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약정할인 30%' 압박, 이통사 받아들일 수 밖에 없나?
'선택약정할인 30%' 압박, 이통사 받아들일 수 밖에 없나?
  • 백연식 기자
  • 승인 2018.11.19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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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과 국회에서 선택약정할인율을 30%로 올리라고 강하게 압박, 대안 마련 지시"

[키뉴스 백연식 기자] 국회와 정치권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3사에게 선택약정할인율을 현행 25%에서 30%로 올리라고 압박을 강하게 하고 있다. 선택약정할인이란 ‘지원금에 상응하는 요금 할인’이라는 명목으로 지난 2014년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이 시행되면서 생겨났다. 지난 2015년 4월 요금할인이 20%로 상향된데 이어, 문재인 정부의 통신비 인하 공약으로 작년 9월 다시 25%로 할인율이 올라갔다.

이로 인해 SK텔레콤이나 KT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2%, 15% 이상씩 떨어지는 등 이통사의 실적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요금할인율이 30%로 올라갈 경우 이통사의 수익감소는 상당할 전망이다. 또한 이통사들의 경우 정부의 요금 인하 압박으로 현재 판매장려금(리베이트)등 마케팅비를 줄이는 상황인데, 선택약정할인율 30% 상향은 아무런 근거가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9일 익명을 요구한 이통사 고위 관계자는 “정치권과 국회에서 선택약정할인율을 30%로 올리라고 이통사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며 “이통사에게 선택약정할인 30% 상향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을 만들어 오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다른 이통사 관계자 역시 “국감 전에 노웅래 과방위 위원장이 단말기 완전 자급제에 대한 의견을 물으면서 선택약정할인 30% 상향이 가능한 지에 대해서도 같이 물은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민생경제연구소, 소비자시민모임, 한국소비자연맹,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는 지난달 말 기자회견을 열고 선택약정할인 30% 상향을 포함한 8가지 대책을 제안하기도 했다. 8가지 대책 안에는 데이터 제공량 2GB 이상 제공하는 보편요금제 도입(현재 정부안은 데이터 1GB이상), 보편요금제 도입과 동시에 알뜰폰에 대한 파격적인 지원, 스마트폰 단말기 요금 폭리 해결 및 과다한 수리비 인하, 해외로밍 음성통화 및 데이터요금 국내 요금과 동일한 수준으로 인하, 분리공시제로 제조사와 이통사 보조금 투명하게 공개하고 단말기 출고가 거품 제거 등이다.

노웅래 의원실 관계자는 “국감 전에 이통사 관계자를 불러 단말기 완전 자급제에 대한 의견을 주로 물었다”며 “여러 가지 질문을 하면서 선택약정할인 30%가 가능한지도 같이 물어 본 것”이라고 해명했다.

노웅래 과방위 위원장이 시민단체와 함께 선택약정할인 30% 상향을 포함한 8가지 대책에 대한 기자간담회를 마련했다
노웅래 과방위 위원장이 시민단체와 함께 선택약정할인 30% 상향을 포함한 8가지 대책에 대한 기자간담회를 마련했다

문재인 정부, 기본료 폐지 대신 선택약정할인 25% 상향 등 대책 내세워...이통사 수익 악영향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가계 통신비 인하를 위해 통신비 기본료 인하(1만1000원 상당)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모든 요금제에 기본료를 제외할 경우 국내 이통3사가 바로 적자를 겪을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데다가, 법적 근거가 전혀 없기 때문에 당시 미래창조과학부(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선택약정할인 25% 상향과 취약계층 기본료 감면, 보편 요금제 도입 등을 통신비 절감 대안으로 내세웠다.

보편 요금제의 경우 관련 법안이 통과돼야 하기 때문에 현재 국회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고, 아직까지 시행되지 못했다. 결국 문재인 정부 통신비 절감 대책의 핵심은 선택약정할인 25% 상향이라고 볼 수 있다. 선택약정할인 25%제도는 이통사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떨어뜨리고 있는데, 30%까지 올라갈 경우 영향은 상당할 전망이다.

SK텔레콤의 올해 3분기 기존회계기준 매출은 4조1990억원, 영업이익은 3053억원이다. SK텔레콤의 3분기 영업이익은 기존회계기준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5.5%, 영업이익은 22.2% 하락했다. KT의 3분기 기존회계기준 매출액은 5조9860억원, 영업이익은 3208억원이다. 기존회계기준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2.7%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5.0% 떨어졌다. LG유플러스는 3분기 매출 2조9919억원, 영업이익 2281억원을 올렸다. LG유플러스의 기존회계기준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3조402억원과 2320억원이다. 기존회계기준 전년동기대비 매출액은 0.6% 하락했지만, 영업이익은 8.4% 올라갔다.

SK텔레콤과 KT의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으로 떨어지는 것은 선택약정할인 25%, 취약계층 기본료 감면 등 정부의 요금인하 정책 때문이다. 다만 LG유플러스는 가입자를 증가시키며 요금인하에 대한 부정적 요인을 상쇄시켰다. 중요한 것은 ARPU(가입자당 평균매출)가 계속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기존회계기준, 3분기 무선 ARPU는 SK텔레콤 3만2075원, KT 3만2372원, LG유플러스 3만1965원이다. 전기대비 SK텔레콤 215원, KT 361원, LG유플러스 765원 하락했다.

당시 이통사 행정소송 검토, 공정위-방통위 협공에 포기..."30% 할인율 상향 근거 전혀 없어"

이통사는 이런 상황을 예상하고 지난 2017년, 정부가 선택약정할인율을 20%에서 25%로 올릴려고 할 때 행정소송을 검토했다. SK텔레콤은 실제 소장 작성까지 마쳐 법원에 소를 제기하기만 하면 될 정도로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요금할인율 산출 공식은 기간통신사업자(이동통신사)의 직전 회계연도 가입자당 월평균 지원금/가입자당 월평균 수익(ARPU)이다. 지원금의 경우 이통3사가 큰 차이가 없었으나, 분모에 해당하는 ARPU가 타 사 대비 높아 요금할인율이 낮게 산출됐다.

실제로 2017년 3분기 기준 SK텔레콤의 ARPU는 3만5241이었지만, KT와 LG유플러스의 ARPU는 각각 3만4608원, 3만4614원이다. SK텔레콤은 당시 21%, KT는 27~28%, LG유플러스는 25% 수준으로 산출됐다. SK텔레콤이 가장 강하게 반발하며 행정소송을 적극적으로 준비했던 이유다. 하지만 작년 8월, 공정거래위원회와 방송통신위원회의 같은 날에 이뤄진 조사에 이통사는 행정소송을 중지할 수 밖에 없었다.

당시 익명을 요구한 한 정부부처 관계자는 “정부(과기정통부)가 요금할인율을 반드시 인상해야 한다는 내용의 통신비 인하 대책 보고서를 BH(청와대)에 제출했다”고 귀띔했다. 만약, 이번의 선택약정할인 30% 상향에 대한 지시가 청와대라면 이통사가 느끼는 압박은 상당할 수 밖에 없다.

증권 업계 관계자는 “현재 이통사들은 리베이트 등 마케팅 비용을 상당히 줄이고 있다”며 “지금 요금할인율을 산출할 경우 17%~18%로 예상된다. 선택약정할인율을 30%로 올릴 수 있는 근거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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