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화해무드에 현대그룹 대북사업 관심 집중…돌파구 열릴까?
남북 화해무드에 현대그룹 대북사업 관심 집중…돌파구 열릴까?
  • 고정훈 기자
  • 승인 2018.11.05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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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제재 해제가 관건…사업리스크 줄일 대책도 필요

[키뉴스 고정훈 기자] 금강산관광엔 현대그룹의 오랜 노력이 녹아있다. 1989년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첫 단추를 꿴 이후 오랜 숙원사업으로 평가 받을 정도다. 물론 당시에는 금강산 관광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다. 이는 현재까지 이어져 대북사업 자체에 대한 우려로 나타나고 있다. 이에 남북한 관계 개선을 따라 현대그룹도 재도약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북 사업은 1989년 정 명예회장의 방북이 첫 시도로 평가된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그러나 사업 외에 정치적 이해관계가 얽혀 몇 년 동안은 별다른 소식이 들려오지 않았다. 항간에는 '북한에 놀아났다'는 지적도 나온다.

상황은 금새 반전됐다. 1998년 고(故) 정몽헌 회장이 금강산 관광 계약이 체결됐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정 명예회장은 1998년 2차례에 걸쳐 소떼를 몰고 북한을 찾았다. 일명 ‘소떼 방북’이라고 불리는 사건이다. 실향민인 정 명예회장은 오래 전인 1992년부터 소떼 방북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진다.

소떼 방북은 큰 효과를 가져왔다. 그동안 얼어있던 남북 관계가 빠르게 풀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1998년 10월 현대그룹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금강산관광 사업에 관한 합의서 빛 부속합의서’를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다음달 11월 금강산 관광이 처음으로 시작됐다.

열악한 환경에 비해 반응은 뜨거웠다. 당시에는 금강산과 그 주변에는 별다른 숙박시설이 없었다. 또한 육로로 이동이 불가능해 오직 바다를 통한 관광만 가능했다. 그래서 초기 금강산 관광은 유람선을 타고 북한으로 이동했다가 저녁에는 다시 돌아오는 방법을 택했다.

2003년에서야 육로 관광이 시작됐다. 남북 화합이라는 배를 타고 사업도 불티나는 흥행을 기록했다. 금강산 관광은 시작된지 7년 만에 100만명의 이용객을 기록했다. 2008년까지 금강산을 다녀간 관광객은 총 195만5951명이다. 한때 연간 최고 매출액은 3018억 2200만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개성 관광은 이보다 늦은 2007년에 시작됐다. 반응이 뜨겁기는 마찬가지였다. 1년이 안되는 기간 동안 11만명이 넘는 관광객을 기록했다. 당시 금강산 관광보다 개성 관광에 대해 더 흥미를 가지는 사람도 많았다. 이는 이산 가족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북한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해석으로 풀이된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대북사업 중단, 계열사 분리

개성관광이 시작된지 1년도 안돼 위기는 빠르게 찾아왔다. 지난 2008년 한 관광객이 북한군이 쏜 총에 맞아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다. 소식이 알려지며 금강산 및 개성 관광 등이 즉시 중단됐다. 

이미 현대그룹에는 한바탕 위기가 들이닥친 후였다. 거기에 갑작스런 정 회장의 죽음도 충격을 더했다. 결과적으로 재계1위라고 평가받던 현대그룹은 많은 계열사로 분리됐다.

현대그룹에는 정 회장의 뒤를 이어 부인인 현정은 회장이 부임했다. 그러나 하락세를 막을 수는 없었다. 대북사업 중단으로 인한 피해액은 1조원 이상으로 알려졌다. 실제 현대그룹은 대북 관련 사업을 중단하며 매출액이 60%이상 감소했다.

2007년에 2550억이었던 매출액은 2016년에 910억원을 기록했다. 주력사업으로 평가받던 관광 부문은 전체조직의 30% 수준으로 줄었다. 한때 1000명이 넘던 직원은 현재 250명만 남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014년 남북관계가 냉각되며 금강산 관광 행사와 정몽헌 회장 추모행사도 중단됐다. 일각에선 '현대그룹이 선대 회장들의 유지를 이어받겠다고 선언한 것에 비해 너무 초라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연이은 방북에 재개 가능성도 높아져

대북사업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건 올해 남북정상회담를 통해서다. 그동안 냉랭했던 남북 관계에 화해의 제스처가 오가기 시작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협의를 통해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사업을 우선 정상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어 대북사업이 다시 진행될거라는 예측이 뒤따랐다 

현대그룹은 지난 5월 남북경협사업과 관련된 태스크포스팀(TFT)을 새롭게 만들었다. 이는 현대그룹이 가지고 있는 북한 관련 사업권을 진행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현대그룹은 북한의 사회간접자본 시설, 철도, 전력과 통신, 금강산수자원, 명승지관광사업 등 7개의 기간사업 관련 사업권을 보유 중이다. 유효기간은 30년으로, 당시 사업권 대가로 약 5350억원을 지불했다.

고 정몽헌 회장 15주기 금강산 추모식(사진=현대그룹 홈페이지)
고 정몽헌 회장 15주기 금강산 추모식(사진=현대그룹 홈페이지)

TFT 위원장은 현 회장이 맡는다. 이밖에 현대아산 및 각 계열사 대표들은 실무와 자문 역할을 담당한다. 현대그룹은 이번에야말로 선대 회장의 유지를 잇겠다는 각오다.

현재 현대그룹은 금강산 및 대북 사업 세부 계획을 빠르게 논의하는 중이다. 물론 아직까지 넘어야할 산도 많다. 일단 유엔의 대북 제재는 아직까지도 해제되지 않았다. 여기에 과거 관광객 사망 사고 및 남북 관계에 따라 달라지는 사업리스크를 줄일만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이런 상황 속에서 현대그룹은 지난달 31일 통일부에 북한 민간접촉 신청서를 제출했다. 금강산 관광 20주년 행사 참여를 위해서다. 만약 성사되면 현 회장은 올해만 3번째 방북을 한다. 현 회장은 지난 8월 정몽헌 회장 15주기 추모식 행사와 9월 3차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북한을 2번 방문했다.   

현대그룹은 관계자는 "통일부에 북한주민접촉 신청서를 제출했고, 이를 승인받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 방북을 통해 대북 사업을 따로 진행하지는 않을 예정"이라며 "이번 목적은 금강산 관광 20주기 행사를 치르는 데 있다"고 밝혔다. 대북 사업에 관해서는 "남북간 화해 무드가 이어지는 만큼 내부 회의를 거쳐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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