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신동빈 선택 받은 이동우...유임 정당성 두고 '시끌'
또 신동빈 선택 받은 이동우...유임 정당성 두고 '시끌'
  • 신민경 기자
  • 승인 2018.12.24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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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 경영 외면" vs "사적 이윤 추구"

[키뉴스 신민경 기자] 잇단 갑질로 구설에 오른 이동우 롯데하이마트 대표가 1년 더 자리를 보전하게 됐다. 이동우 대표의 재신임을 두고 일각에서는 신동빈체제로서 변화를 꾀한다던 롯데그룹이 윤리경영을 정면으로 외면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반면 경기불황과 기업의 호실적을 위해 오너는 윤리보다 성과를 중시할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지난 20일 롯데그룹은 유통부문 임원인사를 통해 이동우의 유임 결정을 공식화했다. 롯데그룹 계열사 대표직의 재직기간은 2년으로, 당초 이동우의 임기는 내년 3월 만료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번 재신임으로 이동우는 오는 2020년 3월까지 대표직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이동우의 유임에는 하이마트 사업의 호실적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기업의 이익률 개선이 점쳐지는 상황에서 해당 계열사의 수장 교체는 오히려 실적 반등의 흐름을 그르칠 수 있다. 업계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계열사의 질적 변화를 위해 인사 임명에서는 현상유지를 감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먼저 이동우가 롯데그룹 계열사의 임원으로서 잘한 점은 자사 사업 실적을 끌어올린 일이다. 4년 전까지 하이마트의 실적은 3조 7543억원으로 부실했다. 하지만 이동우가 대표로 부임한 지난 2015년부터 하이마트의 매출은 지속 상승하며 2016년에는 3조9394억원을, 이듬해에는 4조 99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익의 경우 지지난해까지 1750억원에서 지난해에는 207억원으로 크게 올랐다. 

하이마트는 올해 옴니스토어를 중심으로 지점신설과 유지보수, 전산개발 투자를 진행하며 유·무형자산을 늘렸다. 옴니스토어는 체험공간을 갖춘 온·오프라인 결합 매장을 일컫는다. 지난달 22일 기업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하이마트의 올해 1~3분기 누적 유·무형자산 취득액은 총 391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 취득액인 304억 2700만원 대비 28.7% 증가한 값이다. 하이마트는 자사 실적이 추석 영업일수 감소와 에어컨 판매취소물량 등으로 부진을 겪고 있는 3분기에도 투자활동을 벌였다. 확인한 바에 의하면 하이마트는 연초 온미 1호점을 구리에 세운 후 현재까지 전국에 옴니스토어 10곳을 차렸다. 서울에는 청량리점 1곳만 분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우가 하이마트 사업을 전국 단위의 백화점까지 공격적으로 늘리는 것은 최근 소비형태를 반영한 매장 확산에 속도를 내기 위함으로 읽힌다. 최근에는 백화점에 옴니스토어를 들이는 것에 그치지 않고 고급형 매장도 들이고 있다. 이달 완공 예정인 롯데백화점 안산점 건물 4층 가운데 4층 전층에 입점해 500평 규모의 매장을 연다. 업계는 백화점과 하이마트의 계열사 간 동반상승효과가 매출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동우 하이마트 대표
이동우 하이마트 대표

호실적을 낸 이동우가 성과만으로 평가절상 받지 못하는 이유는 그의 행실에 있다. 이동우는 롯데월드 대표로 재직하던 지난 2012년 조리사에게 "흰 머리로 염색하라"고 강요하며 폭언을 일삼은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피해자는 "염색 외에도 휴대전화 통화연결음을 기업 홍보용으로 바꾸지 않았다는 이유로 폭언을 듣기도 했다. 실제 머리를 염색하고 여러 차례 사진을 찍어 보고 했지만, 염색 대신 스프레이를 썼다는 이유로 7개월 뒤 정직 처분을 받았다. 이후 폭언과 압박에 못이겨 스스로 사직서를 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하이마트 측은 "관련 일이 있었던 것은 확인했다. 해당 운영팀 직원은 인사위원회를 통해 징계를 받았다"고 해명했다.

사건 보도 이후 피해자에게 롯데 임원이 찾아가 '금전적 보상을 치르는 대신 보도를 막아달라'는 요구를 했던 사실도 밝혀졌다. 당시 취재진과 협의를 마쳤다는 거짓말까지 한 것으로 드러나 하이마트와 이동우는 여론의 십자포화를 맞았다.

또 지난해 7월 14일에는 한국정보통신산업노동조합(IT산업노조)의 성명을 통해 하이마트 직원이 협력업체 노동자에게 폭언과 폭행을 행사해 강제 사직을 초래한 사실이 알려졌다. 당시 하이마트 온라인 운영팀의 한 팀장이 전산 협력업체에 7시까지 연장해서 근무할 것을 요구했고, 협력업체는 반대했지만 강요에 의해 굴복해야 했다. 초과근무에 대한 추가근무수당은 업체간 계약시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롯데하이마트측은 이를 협력업체 내부 문제로 전환해 노동자의 근로시간을 임의대로 정하고 있었다. 이에 더해 퇴근시간 이후의 업무지시, 무리한 개발 일정 요구, 배상 책임의 협력업체 전가 등 부당 행위가 지속되자, 협력업체 책임자가 업무회의시간에 부당행위에 대해 건의했다. 이에 운영팀 팀장이 그에게 "XX새끼"등의 욕을 비롯한 폭언을 행사했다. 또 다른 팀원도 멱살을 잡고 이끄는 등 폭행으로 가세했다. 그리고 롯데하이마트 측의 갑질에도 불구, 소속 회사의 요구에 따라 협력업체 책임자가 운영팀 팀장에게 사과를 하려했지만 이는 거부당했다. 결국 최우수 근무자 평가를 받았던 협력업체 책임자가 퇴사 처리를 받았다는 게 IT산업노조의 얘기다.

