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논의 조짐 보이는 합산규제, 필요하다 vs 필요없다 '공존'
재논의 조짐 보이는 합산규제, 필요하다 vs 필요없다 '공존'
  • 백연식 기자
  • 승인 2018.10.02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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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과기정통부-국회 의견은? 공정위 "사후 규제", 과기정통부 "신중한 검토", 국회 행정처 "재논의 필요"

[키뉴스 백연식 기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서 KT와 KT스카이라이프를 대상으로 하는 합산규제에 대한 논의가 다시 시작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과방위 행정처에서 재논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합산규제 논의에 적극적인 상황에서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은 유료방송 합산규제 일몰과 관련해 보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정부는 합산규제의 신중한 검토, 공정거래위원회는 폐지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합산규제에 대해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낸 공정위도 사후규제의 필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합산규제에 대한 재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경우 정부와 국회 행정처, 공정위의 의견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신경민 의원은 지난 2016년 합산규제가 영구적으로 적용되는 법안을, 추혜선 의원과 김석기 위원은 지난 6월 27일 합산규제 일몰 이후 합산규제를 재도입하려는 법안(개정안)을 낸 상태다. 유료방송 합산규제란 케이블TV와 IPTV, 위성방송 등의 유료방송 시장에서 특정기업계열(KT+KT스카이라이프) 가입자 점유율이 전체의 3분의 1(33.33%)를 넘지 못하도록 한 것을 말한다. 2015년 6월 3년 일몰을 유효기간으로 설정돼 합산 규제가 시행됐고, 올해 상반기 일몰을 앞두고 합산규제를 연장할 지 폐지할 지 국회에서 논의가 진행돼야 했지만, 논의 없이 일몰됐다.

2일 국회 과방위에 따르면, 합산규제 법안은 국회에서 논의가 재점화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과방위 간사를 맡고 있는 김성수 의원실 관계자는 “여야를 가리지 않고 합산규제와 관련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필요성에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합산규제 연장의 필요성이나 기간에 대해서는 의원 간에 의견이 엇갈리는 것은 맞다. 하지만 합산규제에 대한 논의는 시작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안정상 더불어민주당 수석 전문위원은 “유료방송 시장의 경우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이기 때문에 합산규제 논의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다른 법안보다 합산규제안을 우선 순위에 두고 논의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방위 소속 자유한국당 의원실 관계자는 “야당인 자유한국당의 경우 합산규제 법안 통과에 대해 적극적이지 않다”며 “하지만 과방위 법안 소위에 법안이 올라올 경우 논의에 임하겠다는 의지는 있다”고 전했다.

사진=KT스카이라이프
사진=KT스카이라이프

일몰된 유료방송 합산규제, 정부 및 국회 행정처의 의견은?

이런 상황에서, 임재주 과방위 수석 전문위원은 방송법, 인터넷 멀티미디어 방송 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검토 보고서를 최근에 냈다. 보고서에 따르면 통신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합산규제 재도입에 대해 신중한 검토를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임재주 위원은 보고서를 통해 “과기정통부는 유료방송 시장의 공정경쟁 환경조성 등을 위해 합산규제가 필수적인지에 대해 이해 관계자간 이견이 존재하기 때문에, 합산규제 재도입 여부는 유료방송 시장경제에 미치는 영향, 이용자 편익, 해외규제 사례 등을 고려해 신중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공정위는 합산규제를 영구히 하자는 신경민 의원안에 대해 사업자의 영업활동 및 경쟁을 제한하므로 폐지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하지만 공정위도 사후규제에 대한 필요성을 언급했다. 공정위는 시장점유율은 사업자간 경쟁과정을 통해 나타나는 결과이기 때문에 이를 사전에 제한한다는 것은 시장경제 원리에 배치된다는 의견을 냈다. KT계열의 독과점에 따른 부작용은 사후 규제를 통해 시정이 가능하다고 공정위는 전했다.

KT와 KT스카이라이프는 합산 규제는 경쟁을 과도하게 제한하며 해외에서도 유례가 없는 반산업 규제라며 독과점 제한, 공정거래 이슈는 일반경쟁법, 방송법의 기존 규제로 규율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는 규제 도입 당시와 시장 상황에 큰 변화가 없으므로 합산규제가 유지돼야 한다는 입장과 함께 합산규제가 폐지된다면 시장지배력 남용 방지를 위한 보완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케이블TV협회는 합산규제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으나 일부 SO는 M&A(인수합병) 가능성을 고려해 입장 표명을 유보했다.

임재주 위원은 보고서를 통해 “국회 차원에서 합산 규제가 유료방송 시장에 미친 영향을 재검토하지 못한 채 일몰됐다”며 “합산규제가 유료방송 시장에서 공정경쟁 환경을 조성하는데 기여했는지, 아니면 불필요한 규제로서 역할을 수행했는지를 국회 차원에서 재검토할 수 있다는 점에서 논의의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최종적으로 의견을 냈다.

합산규제 관련 KISDI 보고서, "유료방송 점유율 규제 연장하고 보완장치 만들어야"

KISDI는 유료방송 시장 집중현상 개선방안 연구 보고서를 통해 유료방송 합산규제 관련 일몰과 관련 일부 보완장치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KISDI 보고서는 지난해 과기정통부가 합산규제 관련 연구용역 계약을 체결하면서 정책연구를 맡겼지만 최근에야 공개됐다. 이와 관련 과기정통부 방송산업정책과 관계자는 “보고서 공개를 앞두고, 통계 수치 등을 보완하기 위해 다소 시간이 걸렸다”고 해명했다. 과기정통부는 지난해 하반기 합산규제 관련 연구반을 운영했지만 이에 대한 보고서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KISDI의 보고서에 따르면 유료방송 합산규제가 연장돼야 한다는 근거로 대형사업자를 중심으로 한 독과점 시장 출현에 따른 우려가 여전하다는 점을 설명했다. 유료방송이 독과점 시장이 될 경우 요금인상과 서비스 품질 하락 등으로 이용자 이익이 저해될 수 있고, 일몰 이후 인수합병(M&A) 등으로 대형 사업자가 등장할 경우 전략적으로 약탈적인 가격 할인, 채널편성권 남용 등 공정경쟁을 저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 문제는 사후규제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는 지적했다. 또한 유료방송은 네트워크 산업의 특성을 보유한 진입장벽이 높은 산업이기 때문에 공익목적의 특수규제가 필요하다고 점도 강조됐다.

보고서에는 합산규제 일몰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경쟁을 통해 가입자 시장의 이용자 후생에 영향이 없고 유료방송 가격 경쟁이 활성화돼 있다는 주장이다. 또한 경쟁 유료방송 플랫폼이 많은데다가 이용자가 요금인상과 품질하락 등을 감안해 서비스를 변경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KISDI는 보고서를 통해 “(보완장치 없이) 합산규제가 일몰되는 경우 대형 사업자가 등장해 채널편성권을 남용하거나 설비 우위를 이용한 시장쏠림이 발생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현행 점유율 규제를 일시 연장하고 보완장치를 만든 후 일몰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2017년 하반기 유료방송 가입자 수 및 시장 점유율 (자료=과학기술정보통신부)
2017년 하반기 유료방송 가입자 수 및 시장 점유율 (자료=과학기술정보통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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