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리 딜레마①] 올리자니…안올리자니…이주열의 선택은?
[한은 금리 딜레마①] 올리자니…안올리자니…이주열의 선택은?
  • 신민경 기자
  • 승인 2018.10.08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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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뉴스 신민경 기자] "금리 인상 타이밍을 놓쳤다"는 '금리 인상 실기론'에 휩싸인 이주열 한국은행(이하 한은) 총재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 이 총재는 지난 4일 열린 경제동향간담회에서 '실물경기 지표 부진'에 더해 '금융 불균형 누적'을 금리 결정의 고려 변수로 언급했다. 더 이상 금리를 동결할 수 없어 연내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이 총재는 이날 "지금은 금융 불균형을 점진적으로 해소하는 등 거시경제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에 집중해야 할 때"라며 "지난 10년 동안 소득 증가율을 웃도는 가계부채 증가세가 계속되면서 금융 불균형이 누증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 불균형 누증'이란 저금리 과잉 유동성에 따른 가계 부채 증가, 부동산 시장으로의 자금 몰림 현상 등을 뜻한다. 이 총재의 발언을 두고 서울 분양 아파트의 투기 과열 원인을 저금리로 인한 과다 통화량에서 찾는 여론을 의식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사진=한국은행)
(사진=한국은행)

이주열 총재의 발언 뒤에는 정부 인사들의 잇단 금리 인상 지지가 있다. 지난 2일 김현미 장관은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금리 문제를 전향적으로 고민할 필요가 있다. 집값이 상승하는 이유 중의 하나가 지속되는 저금리정책으로 인한 시중 유동성 부작용이다. 지난 정권부터 저금리정책 기조가 유지되고 있다. 이는 유동성 과잉의 주요 원인이다"고 말했다. 앞서 이낙연 총리도 지난달 13일 국회에서 "고금리정책으로 환원하지 않으면 자금 유출과 한·미 간 금리 역전에 따른 파장, 가계부채 부담 등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죽은 경기를 되살리기 위해 전 세계가 앞다퉈 금리를 낮췄다. 하지만 올해부터 미국은 다시 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했다. 지난 26일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한국은행이 환매조건부채권을 담보로 돈을 빌리거나 빌려줄 때 적용하는 금리)를 연 1.75∼2.00%에서 연 2.00~2.25%로 0.25% 인상했다. 올해로 세 번째 기준금리 인상이다. 이로써 한·미 양국 간 기준금리 격차는 최대 0.75%p로 확대됐다.

여기에 더해 미국은 오는 12월 한 차례, 내년에는 세 차례 추가로 금리를 올릴 계획이다. 만일 한·미 금리 역전 상태가 장기화하면 국내에 투자한 외국인 자본 가운데 주식·채권 투자자본이 고수익률이 보장된 미국으로 대규모 이탈이 우려된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변동추이 (자료=한국은행)
한국은행 기준금리 변동추이 (자료=한국은행)

현재 한국의 기준금리는 1.5%다. 2007년 7월 이후 11년여 만에 양국의 금리가 최대 격차를 기록했다. 분명 한국은 미국과 사정이 다르다. 기업의 설비·건설투자가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금리를 올리기란 쉽지 않다. 고금리 정책은 이자비용을 높여 기업의 투자를 억제하기 때문이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올리면 투자가 움츠러들고 가계부채 이자도 늘어 경기 불황이 가속화할 것이다. 하지만 금리를 동결해도 한·미 금리 격차가 점점 확대돼 시중 유동성 과잉이 심한 부작용을 동반한다. 따라서 어떤 양자택일의 경우에도, 뒤따르는 편중 현상과 문제점은 감안해야 할 것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이 지난 26일 발표한 '한·미 기준금리 역전현상 지속의 영향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한·미간 금리격차 0.25%p 확대는 국내에 유입돼 있는 단기자본인 포트폴리오 투자를 8조원, 직접투자는 7조원으로 총 15조 원(GDP 대비 0.9%) 정도까지 감소시킬 수 있다.

이승석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외국인자본은 가장 저렴하게 조달할 수 있는 투자재원 중 하나이지만, 대내외적 충격으로 인해 유출이 본격화되기 시작하면 직접적인 통제가 어려운 속성이 있다"며 "금리격차 확대로 외국인 자본에 대한 유출압력이 높아진 현 상황에서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로 인한 대규모 유출위험을 줄이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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