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열리는 '규제 샌드박스' 그 입장권의 주인공은?
드디어 열리는 '규제 샌드박스' 그 입장권의 주인공은?
  • 석대건 기자
  • 승인 2019.01.10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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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뉴스 석대건 기자] 드디어 모래놀이터(샌드박스)가 열린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 10일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규제 샌드박스' 준비 상황을 논의하고 향후 계획을 발표했다.

정부는 오는 17일부터 규제 샌드박스 입장을 결정하게 될 심의위원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규제 혁신 작업에 돌입한다.

文 대통령, "규제 혁신은 반드시 필요"

어린이가 자유롭게 뛰어놀라는 의미로 이름 붙여진 '규제 샌드박스(Regulatory Sandbox)’는 기업의 신기술 · 서비스가 기존 법령의 미비나 불합리한 규제로 추진이 막혀 있을 때, 일정 기간 동안 관련 규제를 면제하거나 유예시켜주는 제도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1월 규제혁신 토론회에서 혁신성장책의 일환으로 ‘규제 샌드박스’를 도입하였다고 밝힌 바 있다. 1년 만에 실질적인 첫걸음이 시작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규제혁신은 기업의 투자를 늘리고 새로운 산업과 서비스의 발굴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며 "'한국형 규제 샌드박스'의 시행은 신기술·신제품의 빠른 시장성 점검과 출시를 도울 것”이라며 그 기대를 높였다. 

규제 샌드박스에는 어떻게 들어갈 수 있나?

규제 샌드박스의 구성은 4법으로, 지난해 정보통신융합법·산업융합촉진법·지역특구법·금융혁신법이 차례로 국회를 통과하며 지원 체계가 마련됐다.

각각 관련 분야에 따라 ‘ICT 융합’은 과기정통부가, ‘산업융합’은 산업부가, ‘지역혁신산업’은 중기부가, ‘금융신산업’은 금융위가 담당할 예정이다.

규제 샌드박스는 크게 3가지 제도로 나뉜다. 

구체적으로 기업이 허가 필요 및 규제 존재 여부를 빠르게 확인받을 수 있는 ‘신속 처리’ 제도, 기업이 신청한 신사업 · 서비스의 안정성 등 시험·검증을 위해 규제 적용을 배제하는 ‘실증 규제 특례’, 기업이 신사업·서비스로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부여 받는 ‘임시허가’ 제도다.

규제 샌드박스 3종 제도 신청 요건 및 절차 (자료=과기정통부)
규제 샌드박스 3종 제도 신청 요건 및 절차 (자료=과기정통부)

규제 샌드박스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심의위원회는 총 20인으로 구성되며, 심의위원장은 과기정통부 장관이 맡는다. 여기에 위 4개 법 관계 부처 차관 4인이 고정 위원으로 참석하고, 안건에 따라 여타 관계 부처 차관 2인이 유동적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이외 남은 13인은 민간위원으로 위촉된다. 과기정통부는 “민간위원은 ICT융합 신기술 · 서비스에 전문성을 겸비한 산업계 · 학계 · 소비자단체 등에서 구성”된다고 밝혔다. 임기는 2년에, 연임 가능하다. 구체적인 명단은 오는 21일에 공개될 예정이다.

심의 결정 방식은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으나, 과반이 유력하다.

심의 기간은 60일 내, 심의 결정은 구속력 가져

규제 샌드박스의 핵심은 무엇보다 속도와 타이밍. 이진수 과기정통부 인터넷제도혁신과장은 “심의에 모두 걸리는 시간은 45~60일 사이”라며, “굳이 모이지 않고 화상 회의 등 다양한 방법으로 속도감 있게 자주 (심의위원회)를 개회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또 속도감을 살리기 위해 기업이 심의를 신청하고 관계 부처에 전달된 후, 30일 동안 의견이 없다면 바로 심의위원회 절차가 진행된다.

규제 샌드박스 심의 절차 및 관련 부처 (자료=과기정통부)

심의위원회의 구속력도 강화했다. 

이진수 인터넷제도혁신과장은 “규제 샌드박스 제도는 (기업에) 전향적인 제도”라며, “심의위원회에서 국민 편익에 적합하다고 판단한다면, 관계 부처 의견과 관계 없이 허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예를 들어, 현재 막혀 있는 카풀 제도라고 해도 규제 샌드박스 심의위원회를 통과하기만 한다면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것이다. ‘구속력’의 존재는 규제 혁신이라는 같은 주제로 운영되고 있는 4차산업혁명위원회(위원장 장병규)와의 가장 큰 차이점이다.

더불어 대기업에 비해 사업 신청 여력이 부족한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을 위한 지원도 마련했다. 

규제 샌드박스 과정을 ‘신청-심의-실증’으로 나누고, 신청 단계에서는 특례 범위 설정 등을 위한 상담 센터를, 심의 단계에서는 신청 수요가 많은 AI, 헬스케어 등 4개 분야별 사전검토위원회를, 실증 단계에서는 안정성 확보 컨설팅 등을 운영 · 지원한 방침이다. 

또 규제 샌드박스 참여에 따른 책임 보험금도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에게 지원한다. 예상 금액은 연간 2~3000만 원으로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9년 신년 기자회견에서 '혁신'을 강조하며, 규제 샌드박스를 언급했다.(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은 2019년 신년 기자회견에서 '혁신'을 강조하며, 규제 샌드박스를 언급했다.(사진=청와대)

하지만 모래놀이터에는 고운 모래만 있진 않다. 날카로운 돌멩이들이 분명 존재한다. 

우선 갈등 발생 시 중재 기구가 없다는 점이 지적된다. 카풀 제도만 해도 이슈가 된 후, 1여년이 지났음에도 지지부진하다. 택시업계는 점점 날을 세우고 있고, 보이지 않는 갈등의 골은 깊어지는 중이다. 

크건 작건, 이해관계가 없는 사업이 없을 텐데 심의위원회가 이를 억지로 밀어부쳐 있겠냐는 것. 모래 먼지만 내지 않겠냐는 우려다. 게다가 규제 샌드박스를 진입을 노리는 사업은 대부분 데이터, 개인정보 관련 분야다. 피할 수 없는 이슈다. 

이진수 인터넷제도혁신과장은 “심의위원회의 초기 목표는 규제 샌드박스 제도의 실질적인 도입”이라며, “우선 갈등이 적은 사안부터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갈등을 최대한 줄이겠다고 밝혔다.

기대와 불안, 동시에 존재해

또 2+2년이라는 모래놀이터 개장 시간도 지적됐다. AI 관련 스타트업을 운영 중인 한 대표는 “길어도 4년이니 성과 내기 급급할 수밖에 없다”며, “기대를 가지고 샌드박스에 들어갔다간 연구도, 사업도 못하고 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게다가 행정 소모도 걱정했다. 어차피 지원제도이고, 작성해야할 서류도 그만큼 늘어날 것이라는 뜻. 쇼핑 큐레이션 플랫폼을 운영하는 스타트업의 대표는 “우리 회사 직원이 3명인데, 1명은 지원 서류만 쓰다가 하루를 보내는 날이 많다”며, “상담 센터를 운영한다지만 솔직히 믿음은 안 간다”고 지적했다. 규제 샌드박스 심의 신청 절차의 상담 센터에 배정된 변호사는 2명 뿐이다. 

이진수 인터넷제도혁신과장은 “규제 샌드박스는 혁신의 염원이지만, 처음 가보는 길”이라며, “완벽하게 실현할 수 없겠지만, 차츰 보완해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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