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역 7년' 구형 받은 태광 이호진 전 회장, 모친 얘기에 눈물 '주르륵'
'징역 7년' 구형 받은 태광 이호진 전 회장, 모친 얘기에 눈물 '주르륵'
  • 고정훈 기자
  • 승인 2019.01.17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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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관행 용기 있게 못 벗어 던진게 후회…부족 부분 메우는데 정진"

[키뉴스 고정훈 기자]  태광그룹 이호진 전 회장이 재판장에 입장했다. 16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수감복과 함께 길게 기른 머리가 단연 돋보였다. 전에 없던 초췌한 모습 때문에 낯설게 보이기도 했다. 한때 국내 굴지의 재벌이라고 보이지 않는 모습이었다.

앞서 2011년 이 전 회장은 1400억원대 회사자금 횡령, 배임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그동안 재벌 회장은 잘못을 저질러도 처벌받지 않는다는 편견과 다른 결과였다.

그러나 이 전 회장은 수감 생활 60여일 만에 간암 등을 이유로 구속집행정지를 받았다. 이후 보석 허가를 받아 집과 병원에서 보낼 수 있는 몸이 됐다. 그동안 재판은 미뤄지고 있었다. 

검찰 측 "악질적인 재벌비리 사건"

사람들에게 잊혀졌던 이 전 회장이 다시 수면으로 올라온 것은 지난해 말이다. 언론을 통해 음주, 흡연 등을 즐기는 모습이 공개됐다. "하루도 술을 먹지 않는 날이 없었다"는 증언도 이어졌다. 이외에도 골프장을 통해 전방위 골프 접대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후 여론은 황제보석 논란으로 발전됐다. 미뤄졌던 재판은 다시 진행됐다. 당시 대법원은 조세포탈 혐의를 따로 선고하라는 취지로 사건을 다시 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고등법원은 보석 허가를 취소한 후 재판을 이어나갔다. 

이날 공판에서는 검사 측과 변호인 측에 첨예한 대립이 예상됐다. 양측은 최후변론에 앞서 오랜 기간 이어진 법정다툼을 한 상대에게 '그동안 고생했다'는 말을 전했다. 이후에는 예상대로 치열한 공방이 이어졌다. 

보석 취소로 수감되는 태광그룹 이호진 전 회장(사진=YTN)
보석 취소로 수감되는 태광그룹 이호진 전 회장(사진=YTN)

검찰은 이 전 회장에게 징역 7년과 벌금 70억원을 구형했다. 그동안 일각에서는 계속된 재판으로 형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원심보다 더 높은 형을 줄 수 없다는 불이익변경 때문이었다. 이에 검찰은 이 전 회장의 경우 불이익변경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최후변론에서 검찰 측은 “오랜 기간 동안 해당 사건을 수사하다보니, 가끔은 기억이 희미해질 때도 있었다”며 “그럴때 마다 팀원들과 했던 말을 떠올리며 마음을 다잡았다”고 했다. 이어 “이번 사건을 수사한 목적은 누구를 처벌하는 것이 아니라, 오너의 비리를 막아 향후 자녀들이 같은 일을 겪는 것을 막는 것이다”고 했다.

또 “그러나 기업의 오너는 여전히 갑질을 하고 있고, 부당한 이익을 얻고 있다”며 “피고인은 보석 허가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술, 담배를 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사회적 물의를 빚었다”고 했다.

검찰은 이번 사건을 장기간 회계조작을 한 재벌비리 사건으로 보고 있다. 또한 이 전 회장이 모든 책임을 모친과 태광 임직원들에게 떠넘기고 있어 "반성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변호인측 "사건 이후 변제 노력과 사회적 공헌도를 봐야…" 

해당 주장에 대한 변호인측 입장은 달랐다. 변호인 측은 불이익변경 때문에 기존 원심인 형량(3년 6개월)을 넘길 수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횡령 부분에 대해서는 "횡령을 한 것은 사실이나, 횡령금액 사용처는 태광그룹"이라고 했다. 이어 횡령금액 사용처에 따라 횡령죄 성립여부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양형 고려 사유라고 밝혔다. 무자료 거래에 대해서는 "피고인(이 전 회장) 모친이 주도적으로 저지른 범행이며, 이 전 회장 취임 1년 후 해당 거래가 모두 중단되었다"고 반박했다.

이어 변호인 측은 이 전 회장이 일주재단을 통해 세화학원에 기부한 일과 티브로드 피해 변제, 태광그룹 정도경영위원회 출범 등 양형 고려 사유를 근거로 감형을 요청했다. 이어 이 전 회장이 간암3기로 건강이 안좋다며 집행유예를 주장하기도 했다.

태광그룹 사옥 전경.(사진=태광그룹)
태광그룹 사옥 전경.(사진=태광그룹)

 

이 전 회장은 최후변론에서 “반성없이 음주가무를 하며 돌아다닌다고 비난을 받았다. 그런데 병원에서만 몇 년을 보냈고, 집에서 왔다갔다 한 생활 자체가 길지 않다. 술집에는 가본 적이 없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어 “기업가로서 여기에 서 있는 게 부끄럽다”며 “세상은 변하고 있는데, 과거 관행을 용기 있게 벗어 던지지 못한게 후회스럽다”고 밝혔다. 이 전 회장은 모친 이야기를 꺼내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또 “과거 잘못을 반성하고 부족한 부분을 메우는데 정진하겠다. 태광 직원 및 국민 여러분 정말 죄송하다”고 말했다.

한편, 다음 재판은 2월15일에 열릴 예정이다. 이날 재판에서는 이 전 회장 혐의에 대한 선고가 내려진다. 결과에 따라 양측이 항소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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