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라돈 논란' 재점화…재발 방지책 나올까
[국감] '라돈 논란' 재점화…재발 방지책 나올까
  • 고정훈 기자
  • 승인 2018.10.12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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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뉴스 고정훈 기자] 12일 열릴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이하 산자위) 국회 국정감사(이하 국감)에선 라돈이 집중 조명될 예정이다. 라돈은 1급 발암물질로 주로 폐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국민들의 생활 안전을 위한 실제적인 방안이 제시될 지 관심이 모아진다.

앞서 산자위 소속 이용주 민주평화당 의원은 지난 10일 라돈 침대 파동의 핵심물질인 모나자이트를 활용한 유효 특허가 91건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 의원에 따르면, 모나자이트 활용 특허와 실용등록은 총 286건으로, 이중 생활밀착형 제품은 224건에 달했다. 이는 아직도 라돈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부족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앞서 지난 5월3일 침대에서 1급 발암물질이 검출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 발암물질이 라돈으로, 음이온을 방출해 신진대사를 촉진한다고 알려진 모나자이트에서 방출됐다. 이후 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원안위)는 모나자이트를 사용한 대진침대 매트리스에 대해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에 나선 원안위는 5월10일 1차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대진침대 9개 모델에서 라돈이 검출됐으나 환경부의 실내 공기 라돈 기준(200bq)보다 낮은 58.3bq라는 내용이었다. 방사능 피폭량도 안전 기준치 이하였다. 이미 언론을 통해 알려진 사실과 달라 많은 사람들이 의구심을 표했다.

1차 발표가 얼마 지나지 않아 원안위는 기존 내용을 뒤집는 새로운 발표를 냈다. 5월15일 2차 조사결과 발표에서 원안위는 속커버뿐만 아니라 매트리스 스펀지에서도 모나자이트가 사용됐다고 했다. 이를 조사한 결과 검출된 라돈(620bq)이 환경부 기준인 실내 공기 라돈 기준보다 3배나 높았다. 또한 라돈 피폭량이 환경부 기준치의 최대 9.35배나 초과했다.

원안위는 대진침대 매트리스가 가공제품 안전기준에 부적합하다고 밝히며 수거 명령 등 행정조치를 취했다. 수거 진행 도중에 사건은 또다시 터졌다. 2개월 후인 지난 7월 까사미아가 2011년 판매한 제품에서도 라돈이 검출됐다는 소식이었다. 당시 까사미아는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OEM)방식으로 제조된 세트상품을 판매했다. 토퍼 1개와 베개 2개, 바디필로우 1개 등 총 4개 제품이었다. 

지난 9월에는 에넥스와 가누다, 성지베드산업의 제품에서 기준치 이상의 라돈이 추가로 검출됐다. 두 업체의 경우 소비자의 제보를 통해 발견돼 원안위의 조사에 구멍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원안위의 발표 번복과 관리 부실에 화가 난 소비자 1730명은 지난 7월 서울중앙지법에 대진침대와 대한민국 정부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이들이 청구한 금액은 174억5000만원으로, 1인당 1000만원이 넘었다. 같은날 다른 소비자 69명도 대진침대를 대상으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한국소비자원분쟁조종위원회는 라돈침대에 대한 보상 여부를 지난 9월17일에 결정하기로 했다. 그러나 합의에 난항이 생기면서 결국 합의는 10월로 미뤄졌다. 합의가 길어질 조짐을 보이자 한국소비단체협의회는 국회 앞에서 "소비자 집단소송을 법제화하라"고 촉구했다.

지난 9월 17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소비자 집단소송 법제화를 주장하며 캠페인을 벌이는 모습(사진=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지난 9월 17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소비자 집단소송 법제화를 주장하며 캠페인을 벌이는 모습(사진=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대진침대는 자체적으로 라돈 물질이 검출된 침대를 리콜하기로 했다. 그러나 3만개가 넘어 수거 작업이 길어졌다. 이에 우정사업본부는 직원 3만명과 차량 3200대를 투입해 6월 16~17일 집중적으로 라돈 침대 수거에 나섰다.

