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카풀' 타보니 편하긴 한데...정식서비스 가능할까
'카카오카풀' 타보니 편하긴 한데...정식서비스 가능할까
  • 유다정 기자
  • 승인 2018.12.12 08: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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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의 카카오카풀, 7일부터 시범서비스 진행 중
택시보다 저렴하고 매칭도 바로
택시업계 등 제동에 '정식 서비스 연기' 가능성 시사

[키뉴스 유다정 기자] 카풀 기사가 건넨 캔커피를 넙죽 받아먹으면서 생각했다. "음, 카풀이 편해지긴 했구나"

카풀(Carpool)은 비슷한 방향으로 가는 사람끼리 같은 승용차를 타고 가는 행위를 말한다. 이전에는 말그대로 집이 비슷한 회사 동료들끼리 태워주던 것에서, 현재는 '풀러스', '타다', '어디고' 등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일면식 없던 사람도 매칭시켜주는 공유 서비스의 하나가 됐다.

'아는 사람만 알던' 카풀 서비스가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카카오가 사업에 뛰어들면서다. 카카오는 지난 2월 카풀 앱 '럭시'를 인수, 7일부터 시범서비스에 돌입했다. 이용료는 이용자와 크루 간 연결이 완료되면 이용자가 카카오 T에 등록해 둔 신용/체크카드로 자동 선결제된다. 기본료는 2km 당 3000원이며 이동 시간과 거리에 따라 요금이 책정된다. 

순서대로 ▲카카오T 앱 내 카풀 화면 ▲카풀 호출 중 화면 ▲매칭 후 안내 화면 ▲이동 중 화면
순서대로 ▲카카오T 앱 내 카풀 화면 ▲카풀 호출 중 화면 ▲매칭 후 안내 화면 ▲이동 중 화면

논현→여의도 국회
예상 택시비 1만3000원
실 결제금액 1만1500원

카카오 T 카풀은 카카오 T 앱에서 이용할 수 있다. 카카오 T를 최신 버전으로 업데이트 하고, 카카오T 를 실행해 첫 화면 세번째에 있는 ‘카풀’ 탭을 선택해 출발지와 목적지를 입력하면 된다.

지난 월요일 아침, 첫번째 카카오 카풀을 불렀다. 호출 버튼을 누른지 30초 정도 뒤 바로 매칭이 됐다. 일부 이용자를 무작위로 선정해 시범 서비스 중인 만큼, '안 잡히면 어쩌지'라는 걱정이 무색할 정도였다. 조금 먼, 12분 정도 거리의 기사와 매칭돼 기다림은 있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출발지와 목적지가 맞는 사람끼리 매칭하기 때문에 택시보다는 당연히 제한적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출근길 논현에서 택시를 잡아본 적이 없던 터라 일단 매칭된 것에 안도했다. 15분 거리를 급하게 가야하는 데 택시가 잡히지 않아 2만원을 주고 '카카오블랙'을 탔던 기억을 떠올리니 감사한 마음까지 들었다.

크루(카카오 카풀에서 드라이버, 운전자를 부르는 말) 분 또한 "첫 승객"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광화문으로 출근을 하는데, 오늘은 출근시간이 늦어서 여의도까지 들려도 될 것 같아 호출에 응했다"며 "사실 카풀에 대해서 잘 모르는데 카카오에서 한다고 하니 한번 해봤다"고 전했다. 

전문 기사가 아닌 만큼 어디로 빠져야 하는지, 여기로 가는게 맞는지 물어와 다소 당황하긴 했지만 '카풀이니까' 하고 넘겼다.

카카오 측은 "현재는 기술 점검 기간"임을 강조하며, "준비 기간 동안 크루들에게 오프라인 오리엔테이션을 한 바 있고, 앞으로도 에티켓 등을 계속 교육해 나갈 방침"이라고 전했다.

# 여의도→신논현역 인근
예상 택시비 1만6200원
실결제금액 1만2500원

퇴근길, 두번째도 호출은 바로됐고 기사가 출발하는 시간을 포함해 20분 정도를 기다렸다. 이번 크루는 럭시와 풀러스부터 카풀 드라이버로 활동해 1년 정도의 경력을 자랑했다. "출근길엔 늘 타는 사람이 있어 이제는 그냥 동네 친구 처럼, 어디가 아픈지도 다 알 정도"라는 것이다. 파주에 사는 운전자는 "출퇴근 거리가 길다보니 거의 한두명씩은 꼭 태운다"며 "기름값에 보태고 담배 몇 갑 사는 정도"라고 알렸다.

타 서비스와 다른점을 묻자 "타사보다 드라이버 등록에서 요구하는 서류가 많았다. 확실히 더 까다롭다", "보험도 탑승객까지 추가로 들어준다"는 점을 거론했다. 

