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리스크에 발목잡힌 '칼호텔'…상반기 적자만 280억
오너리스크에 발목잡힌 '칼호텔'…상반기 적자만 280억
  • 고정훈 기자
  • 승인 2018.10.18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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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특성상 정상화까진 수년 걸려…곧 정상화 돌입"

[키뉴스 고정훈 기자] 신혼여행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무엇일까. 대부분의 사람들이 해외여행 또는 로컬 음식에 대해 말한다. 그런데 이 두가지가 아닌 숙소에 대해 말하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다. 이는 해외여행이 지금처럼 활발하지 않았을 때 국내로 신혼여행을 가는 사람이 많았기 때문이다. 당시에는 제주 서귀포 칼호텔(이하 칼호텔)이 신혼여행으로 갈 수 있는 곳 중 최고로 꼽혔다. 그러나 이제는 과거의 영광에 가깝다. 현재 칼호텔을 비롯한 대한항공 호텔 전체가 연이어 적자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칼호텔은 1985년 처음 선보였다. 총 225실의 객실과 250여대 이상 주차 가능한 주차장, 레스토랑과 수영장 등 당시에는 보기 힘든 부대시설을 가지고 있었다. 우리나라에 특급 호텔이라는 개념이 아직 제대로 자리잡히지 않는 상황에서 5성급 호텔이 등장한 것이다. 아직도 80~90년대 결혼한 사람들은 칼호텔이 국내 신혼여행으로 갈 수 있는 호텔 중 최고라는 인식이 남아있다. 칼호텔 정원에 있는 산책로에 허니문하우스라는 이름이 붙어있는 점을 감안해보면 당시 인기를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칼호텔이 소리소문 없이 하향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물론 갑자기 이뤄진 일은 아니다. 사람들의 입에서 멀어지더니 심지어 2004년에는 호텔 정기 등급 심사에서 특 2등급으로 떨어졌다. 이후 2011년 2월에는 특 1등급으로 다시 한 번 추락했다.

국내 여행업계 관계자는 “칼호텔이 인기가 많았을 시절은 특급 호텔에 대한 인식이 별로 없었던 20년 전"이라며 "요즘은 칼호텔 주변뿐만 아니라 제주도 지역 내 호텔이 포화상태라고 할 정도로 우후죽순 생겨 메리트를 많이 잃었다"고 말했다.

실제 칼호텔에 객실 가격을 조회해보니 최근 30일 간 최저가가 8만7800원대로 확인됐다. 주변 서귀포 해안 인근에 있는 신라호텔은 22만원, 켄싱턴 호텔 제주는 22만원 대로 절반 이상 낮은 가격이다. 국내 여행업계 관계자는 "가성비라는 말이 유행하는 만큼 가격이 호텔의 서비스와 질을 모두 대변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공실 갯수에 따라 가격이 쉽게 변하는 호텔업계 특성상 대략적인 판단은 가능하다"고 했다.  

최근 30일간 각 호텔 최저가(자료=네이버)
최근 30일간 각 호텔 최저가(자료=네이버)

오너리스크도 칼호텔의 발목을 잡았다.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컵 논란'이 한참이던 지난 4월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이 제주 올레길 6코스를 막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제주 올레길은 제주도 내 걷기 좋은 길을 선정해 코스로 정해놓는다. 그런데 제주 올레길 6코스가 하필 칼호텔 정원을 포함하고 있었다.

2009년 연말부터 칼호텔의 요청으로 6코스 중 일부의 사용이 중단됐다. 많은 관광객들이 원래 코스가 아닌 칼호텔 주위를 돌아 걸어갔다. 이에 서귀포 지역 시민단체가 칼호텔이 공공부지를 무단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기자회견을 열었다. 확인 결과 올레길 6코스 중 일부는 한진 소유의 땅이 아닌 국토교통부 소유의 부지였다. 이후 칼호텔 측은 사과했고 올레길 6코스는 다시 시민의 품으로 돌아갔다.

제주도를 비롯한 국내 대부분의 호텔이 맞은 침체기도 칼호텔에 부정적인 영향으로 작용했다. 한국호텔업협회 관계자는 "국내 호텔 사업이 침체된 이유는 우후죽순 생기는 호텔과 국내 여행 풍조의 변화"라고 지적했다. 현재 많은 호텔이 들어서며 경쟁이 심화되고 이로 인해 출혈 경쟁이 불가피해지면서 호텔 수익 악화로 연결된다는 의미다. 또한 통계청에 따르면 연도별 출국자수는 2014년 1600만명, 2015년 1900만명, 2016년 2200만명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대한항공측은 칼호텔 실적에 관련해 "작년 10월 개보수를 완료했으며, 이로 인해 국내 가족여행객이 증가하고 있다"며 "또한 중국인 관광객 수요 증가추이에 따라 개선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문제는 대한항공 호텔 사업 중 고전을 면치 못하는 곳이 칼호텔 뿐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현재 대한항공은 실질적으로 그랜드 하얏트 인천, 제주 칼호텔, 서귀포 칼호텔, 하와이 와이키키 리조트호텔, 윌셔그랜드센터 등을 운영하고 있다. 이 중 대부분의 호텔 사업이 적자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호텔 부문에서 500억원이 넘는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올 상반기 적자는 284억원에 달한다. 2016년 잠깐 흑자로 돌아선 이후 계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해외 호텔사업도 별반 다르지 않다. 오히려 윌셔그랜드 호텔 재개발에 1조원이 넘는 금액을 투자해 더 큰 부담을 가져왔다 평가가 지배적이다. 당시 대한항공은 2011년 영업이 종료된 윌셔그랜드호텔의 재개발 소식을 알리며 "총 73층 규모의 초고층호텔로 미국 LA에 랜드마크에 자리잡을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윌셔그랜드센터가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한 이후에도 실적은 제자리 상태다. 일각에선 "대한항공이 신사업으로 선택한 호텔사업이 오히려 발목을 잡는 게 아니냐"는 말도 흘러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대한항공 관계자는 "신규호텔의 특성상 수익이 정상화될 때까지 수년이 걸려 현재 상황으로만 판단하기에는 시기상조"라며 "아직 확답하기는 어렵지만 곧 정상화에 돌입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서귀포 칼호텔 전경(사진=대한항공)
서귀포 칼호텔 전경(사진=대한항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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