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산규제로 맞붙다'...국회 과방위 vs 과기정통부, 왜?
'합산규제로 맞붙다'...국회 과방위 vs 과기정통부, 왜?
  • 백연식 기자
  • 승인 2019.02.14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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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산규제 폐지 이어 시장 점유율 자체 없애자"...법 개정 가능성 낮다
정부, 합산규제는 분명한 반대...연장 막기 위해 더 센 카드 냈나, 블러핑?

[키뉴스 백연식 기자] 유료방송 합산규제 연장 및 KT스카이라이프 분리 안을 검토하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게 정부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반기를 들었다. 합산규제에 대해 반대의 뜻을 다시 한번 강조한 것에 더해,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 자체를 폐지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한 것이다. 포커 게임에서 내 패가 좋지 않을 때 상대의 기권을 이끌 목적으로 더 강하게 베팅하는 전략인 ‘블러핑’이라고 볼 수도 있다.

유료방송 합산규제란 케이블TV와 IPTV, 위성방송 등 유료방송 시장에서 특정기업계열(KT+KT스카이라이프) 가입자 점유율이 전체의 3분의 1(33.33%)를 넘지 못하도록 한 것을 말한다. 합산 규제가 일몰된 현재에도 특정 기업(SO, IPTV)은 시장 점유율이 3분의 1을 넘지 못한다. 정부는 이마저도 폐지하겠다는 급진적인 방안을 내놨다. 

지난 11일 과기정통부는 국회에 앞서 설명한 내용을 담은 ‘위성방송의 공적 책무 강화 방안’에 대한 보고서를 제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는 다음 달 시장 점유율 규제 폐지와 M&A 관련 심사 기준 개선 등의 내용을 담은 방송법 · IPTV법 개정을 추진한다.

정부는 시장 점유율의 경우 현재 위성을 제외하고 SO와 IPTV에게만 부과하고 있어 사업자 별로 상이한 시장 점유율 규제 제도는 완전 폐지하겠다는 입장이다. 동일 서비스, 동일 규제를 원칙으로 하되 낮은 수준으로 규제를 완화해 사업자간 규제 형평성 및 방송시장의 자율성을 제고하겠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과기정통부는 유료방송 가입자 점유율 규제(방송법 제8조 제16항~제19항, IPTV법 제 13조) 조항을 삭제하는 것을 추진한다. 그 대신 방송법 · IPTV법 상의 요금 승인, 필수 설비 공동활용 등 행위규제와 금지행위 등 사후규제, 공정거래법 상의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불공정 행위 등으로 규율하겠다는 방안을 내놨다.

합산규제 등 '규제 폐지'에 대한 시대적 흐름 읽혔다

정부가 마련한 방안에 유료방송 업계는 의외라는 반응이다. 현재 국회 과방위는 KT스카이라이프 분리 및 공공성 확대 방안과 합산규제 연장 문제를 연계해 보고 있다. 합산규제는 국회에서 제대로 된 논의 없이 작년 6월 일몰된 상태다.

다시 말해 합산규제를 연장할 지, KT스카이라이프 분리 및 공공성을 확대할 지 정부와 KT에게 선택하도록 한 것이다. KT 측은 KT스카이라이프를 통한 케이블TV(딜라이브)를 인수하지 않겠다고 밝힌 상태다. 정부는 한 술 더 떠 합산규제는 폐지해야 하며, 더 나아가 시장 점유율 자체를 없애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유료방송 업계 관계자는 “지난 달 열린 과방위 법안 소위에서는 민원기 과기정통부 2차관이 합산 규제에 대해 반대의 뜻을 나타냈다가 의원들의 거센 항변을 들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다시 합산규제 폐지안을 꺼내든 것은 이에 대한 상당히 의지가 강한 것이다. 더 나아가 시장 점유율 규제 자체를 없애자고 한 것은 국회와 한번 싸워보자는 뜻에 가깝다”고 말했다. 

규제 화끈하게 풀자는 정부, M&A 활성화로 노선 정해...합산규제 연장 막기 위해 시장점유율 완전 폐지 꺼내들어

정부가 이렇게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 규제를 아예 없애자고 급진적인 판단을 내린 데에는 최근 통신사와 케이블TV간 M&A(인수합병)가 활발히 추진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합산 규제가 연장 및 재도입될 경우 KT나 KT스카이라이프는 어떤 SO도 인수할 수가 없다.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인수하고 SK텔레콤(SK브로드밴드)도 다른 케이블TV 인수에 성공할 경우 두 회사 모두 가입자를 늘릴 때, KT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지켜만 봐야 해 형평성 논란이 나올 수 있다. 정리하면, 과기정통부가 시장 점유율 규제를 아예 없애자며 국회와 맞서기로 한 것은 M&A 활성화로 정책 방향을 결정한 것이다.

동일 서비스, 동일 규제에 대한 이유도 있다. SO, IPTV는 각각 33.33%로 시장 점유율 제한을 두는데 위성방송은 규제가 없다. 위성방송을 규제하거나 SO 및 IPTV의 점유율 규제를 없애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현재 청와대 등 정부의 기조는 규제 완화다. 따라서 SO 및 IPTV의 점유율 규제를 푼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정부의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 폐지, 즉 방송법 · IPTV법 개정은 현실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낮다. 법개정은 국회의 몫이기 때문이다. 대다수의 과방위 의원들이 합산규제 연장 및 재도입에 찬성하는 분위기에서 정부의 안이 통과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이에 따라 정부가 합산규제 연장을 막기 위해 더 센 카드를 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마치 포커에서의 블러핑 같다는 해석도 일각에서 나오기도 한다.

안정상 더불어민주당 수석전문위원은 “유료방송 플랫폼에 대한 합산규제가 존재하지 않아 특정 사업자(KT)의 독점화로 인해 방송의 다양성과 방송시장의 공정경쟁을 저해해 결국 시청자인 국민의 피해가 야기될 우려가 있다”며 “방송사업에 있어 특정사업자의 독과점적 지배를 제한하고, 이를 통해 매체 간 균형발전이 가능한 시장환경 조성으로 콘텐츠의 다양성을 보장해 시청자의 권익 향상에 이바지할 수 있는 유료방송 합산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경근 KT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최근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미디어 사업은 IPTV, 모바일IPTV, 위성방송 그룹 플랫폼 강화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합산규제는 현재 미디어 시장 흐름과 맞지 않고 공정경쟁을 저하하는만큼 합리적 결정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는 위성방송의 공적 책무 강화 방안 제목의 보고서에서 시장 점유율 규제 제도 완전 폐지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위성방송의 공적 책무 강화 방안 제목의 보고서에서 시장 점유율 규제 제도 완전 폐지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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