甲 향한 乙의 고언..."재벌개혁을 국감 주요 의제로"
甲 향한 乙의 고언..."재벌개혁을 국감 주요 의제로"
  • 신민경 기자
  • 승인 2018.10.15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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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노총, 재벌개혁 쟁점화 순회투쟁…금호-한진-롯데-상의 규탄

[키뉴스 신민경 기자] "갑질 없는 세상에서 동기들과 소주 한 잔 기울이는 그날까지 열심히 투쟁하겠습니다."

국정감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노총)에서는 재벌개혁 쟁점화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민노총은 지난 12일 주요 대기업 본사 앞에서 재벌개혁 쟁점화 순회투쟁을 이어가며 재벌문제를 국정감사 주요 안건으로 채택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민노총은 이날 오전 11시 금호아시아나그룹과 한진그룹 본사 앞에 모여 항공재벌을 규탄했고, 이어 오후 2시 롯데그룹 본사 앞에서 유통재벌의 노조 탄압과 비정규직 양산을 문책했다. 또 오후 4시에는 대한상공회의소 앞에서 대한상의의 반(反)노동자성을 따지며 해고자 원직 복직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혼맥 통해 정경유착 내실 다진 재벌과 경제계..."부도 세습, 갑질도 세습한 항공재벌"

12일 집회는 금호아시아나그룹 본사에서 시작됐다. 민노총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항공재벌이 3·4세 승계를 위해 일감 몰아주기를 통한 사익을 편취하는 등 부당한 방법으로 지배권을 강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가장 먼저 조합원들 앞에 선 장현술 민주노동자전국회의 집행위원장은 혼맥을 통해 상호 권력을 유지해 온 재벌과 경제계를 비난했다. 장 위원장은 "재벌들은 정경유착으로 성장해서 관료들과 정치인들과 혼맥을 통해 단단한 공생관계를 맺고 있다. 이전 시대에 그랬듯이 그들만의 양지를 만들고 있다. 비리와 부패로 탄생한 재벌 자본은 현재까지 거대한 부정부패의 온상이 됐다. 왕족 세습과 같은 경영권 세습도 부끄러움 없이 자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12일 오전 11시 금호아시아나그룹 본사 앞에 모인 민노총 조합원들이 투쟁하고 있다. (사진=키뉴스)
12일 오전 11시 금호아시아나그룹 본사 앞에 모인 민노총 조합원들이 투쟁하고 있다. (사진=키뉴스)
12일 오전 11시 금호아시아나그룹 본사 앞에서 장현술 민주노동자전국회의 집행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키뉴스)
12일 오전 11시 금호아시아나그룹 본사 앞에서 장현술 민주노동자전국회의 집행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키뉴스)

다음으로 발언대에 오른 윤석재 공공운수노조 아시아나항공노조 대의원은 "항공재벌은 현재 아웃소싱 업체를 만들고 장시간 노동과 저임금에 시달리는 노동자를 계속 양산하고 있다. 최대한 많은 사익을 편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 갑질의 표본이 되고 있다. 노동자들은 끊임 없이 핍박 받고 있는데 총수 자녀는 상무와 사장 등으로 쉽게 들어섰다. 노동자는 20년이 지나도 그대로 대리, 과장에 머물러야 하는 현실에서 총수 일가의 갑질은 심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의원은 이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잇단 사건에도 직원들의 처우 개선에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악재가 겹치자 김수천 사장을 책임의 방패막이로 삼아 사퇴시켰다. 정작 사퇴했어야 할 사람은 다른 사람이다"면서 박삼구 회장의 퇴진을 요구하고 나섰다.

민노총 연대는 윤 대의원의 발언을 끝으로 한진그룹 본사까지 행진을 통해 국감의 재벌경영과 갑질 문제 쟁점화를 외쳤다.

이어 한진그룹 본사에 도착한 조합원들 앞에서 양동규 민노총 부위원장은 "최악의 적폐는 재벌의 갑질이다. 한진의 조양호 일가는 부를 세습하고 갑질마저 최악으로 세습했다. 한진 일가는 단순한 불법을 저지른 것이 아니다. 밀수, 탈세, 인권탄압, 폭력 등을 행사했다"며 "현 정부는 비정규직을 정규 온갖 편법을 자행한 재벌들을 불복시켜야 한다. 재벌 적폐 청산 없이 우리의 투쟁은 한 치도 나아갈 수 없다"고 주장했다.