카카오T 카풀 크루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휴대폰 실명인증을 비롯한 정면 사진, 운전면허증, 자동차 등록증, 보험 증권, 실차 소유 여부 등 13가지의 서류 심사 과정을 거쳐야 한다. 또 ’카카오 T 카풀 안심보험’ 상품을 적용, 교통 사고와 폭행 등 교통 외 사고에 대해서도 보상이 가능하도록 했다. 현  자동차 보험 체계보다 넓은 보상 범위가 적용되는 셈이다.

이날은 카카오 카풀 서비스를 반대하며 한 택시기사가 분신 자살한 사건이 있었다. 크루는 그 비보에 한숨을 길게 쉬며 애도를 표했다. 그는 "카풀은 택시 승객을 뺐는 것이 아니다. 지난 금요일 태운 사람만 해도 택시가 잡히지 않아 20분이 넘게 서성이다 카풀을 호출했다고 하더라"고 덧붙였다. 

# 논현→판교
예상 택시비 1만7000원
실 결제금액 1만3500원

판교에 가려면 한 번의 환승이 필요하고 30분 정도를 서서 가야하기 때문에 저절로 카풀 앱에 손이 갔다. 호출에서 탑승까지는 10분 정도가 소요됐다. 이 기사 또한 첫 카풀 운행이었다. 그는 "미팅이 있어 가는 길이었다"며, 오히려 "카풀 타기 무섭지 않냐"고 물어왔다.

이미 크루가 준 캔커피를 넙죽 받아먹은 상태에서 '아차' 싶었다. 이전에는 각종 괴담으로 덜덜 떨며 택시 번호판과 부착된 면허증을 찍어 친구들과 공유하곤 했는데, "참 많이 편해졌구나" 싶었다.

카풀 시 가장 걱정되는 것이 안전 문제다. 흉악 범죄의 경우 기사를 할 수 없는 택시와 다르게, 범죄 경력을 알 수 없는 카풀 업계는 다른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카카오의 경우 탑승 중 긴급상황 발생 시 승객이 버튼을 눌러 신고할 수 있는 ‘112 문자 신고’ 기능을 탑재했다. 신고 시 승객의 현위치, 운전자 정보, 차량의 이동 정보가 경찰청에 전달된다. 크루용 112 문자 신고 기능도 빠른 시일 안에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쏘카의 '타다'는 지인에게 메시지를 보내면, 실시간 위치가 공유되기도 한다.

지난 3월 국회에서 진행된 승용차 24시간 카풀제 도입 문제점 및 택시정책 개선을 위한 토론회’에서 택시 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지난 3월 국회에서 진행된 승용차 24시간 카풀제 도입 문제점 및 택시정책 개선을 위한 토론회’에서 택시 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10일 카카오카풀에 반대하던 50대 택시기사가 여의도 국회 앞에서 분신자살했다. 사고 뒤 미처 정리되지 못한 유리 파편과 취재진, 경찰들만 남아 있다.
10일 카카오카풀에 반대하던 50대 택시기사가 여의도 국회 앞에서 분신자살했다. 사고 뒤 미처 정리되지 못한 유리 파편과 취재진, 경찰들만 남아 있다.

카카오가 넘어야 할 산

현재 여객자동차 운수사업 제81조제1항에서는 ▲출퇴근 때 승용자동차를 함께 타는 경우 ▲천재지변, 긴급 수송, 교육 목적을 위한 운행, 그 밖에 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하는 사유에 해당되는 경우는 카풀을 허용하고 있다. '출퇴근 시간'이 명확하지 않은 탓에 현재 규제당국은 일 2회 운행을 권고하고 있는 상태다.

관련 법규가 애매한 상태서 택시 업계는 생존권 문제를 두고 카카오카풀에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국회서도 김경진 민주평화당 의원 등이 "직업 여부에 상관없이 기사를 모집하고 있고, 불법 유상운송을 방조한다"며 제동을 걸었다. 여기에 지난 10일 택시기사 분신 자살 뒤 카풀에 부정적인 여론도 속속 나오고 있다.

카카오는 시범테스트를 거쳐 17일 정식 서비스를 하겠다는 입장이었으나, 연기 가능성을 시사한 상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11일 성명서를 내 "카카오모빌리티는 베타 서비스를 통해 카풀이 택시 승차난 해소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는지 그리고 기존 택시 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며 "정식서비스 개시 일정 등 카풀 서비스를 둘러싼 현안에 대해 열린 입장으로 정부와 국회 등 관계 기관, 택시 업계와 함께 적극적으로 논의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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