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이 할퀸 韓 경제②] 곤두박질치는 경제성장률, 재도약 해법은?
[곰이 할퀸 韓 경제②] 곤두박질치는 경제성장률, 재도약 해법은?
  • 신민경 기자
  • 승인 2018.10.29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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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적극적 재정정책과 규제 완화, 제조업과 ICT 융합 지원" 제시

[키뉴스 신민경 기자]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추락 속도와 폭이 예상을 넘어선다. 지난 25일 한국은행(한은)이 발표한 우리나라의 올해 3분기 경제성장률은 0.6%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정부를 포함한 각종 통계기관들은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잇따라 하향 조정하고 있다. 정부는 작년 12월 말 내놓은 경제정책방향 보고서에서 '2018년에는 수출과 투자 중심의 회복세가 이어질 것이며 3%대의 성장 복원을 예상한다'고 호기롭게 밝혔다. 하지만, 그것은 전망치가 아닌 목표치였다. 지난 7월 기획재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3%에서 2.9%로 떨어뜨렸다. 한은 또한 지난 18일 올해 경제성장률을 2.9%에서 0.2%p 낮춰 2.7%으로 전망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2.8%로 낮취 잡았다.

이주열 총재 (사진=한은)
이주열 총재 (사진=한은)

'균제 상태' 미국보다 낮은 전망치

한국은 미국보다도 현저히 낮은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록했다. 미국의 경우, 블룸버그 통신이 지난 23일(현지시각) 미국의 3·4분기 국내총생산이 전년동기비 3.4%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실제로 미국은 올해 2분기 전망치를 능가한 경제성장률 4.2%를 기록해, 3·4분기  전망까지 실현된다면 미국은 근 4년 동안 가장 높은 경제성장을 하게 된다. 

경제성장률은 국민총생산이나 국민소득의 실질적인 증가율을 반영한다. 즉 경제성장률을 보면 작년에 비해 올해의 경제 규모가 얼마나 늘었는지 알 수 있다. 한국은 아직 경제적으로 완숙하지 않았다. 그런데 '균제 상태'인 미국보다도 저조한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는 우리나라 경제가 그만큼 어려워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각에서는 한국 정부가 매해 경제성장률을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예상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한 통계기관 관계자는 "여러 복합적인 요인보다도 당초 정부 부처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을 너무 낙관한 것이 가장 큰 실수다. 잦은 추경은 예산 편성의 실패를 의미하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2017년 12월 27일 발표된 정부정책방향 갈무리
2017년 12월 27일 발표된 정부정책방향 갈무리

대내외적 경기불황 요인은?

한국 경제가 올해 난항을 거듭하는 대내적 요인으로는 중년층의 실업률 증가와 투자 감소, 성장동력 부재 등이 거론된다.

먼저 30대~40대의 실업률이 증가했다는 점에서 가계를 책임지는 가장의 소득 수준이 낮아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통계청이 지난 12일 발표한 '9월 고용동향'만 봐도 중년층의 실업률은 심각한 수준이다. 연령 계층별 취업자의 전년동월대비증감을 보면 취업률은 30대에서 10만 4000명, 40대에서 12만 3000명 감소했다. 또 연령 계층별 실업자와 실업률의 전년동월대비증감을 볼 때 30대와 40대의 실업률은 각각 0.8%, 0.5% 올랐다. 이에 대해 이승석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 부연구위원은 "올해 들어 실업률이 대폭 오른 이유는 청년 실업률 때문이 아니라, 가장 연령대(30~40대)의 취업률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이들의 높은 실업률은 가계 소득의 감소로 직결된다. 경기가 하강 국면에 진입하면서 기업들이 숙련 노동자도 정리해고하기에 이르렀다. 이처럼 높아진 중년층의 실업률은 다시 경제성장률의 저하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통계청 9월 고용동향 실업률 갈무리
통계청 9월 고용동향 실업률 갈무리

투자 감소 문제도 두드러진다. 정부는 지난 2014년 이후 줄곧 대기업에 국한해 연구개발 세액공제율을 축소해 왔다. 이에 관해 지난 23일 한경연에서는 연구개발 세액공제 축소에 다른 대기업 세금 부담 증가액이 연 1조원에 달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게다가 업계에서는 법인세 부담에 관한 불만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작년 8월 정부가 발표한 법인세 인상 개정안에 따르면, 올해부터 시작되는 사업연도분부터 법인세 과세표준이 3000억 원을 초과하는 법인은 25%의 세금을 내야 한다. 기존보다 3%p 더 높다.

