다시 세울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국내 화장품 시장의 규모는 세계 8위 수준이다. 지난 6월 한국무역보험공사가 발표한 산업동향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수출에서 화장품 수출은 0.85%를 차지한다. 국내 화장품의 해외 수출은 최근 5년간 연평균 41%의 급격한 수출성장률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업계의 전도유망함을 엿볼 수 있다.

사드 보복은 화장품 업계 중에서도 면세 채널을 크게 강타했다. 전체 면세점 매출에서 화장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 가량이다. 또한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국내 2대 화장품 기업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전체 매출에서 면세점 비중이 각각 20%와 15%에 달해, 당시 중국인 관광객 감소는 국내 화장품 매출에 빨간 불을 켰다.

롯데백화점 본점에 입점한 한 화장품 면세점 판매업자는 "사드 보복 직후 매출이 급감했다. 단체 관광객이 오질 않으니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면서도 "한국 화장품만 고집하는 유커들이 있어 중국 내 구매대행업자가 대신 와서 사가곤 했다"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 주가 히스토리 (자료=BNK투자증권)
아모레퍼시픽 주가 히스토리 (자료=BNK투자증권)
LG생활건강 주가 히스토리 (자료=BNK투자증권)
LG생활건강 주가 히스토리 (자료=BNK투자증권)

중국의 조치에 일희일비하는 한국 화장품 제조업계의 단면은 그대로 드러난다. 지난 2016년 한미 사드배치가 공식 발표되면서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의 주가는 급락했고 이후 사드 보복기간 동안 꾸준한 감소세를 보였다. 그러던 것이 작년 12월 14일 한·중 정상회담이 열리자 갈등이 대폭 완화돼 도표에서 양봉을 형성했다.

또 올해 3월에는 중국 국영 여행사의 한국행 단체관광 상품이 일부 허용돼 국내 화장품 시장의 주가 회복장이 열렸다. 대한화장품협회 관계자는 "중국이 한국 관광객 제재를 완화하면서 화장품 업계가 사실상 정상화됐다. 매출도 점점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고 말했다.

한국무역보험공사의 국내 화장품산업 현황 진단 보고서를 보면, 화장품 생산의 내수와 수출 비중은 약 63대 37이다. 이 가운데 수출의 약 64%가 대중국 수출이다. 한국 화장품 업계가 대중국 수출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실증한다.

물론 중국시장은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이고 성장여력도 무한하다. 하지만 국내 기업의 대중국 의존도가 과도하게 높은 상태에서 중국의 사드 보복 사태와 같은 통제 불가능한 변수에 당면할 경우, 매번 업계 성장에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다. 

중국의 사드 보복은 화장품 업계 중에서도 면세 채널을 크게 강타했다. (이미지=PxHere)
중국의 사드 보복은 화장품 업계 중에서도 면세 채널을 크게 강타했다. (이미지=PxHere)

비록 소는 잃었으나 외양간을 고쳐둘 필요는 있다. 사드 보복 조치는 두 번 다시 일어나선 안 되지만, 기업과 정부는 비슷한 현상이 재발할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야 한다. 대기업은 중국 외 시장으로 수출 다변화 노력에 힘써야 하며, 선진국 소비자에게는 색조화장품, 기능성화장품 등의 품목 다변화로 브랜드 마케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또한 자체 생산 인프라가 구축되지 않은 중소기업은 국내위탁생산전문기업을 활용해야 한다. 

정훈 인천대학교 동북아통상학부 교수는 "중국 정부의 민족주의, 국수주의 때문에 소비자들이 예전 만큼 한국 화장품을 많이 사지 못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규제가 완화되면서 소비가 다시금 활발해지고 있다"면서 "이는 중국 소비자들이 과거 소박하게 생활하던 형태에서 벗어나 멋을 부리는 시대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유커는 이제 명품을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중국 수출전략 방향성을 묻는 질문에 "중국은 끊임 없이 성장하고 있으며 중국인들의 소득수준은 크게 향상됐다. 그들은 양보다 질을 선호하기 시작했다. 국내 브랜드는 이에 발 맞춰 저가품이 아닌 고가품에 특화한 마케팅 전략을 계획해야 한다"고 답했다.

정 교수는 이어 "우리나라 전체 수출량 가운데 대중 수출이 25% 비중을 차지한다. 중국인들이 우리나라 제품을 구입하지 않으면 막대한 피해를 입게 돼 있다. 중국 시장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지나치게 의존해서도 안 된다. 필리핀과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한류 영향권에 있는 동남아 국가를 중심으로 맞춤형 제품을 현지화해 판매한다면 중국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며 수출 시장 다변화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서용구 숙명여자대학교 경영학부 교수(한국유통학회 고문)은 먼저 면세점 활성화의 배경과 유커의 역사를 설명했다. 서 교수는 "면세 채널은 단기간에 급성장한 업종이다. 면세점 매출의 절반이 화장품이고, 한국 화장품은 면세 채널 덕분에 높은 매출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에 면세점과 화장품은 필요충분조건에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79년 이후 태어난 중국인들은 소황제(1인 1가정 정책 하에 부모의 사랑을 가득 받은 아이)면서 동시에 소비와 유행을 선도하는 밀레니엄 세대다. 이들이 화장을 시작했다. 때마침 한류 열풍이 불어 뷰티 산업의 매출 향상으로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그는 "사실상 사드 보복에도 면세점 매출이 크게 타격을 입지는 않는다. 왕홍(중국의 인터넷 스타) 등의 마케팅이 크게 활성화돼 있기 때문에 한국 제품에 대한 수요는 여전하다. 또 단체 관광객은 금지됐지만 개별 관광객은 여전히 한국에 방문할 수 있기 때문에 소위 따이공(중국인 보따리상)이 한국 면세점에 대행구매를 하러 온다. 개별 관광객들 가운데 절반이 따이공이다"고 밝혔다.

서 교수는 "시장 포트폴리오가 다분히 한정적이다. 중국에 매출의 64%를 의존한다는 것은 아주 큰 위험성을 동반한다"면서 "수출 시장을 세분화해 제품을 현지에 최적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먼저 유커의 국가를 중국이라는 한 나라에 국한해 분류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은 23개의 성(省)으로 구성돼 있다. 땅이 아주 넓은 만큼 기후도 다르고 각 구역 주민들마다 성향이나 기호, 생활방식 등도 천차만별이다. 국내 화장품 업계는 이에 주목해 산동성, 허베이성, 쓰촨성, 랴오닝성 등 중국의 개별 성 주민들을 분석하고 맞춤형 상품을 판매해야 한다. 중국을 여러 구획으로 나눠 지역별로 브랜드를 특화한다면 섬세하고 뿌리 깊은 브랜드 이미지를 갖출 수 있을 것이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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