롯데월드 재직시절 꾸준히 언급됐던 이동우의 갑질은 자리를 옮긴 하이마트에서도 지속됐다. 계열사의 갑질 폭로가 이어진 지난해 8월에는 이동우가 하이마트에서도 직원들의 복장과 청소상태에 집착하며 대기발령 조치를 남발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YTN보도에서 익명의 피해자들이 밝힌 바에 따르면 이동우는 탐탁지 않은 사원은 임의대로 대기발령시켰다. 대기 발령 이후에는 휴대전화를 뺏고 컴퓨터 없는 책상에서 반성문에 가까운 경위서를 쓰게 했다. 또 각 지점에는 이동우의 방문을 대비한 '사장 방문 대비 매뉴얼'이 있었다고 한다. 이동우는 지점 방문 시 본인이 즐겨 마시는 탄산수가 없을 경우 직원들에게 책임을 물으며 심통을 부린다고 했다.

반면 이동우도 올 연말 인사에 임박해서는 선행에 동참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5일 이동우는 임직원 50명과 함께 롯데그룹 창립 51주년을 맞아 아이스버킷챌린지에 나섰다. 이들은 한 사람당 10만 원씩 기부금을 모아 비영리 재단법인인 승일희망재단에 전달했다. 롯데그룹 계열사들은 지난 7월부터 차례로 이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는데, 하이마트는 롯데슈퍼에 이어 9번째 순서로 참여했다. 인사 발표가 나기 2주 전이었다.

잠실역 부근 일대 (기사내용과 무관) ⓒ신민경 기자
잠실역 부근 일대 (기사내용과 무관) ⓒ신민경 기자

신동빈의 의중은 윤리보다는 성과에 기운 것으로 읽힌다. '뉴롯데'를 만들겠다며 기업 이미지 쇄신에 적극 나서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계열사와 오너의 잇단 갑질을 양산한 이동우 회장을 유보했다. 이는 기업가치의 역점을 윤리경영보다는 성과주의에 두겠다는 신 회장의 의지로 해석가능하다.

이동우는 3년 전부터 롯데 하이마트를 이끌며 지난해 2월에는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하지만 같은해 10월, 과거 롯데월드 대표 재직 당시 조리사에게 폭언을 한 일이 알려지자 사표를 냈다. 그리고 이사회는 이동우가 끌어낸 롯데월드 실적을 명목으로 그의 사표를 반려하고 해임안을 부결했다. 하지만 올해 하이마트의 3분기 영업익이 647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3.3%, 전년동기 대비해서는 19.9% 줄었다. 즉 갑질 논란과 실적 부진으로 이번 인사에서 인사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지배적 관측이었다. 하지만 이동우는 또 다시 신동빈에게서 신임을 받게 됐다.

신동빈이 이동우를 유임한 것을 두고 학계는 상이한 시각을 보이고 있다. 오너가 갑질 논란이 불거졌던 기업인에게 계속해서 기회를 주는 것은 윤리경영을 배반하는 행위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염동호 한국매니페스토정책연구원 이사장(한양대 겸임교수)은 "세계적으로 100년 이상된 장수기업은 수익보다 지속을 추구했다. 기업 경영자와 임원의 행위는 기업의 얼굴이자 경영철학을 나타낸다. 단기적으로는 수완이 좋은 능력 있는 경영자를 선호하겠지만 장수경영을 추구한다면 윤리경영을 내재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사회적 가치, 소비자, 노동자, 시대정신이 이해관계자 경영의 각 축을 이룬다. 롯데와 같은 우리나라 대기업에서 이러한 관계를 고루 이해하는 경영이 보다 확대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사적 이윤을 추구해야 하는 기업이 윤리경영을 최우선 고려사항으로 간주할 수는 없다는 입장도 나온다. 이연 한국재난정보미디어포럼 회장(선문대 명예교수)은 "갑질 없이 깨끗하게 경영을 하면 도덕적, 윤리적으로는 최선이다. 하지만 주식회사의 존립은 이익창출에 기반을 둔다. 즉 오너의 입장에서는 사회공헌과 윤리경영에 힘쓴 자보다도 호실적을 낸 임원을 선호할 것이다. 특히 지금의 경제는 불황상태다. 형제의 난과 사드 철수, 대표 집행유예 등의 잔재로 인해 롯데는 타개해야 할 부분이 많다. 뉴롯데를 위해서는 이동우 카드를 버리기 힘들었을 것"이라며 학술적 경영 윤리과 실무적 경영 윤리를 분리해서 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조현아와 양진호 등과 같이 사회적으로 크게 지탄 받은 임원이 아니라면 유보할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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