이승석 부연구위원은 "법인세율 증가와 투자세액 공제 축소 등의 정부 정책 개정안으로 인해 기업들의 투자가 위축됐다. 혁신성장을 기조로 둔 정부가 오히려 기업들의 투자를 옥죄는 규제와 정책들을 내놓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대외적으로 미국이 기준금리를 꾸준히 올리고 있고, 이에 따라 국내 시중금리도 인상 압력을 받고 있는 상태이므로 기업들이 투자를 꺼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럴 때일수록 정부가 각종 반기업 정책을 완화하고 규제를 풀어줌으로써 기업이 적극적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독려해야 하는데, 지금의 규제 개혁 속도는 매우 더디다는 게 이 연구위원의 설명이다.

법인세 주요 개정 내용 (자료=국회예산정책처)
법인세 주요 개정 내용 (자료=국회예산정책처)

우리나라 경제를 견인하는 성장 동력이 부재하다는 점에도 주목해야 한다. 이승석 연구위원은 "한국이 균제 상태에 이른 미국보다도 낮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 책임은 현 정권 뿐만 아니라 지난 정권에도 있다. 지난 10년 간 정부는 수출에 강한 반도체와 조선, 철강 등에만 의지했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해서 지원하고자 노력하지 않았다. 나라 경제의 성장 동력을 찾지 않고 현실에 안주한 것이 최근 중국에 많은 부분에 있어 뒤쳐지고 있는 이유다"고 말했다.

서동혁 산업경쟁력연구본부 선임연구위원은 중국 대비 약화한 국내 수출 경쟁력에 대해 디스플레이를 예로 들어 설명했다. 그는 "중국이 디스플레이를 확대양산하면서, 상대적으로 생산성 제약이 큰 우리나라는 디스플레이 제품의 수출 시장을 중국에 뺏기고 있다. 특히 규모가 큰 LCD시장에서 중국이 많은 부분 점유해, 부품업체들도 잇달아 부정적인 영향을 받게 되는 것이다"고 했다. 즉 우리나라의 수출 경쟁력이 주력산업군에서 둔화하고 있는 상황도 경제성장률 저하에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꼽은 경제성장률 저하의 대외적 요인은 미·중 무역전쟁이다.

서동혁 선임연구위원은 "우리나라는 대외적으로 소규모 개방경제 형태를 띠기 때문에 미중 무역 분쟁으로 인해 하방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의 보호무역주의로 촉발된 양국간 갈등이 중국에 영향을 주고, 한국은 중국의존도가 크기 때문에 연쇄 피해를 입을 것이다"고 분석했다.

(이미지=BR)
(이미지=BR)

"내년은 올해 전망치 유지하거나 감소"

내년 우리 경제는 올해보다 더 암울하다. 전문가들은 내년 경제성장률이 올해 전망치를 유지하거나, 더 낮아질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아직까지는 경기 호황 전환의 동력을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이를 타개하기 위한 해법으로 전문가들은 적극적 재정정책과 규제 완화 등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손종칠 한국외국어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현재 미국의 잇단 금리인상을 단행하고 있어, 한국 역시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인 만큼 긴축 통화정책을 감수하되 재정정책에서 경기하강 국면 전환의 기회를 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손 교수는 "소규모 개방경제의 특성상 한국이 저금리를 유지하기는 힘들다. 대외불균형과 금융안정을 고려할 때 금리 인상의 통화정책은 불가피하다"면서 "대신 적극적이고 확장적인 재정정책을 추진해 제조업 경쟁력을 키우는 등 구조개혁과 산업재편을 감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의 성장을 저해하는 지나친 정부 규제는 지양해야 한다는 의견도 들린다. 이승석 부연구위원은 "4차산업혁명을 이끄는 다양한 산업군에 적용한 규제를 약화하고, 기존 2차산업인 제조업에도 ICT와의 융합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 또 바이오와 제약 등 성장 여지가 큰 기업들이 생명윤리 관련 문제에 부딪혀 전진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보다 과감해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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