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샌드박스 영향? 유료방송 합산규제 '고심'
규제 샌드박스 영향? 유료방송 합산규제 '고심'
  • 백연식 기자
  • 승인 2018.11.28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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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방위 결론 못내...과기정통부 사실상 반대로 재도입 어려울 듯
법안소위서 보류, 공청회 등 추후 대책 각 당 간사가 협의

[키뉴스 백연식 기자] 정부가 내년 1월부터 규제 샌드박스를 시행한다. 규제 샌드박스는 신기술-신산업 분야의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일정기간 기존 규제를 유예하거나 면제하는 제도다. 신기술-신산업의 빠른 변화를 현재의 규제 체계로는 반영하기 힘든 만큼, 이러한 구조적 문제의 해법으로 향후 혁신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유료방송 합산규제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공정경쟁 훼손이라는 우려도 있지만, 디지털방송 산업 역시 차세대 핵심 성장산업인만큼 규제에서 어느정도 자유로워져야 한다는 고민이 필요한 상황이다. 

지난 6월 일몰된 유료방송 합산규제 조항에 대한 논의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다시 시작됐지만 여야가 결론을 내지 못하고 법안소위에서 계류됐다. 관련 업무보고나 공청회 등 추후 대책은 각 당 간사가 협의하기로 했다.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역시 지난해 하반기부터 합산규제에 대한 연구반을 운영했지만 이에 대한 보고서를 아직까지 내놓고 있지 않고 있다.

유료방송 합산규제란 케이블TV와 IPTV, 위성방송 등의 유료방송 시장에서 KT계열(KT+KT스카이라이프) 가입자 점유율이 전체의 3분의 1(33.33%)를 넘지 못하도록 한 것을 말한다. IPTV사의 케이블TV 인수합병(M&A) 등 시장활성화를 위해 재도입 필요성이 낮다는 의견과, 공정경쟁 훼손이 우려되는 만큼 재도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무엇보다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합산규제에 대해 사실상 반대의 의견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재도입이 어려울 것이라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지난 27일, 국회 과방위는 법안심사소위를 열고 유료방송 합산규제 재도입을 담은 방송법, 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법 개정안 등을 심의했지만 의견이 갈린 채,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결국 계류됐다. 국회 과방위 관계자는 “합산규제 이해관계자의 의견 수렴이 안돼 있고, 너무 급하게 상정됐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며 “관련 업무보고나 공청회 등 추후 대책은 각 당 간사가 협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합산규제 논의를 결과와 관계없이 서둘러 끝내자는 정도로 서로 합의를 봤다”고 덧붙였다. 

2015년 6월, 3년 일몰을 조건으로 합산 규제가 시행됐고, 올해 상반기 일몰을 앞두고 합산규제를 연장할 지 폐지할 지 국회에서 어떤 식으로 논의가 진행돼야 했지만 정치적인 이유로 논의가 진행되지 못한 채 일몰됐다. 이에 따라 과방위는 합산규제에 대한 논의를 전혀 진행하지 않은 채 소리 소문 없이 일몰됐다는 비난을 받았고, 이에 따라 어떻게든 빨리 마무리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신경민 의원은 지난 2016년 합산규제가 영구적으로 적용되는 법안을, 추혜선 의원과 김석기 위원은 지난 6월 27일 합산규제 일몰 이후 합산규제를 재도입하려는 법안(개정안)을 낸 상태다. 박선숙 바른미래당 의원,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대출 자유한국당 의원, 윤상직 자유한국당 의원은 합산규제 유지가 필요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케이블TV 권역 폐지 및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 폐지와 함께 합산 규제 일몰을 원하는 입장이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정부의 입장인데 과기정통부는 합산 규제에 대해 일몰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임재주 과방위 수석 전문위원은 보고서를 통해 “과기정통부는 유료방송 시장의 공정경쟁 환경조성 등을 위해 합산규제가 필수적인지에 대해 이해 관계자간 이견이 존재하기 때문에, 합산규제 재도입 여부는 유료방송 시장경제에 미치는 영향, 이용자 편익, 해외규제 사례 등을 고려해 신중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사진=KT스카이라이프
사진=KT스카이라이프

합산규제, 과기정통부 사실상 반대...그 이유는? "유료방송 M&A 활성화"

지난 달, 국회에서 열렸던 국회 과방위의 과기정통부 대상 국정감사에서 박선숙 의원은 합산규제 일몰로 유료방송 시장이 혼탁해 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은 시장왜곡 현상이 존재한다고 인정했다. 주무부처 장관이 합산규제를 다시 논의해 보겠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하지만 곧바로 과기정통부 방송산업정책과 측은 해명 자료를 통해 “유영민 장관이 과기정통부 종합감사에서 발언한 내용은 과도한 경품 및 보조금 제공 등 혼탁한 시장상황에 대한 의원의 지적에 대해 경품 등에 의해 시장이 왜곡돼서는 안 되며, 시장상황을 서둘러 파악해 볼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답변한 것”이라며 “유료방송 합산규제는 법률 개정사항으로 국회에서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결정될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과방위 의원들은 정부가 합산규제에 대한 아무런 입장을 보이지 않는 것이 사실상 반대의 뜻을 내비치는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과방위 소속 자유한국당 의원실 한 관계자는 “정부가 법안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법안 통과에 의지를 보일 경우 여당이 낸 법안일 경우라도, (우리는) 논의를 통해 통과시킬 의향이 있다”며 “합산규제 법안은 정부가 아무런 의견을 갖고 있지 않고, 국회에게 맡기겠다는 것인데 이것은 사실상 하지 말자는 얘기다. 정부가 추진 의지를 갖고 있지 않는 법안은 국회에서 통과되기 힘들다”고 말했다.

과방위 의원실 다른 관계자는 “과기정통부는 유료방송 M&A 활성화에 적극적인 입장”이라며 “합산규제가 재도입될 경우 KT또는 KT스카이라이프는 다른 케이블TV 사업자를 인수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합산규제에 적극적으로 찬성하는 쪽은 케이블TV협회 밖에 없는데 지역 SO 때문에 그런 것이고, CJ헬로나 딜라이브도 사실 합산규제 재도입에 반대한다”고 설명했다.

과기정통부 한 관계자는 “최근 정부가 규제 샌드박스법안을 국회 본회의에 통과시킨 것을 보면 법안 통과에 정부의 의지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합산규제 도입을 신중히 검토하는 정부의 의견은 사실상 합산 규제를 하지 말자는 것”라고 귀띔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유료방송 가입자 수 (자료=과기정통부)
올해 상반기 기준, 유료방송 가입자 수 (자료=과기정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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