민노총 조합원들이 한진그룹 본사로 행진하고 있다. (사진=키뉴스)
민노총 조합원들이 한진그룹 본사로 행진하고 있다. (사진=키뉴스)
12일 한진그룹 본사 앞에서 양동규 민주노총 부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키뉴스)
12일 한진그룹 본사 앞에서 양동규 민노총 부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키뉴스)

민노총 연대는 오후 2시까지 명동 롯데백화점 앞으로 이동했다. 이들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집행유예 선고를 받은 데 대해 실망과 분노를 표하며 유통재벌 갑질과 비리의 쟁점화를 외쳤다. 

이현숙 서비스연맹 마트노조 롯데마트 지부 사무국장은 "롯데그룹은 비정규직 확산과 청년 착취 부문 1등 기업이다. 비정규직의 증가 폭이 최근 들어 매우 높아졌다"면서 "70억 원을 뇌물로 바치고도 석방된 이가 신동빈 회장이다. 신 회장은 일자리를 창출한 것이 아니라 비정규직 노동자를 확대 양산하고 있는 것이다. 롯데는 매출 등 사익을 위해 자행하는 온갖 불법 행위를 멈추고 직원들을 돌아봐야 한다"고 밝혔다.

롯데그룹 규탄 집회를 마친 후 이들 순회투쟁단은 오후 4시에 대한상공회의소(이하 대한상의) 앞에 집결했다. 이들은 대한상의가 경영자총연맹 등의 여타 경제단체들과 마찬가지로 최저임금의 업종과 지역에 따른 차별을 주장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민노총 조합원들은 대한상의가 최저임금제도를 개선하는 것이 아니라 개악하고 있으며,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재벌을 비호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12일 오후 4시 대한상공회의소 본사 앞에 모인 민노총 조합원들이 투쟁하고 있다. (사진=키뉴스)
12일 오후 4시 대한상공회의소 본사 앞에 모인 민노총 조합원들이 투쟁하고 있다. (사진=키뉴스)
12일 오후 4시 대한상공회의소 본사 앞에 모인 민노총 조합원들이 투쟁하고 있다. (사진=키뉴스)
12일 오후 4시 대한상공회의소 본사 앞에 모인 민노총 조합원들이 투쟁하고 있다. (사진=키뉴스)

민노총 "대한상의, 상공업 진흥 위한다면 최저임금 문제제기 거두고 경제 구조적 문제 해결해야"

발언대에 올라선 정혜경 민노총 부위원장은 "수십 년 동안 노동자들을 비정규직으로 착취하고 부당 이익을 취해 온 기업들이 최저임금 인상 때문에 문을 닫게 됐다고 울먹인다. 누가 봐도 역설적인 상황이다. 국내 재벌과 경제단체들은 최저임금 인상만이 우리나라 경제를 어렵게 하고 있다며 본질을 호도하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나라 자영업자 비율은 25%로 매우 높다. 자영업자라고는 하지만 자기 착취를 자행해도 생산성이 낮아 고역을 겪는 상황이다. 즉 자영업자들은 결코 자본가가 될 수 없는 현실이다. 우리나라 경제단체는 최저임금 인상에 문제 제기를 할 것이 아니라, 한국 경제사회의 복잡다단한 구조적인 문제 해결에 힘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선우 희망연대노조 SK비지부 정책부장이 대한상공회의소가 외면한 비정규직 문제와 최저임금 정책에 관해 발표했다. 김 정책부장은 "우리나라 재벌들은 현금성 자산을 수백조 원 가량 쌓아두면서도 비정규직을 가장 많이 사용하고, 원·하청 불공정거래로 하청기업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 한국의 상공업 진흥에 기여하겠다는 대한상공회의소가 오히려 재벌들의 권익을 보호하는 데 앞장서며 노동자 탄압에 일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마지막 발표자로 나선 진기영 공공운수노조 수석부위원장은 "노동조합을 만들고 노동법 개악 투쟁에 맞서 파업까지 벌였던 양경규 전 공공운수연맹 위원장은 구속됐고 사업장인 서울상공회의소에서도 해고됐다. 당사자도 아닌 양경규 전 위원장을 구속 해고한 것은 노동을 존중하지 않는 사회를 방증했다. 이제라도 바로 잡아야 한다"며 노사협의 협조를 촉구했다.

이날 모든 발언이 끝나고 윤택근 민노총 부위원장은 대한상의 측에 항의서한을 전달하며 공식 답변을 요구했다.

12일 오후 5시께 대한상공회의소 측에 윤택근 부위원장이 항의서한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키뉴스)
12일 오후 5시께 대한상공회의소 측에 윤택근 부위원장이 항의서한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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