우정사업본부는 수거대상 매트리스 소유주에게 안내 문자 메시지를 발송했다. 매트리스를 포장할 수 있는 비닐도 제공했다. 비닐에 쌓인 매트리스는 수거 예정일에 맞춰 건물 바깥으로 내놓으면 됐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매트리스를 포장한 비닐이 찢기는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했다. 또한 발암물질을 바깥에 내놓는 것에 대한 사람들의 거부감도 심했다.

이 과정에서 집배원에 강한 노동이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6월 선거에 맞춰 공보를 발송하는 상황에서 매트리스까지 수거하게 되면 막중한 업무 노동에 시달린다는 주장이었다. 실제로 마포구 한 집배원이 매트리스를 수거한 다음에 심장마비로 사망하기도 했다. 그러나 우정사업본부는 "라돈침대 수거와 집배원의 사망 사이에는 연관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수거한 매트리스도 문제였다. 우정사업본부가 수거한 매트리스는 천안과 당진에 있는 대진침대 공장에 적재됐다. 이 소식을 듣게 된 지역주민들은 우리 지역 내에 발암물질을 무단으로 가지고 왔다며 항의를 했다. 항의가 이어져 수거한 매트리스를 해체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는 매트리스 수거률 저하라는 결과를 가져왔다. 라돈침대를 가지고 있는 시민들은 수거 신청한지 한 달이 지났는데도 수거하지 않는다며 온라인상을 통해 불만을 표출했다. 라돈침대 수거가 미흡한 점에 대해 원안위 관계자는 "라돈 관련 매트리스를 수거하는 일은 각 업체가 해야할 일"이라며  선을 그었다. 수거가 길어지자 성남시는 라돈침대를 자체적으로 수거했다. 그러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수거 과정은 더디게 흘러갔다.

원안위의 정확하지 못한 미수거량 집계도 사람들의 불신을 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애초에 원안위가 8월초 발표한 미수거량은 7000개였지만 8월말엔 9000여개로, 9월초엔 2만개로 대폭 상승했다. 지난달 18일에는 다시 2100개로 감소하긴 했지만 여전히 미수거된 라돈침대는 수 백개에 달한다.   

실제 지난 3일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공개한 라돈침대 수거 현황에 따르면, 라돈침대 총 6만8000개 중 아직 미수거량은 600여개나 됐다. 앞서 원안위는 추석 연휴 전까지 전량 수거를 약속했다.

원안위 관계자는 라돈 물질 검출 제품 조사 진행 사항에 대해 "모나자이트를 수입해 국내에 판매한 업체를 근거로 이를 역추적해 대부분의 상품을 검사했다"고 밝혔다.

원안위뿐만 아니라 가구 업체에서도 자체 제품에 대한 검사를 하는 경우가 늘어났다. 이 과정에서 소비자의 신뢰를 얻기 위해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 라돈이 검출 여부 조사를 의뢰하기도 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이동만 박사는 "시몬스와 에이스의 의뢰를 받아 매트리스를 검사했다"며 "두 업체를 제외한 다른 의뢰가 없어 추가 검사는 예정에 없다"고 말했다.  

현재 대진침대를 비롯한 나머지 업체의 제품도 대부분 회수된 상황이다. 까사미아 민자희 팀장은 "현재까지 라돈이 검출된 제품은 99% 회수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여전히 문제는 남는다. 매트리스 해체 작업이다. 박완주 의원에 따르면, 천안 대진침대 본사에 야적한 라돈침대 5만2000개는 모두 해체됐다. 그러나 당진항 야적장에 쌓여 있는 매트리스 1만7000개는 현재까지 주민들의 반대로 해체하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선 국내 가구 업체 중 상당수가 자체 생산이 아닌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방식을 채택한 것을 문제로 꼽았다. 라돈이 검출된 까사미아의 제품들이 OEM 방식으로 생산된 것으로 봤을 때, 비슷한 유형의 사고가 터질 우려가 남아있다는 지적이다.

박완주 의원은 "라돈침대와 비슷한 유형의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원료물질을 사용한 가공제품의 유통관리 미흡사항을 정비해야 한다"며 "안전관리체계를 개선하는 내용의 생활주변방사선 안전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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